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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 '별마당도서관'..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서점

사람들이 찾아가고 싶은 장소로 만드는 게 우선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별마당도서관./송은석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별마당도서관’을 검색하면 별마당도서관을 배경으로 찍은 인물 사진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올라온다. 별마당도서관이 인스타그램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은 다른 공간에서는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별마당도서관은 신세계프라퍼티가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5월31일 선보인 공간이다. 문을 열 당시부터 파격적인 시도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강남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한복판 대형공간(2,800㎡)을 수익이 나지 않는 별마당도서관을 위해 내놓았기 때문이다. 100일 가까이 지난 지금 이 실험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별마당도서관 때문에 코엑스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별마당도서관이 코엑스몰이라는 공간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사람 끌어모으고 오래 머물러”

주변 점포 매출 덩달아 늘어

디벨로퍼·투자자들도 주목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말 인터넷 서점 등장 이후 수익성 악화로 부동산시장에서 외면받고 하나둘씩 자취를 감쳤던 대형서점이나 북카페 등 책이 있는 공간이 다시 부동산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상업시설 개발 및 운영에 강점을 갖고 있는 디벨로퍼 ‘네오밸류’는 지난해 선보인 주상복합아파트 위례아이파크2차의 상업시설 전체 면적 중 10분의1에 달하는 1,253㎡를 북카페 ‘니어마이비(Near My B)’를 위해 할애했다. 네오밸류는 앞으로 개발할 광교 사업지를 포함해 다른 곳에서도 니어마이비를 선보일 계획이다. 엠디엠플러스도 이르면 이달 말 대형 상업시설 위례중앙타워에 영풍문고를 입점시킨다. 엠디엠은 이에 앞서 2015년에 준공한 주상복합아파트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 내 상업시설에 교보문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최근 상업시설에 북카페나 대형서점을 유치하는 것은 위례나 광교와 같이 새롭게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신도시에서 서점만큼 사람을 끌어들이기 좋은 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는 “서점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집객 효과가 있고 또 오래 머물도록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며 “광교의 경우 교보문고가 들어오면서 주변 점포의 매출액이 늘어나고 새로 입점하는 점포가 늘었다”고 말했다. 비슷비슷한 상업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신도시에서 차별화된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는 “아직 커뮤니티가 형성되지 않은 신도시에서 니어마이비가 일종의 커뮤니티와 같은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며 “다른 상업시설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 사람들이 찾기 원하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도 많은 부동산 디벨로퍼나 투자자들이 서점의 가치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생명으로부터 종로타워를 인수한 싱가포르계 투자가 알파인베스트먼트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자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02년 월드컵의 열기 속에 조용히 사라진 추억 속 ‘종로서적’을 부활시켰다. 비록 사업자는 달라졌지만 새 사업자가 옛 종로서적을 복원한다는 취지로 되살려 종로서적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리조트 시설에 대형서점을 집어넣는 색다른 시도도 있다. 리조트 개발 업체 에머슨퍼시픽이 올 7월에 문을 연 복합리조트 부산아난티코브에는 면적 이 1,652㎡에 달하는 대형서점 ‘이터널저니(Eternal Journey)’가 있다. 여행·철학·인문·예술에 관한 책 2만여권을 구비한 이터널저니는 투숙객은 물론 부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서점과 이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에 주목한 사례들이 있다. 일본의 ‘쓰타야서점’과 대만의 ‘청핀서점(The Eslite Bookstore)’이 대표적이다. 최근 한국에서 서점이 판매시설을 넘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데는 한국보다 먼저 등장한 이들 해외 사례의 영향도 크다.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별마당도서관./송은석기자


그렇다면 앞으로도 서점이나 북카페가 부동산시장의 귀인으로 계속 남을 수 있을까. 일단 당분간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지혜 STS개발 개발사업본부 이사는 최근 상업시설 개발에 있어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두 가지로 ‘물건이 아닌 순간을 모으는 것(Collect Moments, NOT Things)’과 ‘임대가 아닌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공간(From Leasable Area to Instagrammable Place)’을 꼽았다. 상업시설 활성화를 위해서는 물건을 파는 것보다 우선 사람들이 오고 싶은 매력적인 장소로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상업시설 전문 부동산자산운용사인 GRE파트너스자산운용의 강정구 대표도 “상업시설에서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서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다만 과거와 같은 나 홀로 서점으로는 한계가 있고 일본의 쓰타야서점과 같이 서점과 어울리는 다양한 아이템들이 결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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