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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행주, 충동적으로 시작한 ‘쇼미6’ 우승자가 되다

Ment ‘쇼미더머니’ 역사상, 아니 조금의 과장은 더 보태 우리나라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역사상 래퍼 행주만큼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써내려간 주인공은 또 없을 것이다.

시즌6의 우승자가 되면서 래퍼 인생의 2막을 연 행주는 사실 ‘쇼미더머니6’ 지원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것이 ‘예상 밖’에 있었던 인물이었다.

사진=아메바컬쳐




“만약 먼저 ‘쇼미더머니6’에 지원을 했던 지구인이 탈락을 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제가 지우인의 응원을 가지 않았다면 저는 ‘쇼미더머니6’에 지원할 생각조차 못했을 거예요. 모든 타이밍과 상황, 조건들이 완벽하게 맞물렸었고 덕분에 본능에 충실할 수 있었죠.”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행주의 ‘쇼미더머니6’ 지원은 ‘계획된’이 아닌 충동적이었다. 애초부터 그는 ‘쇼미더머니6’에 출연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같은 그룹 리듬파워의 멤버 지구인과 함께 ‘쇼미더머니4’에 참가했던 행주였지만 독특한 플로우로 합격한 지구인과 달리 1차 예선에서부터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던 것이다. 당시 탈락의 충격이 적지 않았던 행주는 그로부터 2년 후인 2017년 리듬파워의 지구인과 보이비가 ‘쇼미더머니6’에 지원을 했을 때까지만 해도 절대 출연할 의사가 없었다.

‘쇼미더머니6’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했던 행주지만, 그의 생각은 인천에서 진행됐던 1차 예선의 풍경을 보면서였다. 지구인과 보이비가 1차를 가뿐하게 넘을 것이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계속된 가사 실수로 인해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이다. 때마침 일정이 없어 멤버들을 응원하기 위해 예선 장소를 찾은 행주는 충격의 현장을 보게 됐고, 다음 날 현장지원을 통해 ‘쇼미더머니6’ 서바이벌의 문을 열었다.

“사실 홧김에 ‘쇼미더머니6’ 현장지원을 한 것도 있지만, 더 정확하게는 즉흥적으로 했다고 하는 것이 99% 정확해요. 예상치 못하게 시작을 했어요. ‘쇼미더머니’에 안 나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보이비와 지구인이 참여를 하게 되면서 갑자기 응원을 가게 됐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합격할 줄 알고 ‘축하해 줘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웬걸요. 제 눈앞에서 탈락했고, 그 순간 2년 전 탈락하는 제 모습이 겹쳐 보였어요.”

“경기장 안에 들어가니 2년 전 받았던 그때의 긴장감과 기운이 느껴지면서 저도 모르게 몰입이 되더라”고 행주는 말했다. 보이비와 지구인의 탈락은 행주의 마음에 불을 지폈고, 현장에서의 뜨거운 열기와 몰입도는 그 불씨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 그는 수 없이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참가를 하지 않겠다’고 내린 결론을 하루 만에 뒤엎은 이유에 대해 “화가 났다고 하기 보다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사실 그 전까지 ‘현장지원이 있으니 해보라’는 주위 사람들의 추천이 있던 것도 있었고, 지구인의 탈락을 본 날 잠이 안 오더라고요. 하룻밤 사이 고민을 하다가 ‘해야하는 것이구나’라는 결심을 했고, 이후 주저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처음 ‘쇼미더머니6’ 참가를 포기했던 이유가 ‘내 판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정말 많이 생각을 했고, 고민 끝에 안 나가는 것이 맞다고 결정을 내렸는데, 생각지도 못한 ‘현장감’이 제 플랜을 뒤바꿔놓고 말았어요.”

사진=‘쇼미더머니6’ 캡처


선택의 과정이 너무나 충동적이었던 만큼 후회했던 순간은 없었냐는 질문에 “제가 생각을 많이 한 다음에 결정을 내리면, 그것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는 성격이다”고 전했다.

“오래 생각을 한 결과를 뒤바꿔놨으니, 이후 ‘쇼미더머니6’ 출연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헤쳐 나가는 것이 더 중요했죠. 아무리 열심히 고민했다고 하더라도, 선택을 바꾼 제 촉을 믿고,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죠.”

‘쇼미더머니6’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처음 그의 참가를 방해(?) 한 시즌4 탈락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주는 “누군가에게 별거 아닌 탈락일 수 있지만, 저는 정말 탈락할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합격자보다 탈락자가 훨씬 많은 것이 1차 예선인데, 그만큼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라운드인 것 같아요. 저 그때 정말 열심히 준비를 했어요. 1차 예선 뿐 아니라, 3차까지 준비를 해 갔어요. 근데 그때 아시다시피 프로듀서였던 타블로에게 ‘한 번 더 할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죠. 그때 준비했던 것들을 선보이면 되는데, 그건 2, 3차 때 해야 하는 거라며 안 한 거죠. 다음이 없을 수도 있는데도 말이죠. 탈락하고 나서야 ‘나 뭐한 거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미리 예상을 했어?’ 싶더라고요. 후회를 남겼다는 것이 절 너무 힘들게 했고, 무엇보다 래퍼로서 자존심도 상했어요. 탈락 래퍼로 알려지면서 조명을 받은 것도 제가 거의 처음이었거든요.”

시즌4에서는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지만 이후 ‘쇼미더머니6’에서는 그때의 굴욕을 갚고 역전의 드라마를 우승으로 장식하게 된다. 우승 이후 혹시 시즌4에서 떨어뜨렸던 타블로에게 연락이 왔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따로 연락한 건 없다”며 웃었다.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냥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냥 저는 타블로의 취향에 맞지 않았고, 지코&딘의 취향에 맞았던 래퍼인 걸로요.(웃음) 사실 시즌4에서 탈락한 이후 만났던 적이 있어요. 솔로 앨범을 냈을 때였는데, 타블로 형이 정말 좋은 앨범을 만드는 프로듀서잖아요. 그런 형이 제 솔로앨범에 대해 ‘너 좋은 앨범을 만들었더라’며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데 마냥 감사했죠. 하하”



모든 서바이벌을 마친 지금이야 우승자이고 우원재와 더불어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행주지만, 이를 헤쳐나가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실력과 관계없이 다른 참가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으며, 그렇기에 그는 강력한 우승후보에서는 한 발짝 떨어져 있었다.

“저 혼자 치열했어요. 저 혼자 심하게 몰입을 할 수밖에 없었고, 준비가 안 돼 있었고 더 해야만 했었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전 자신이 있었어요. ‘나는 우승후보인데 너네만 모르는 거야’라며 속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상황들에 임했죠. 그런데 사실 저는 랩을 선보일 때마다 좋은 반응은 왔지만, 주인공은 아니었어요.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난 우승후보야’라고 믿고 나갔던 그 자신감이었던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것은 행주가 속한 소속사 아메바컬쳐의 수장으로 있는 다이나믹듀오(이하 다듀)와 ‘쇼미더머니6’를 통해 프로듀서와 래퍼로서 랩배틀을 펼쳤다는 것이다. 행주는 다듀듀오가 아닌 지코와 딘을 선택했고,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넉살은 다듀를 선택했다. 공교롭게도 행주와 넉살은 결승 무대를 치렀고, 결국 우승은 행주에게 돌아갔다. 어떻게 보면 다듀와도 함께 대결을 한 셈인데, 이에 따른 부담은 없었을까.

사진=‘쇼미더머니6’ 캡처


“다듀 팀을 선택하면 뒤에 따라오는 것들이 너무나 예상이 가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아도 ‘형들이 이끌어줬기 때문에’라는 말이 분명히 나올 것이고, 괜히 그런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동안 같이 작업도 많이 해 왔고, 또 앞으로도 해나갈 텐데 굳이 같이 할 필요는 없잖아요. 다듀는 저에게는 사장님이지만 항상 넘어야 할 산이었어요. 그리고 넉살이라는 ‘쇼미더머니6’의 상징적인 인물도 있고, 이것보다 몰입할 수 있는 포인트가 없는 거죠. 그래서 다른 프로듀서를 선택하고자 했는데, 누가 골라야 할지 정말 모르겠는 거예요. 고민이 컸고, 또 다시 저에 대한 촉을 믿어야 하는 순간이었어요. 시간을 끌어야 하니 장난치느라 형들과 악수를 했지만, 사실 머릿속이 복잡했죠. 그러던 순간 지코&딘에 끌렸어요.”

행주의 선택은 당시 많은 이들로부터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전까지 보여주었던 작업스타일적으로 상반된 부분이 많았던 것이다. 행주가 지코&딘을 선택한 직후부터 프로듀서들과 다른 출연자로부터 안 어울린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참가자들끼리 친해지다 보니 사전에 다들 ‘어디가고 싶어?’라고 많이들 말을 했어요. 그리고 많은 이들이 저의 랩과 실력을 인정을 하면서도 지코&딘 팀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더라고요. 심지어 지코와 딘도 자신의 팀으로 올 것 같다고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더라고요. 승부욕이 생겼죠. 좋은 결과를 뻔하게 내면 재미없잖아요. 모두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이를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잘 내면 좋은 스토리가 탄생할 것 같다는 끌림도 있었어요.”

행주가 지코&딘 팀을 선택한 이후 팀원들 사이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FANXY와 함께 떠나는 도심 속 힐링캠프’라는 주제로 펼쳐진 친목도모 현장에서 색깔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행주를 미묘하게 견제하는 모습이 그려졌던 것이다. 다른 팀원과 멤버 체인지를 한다면 누구를 꼽겠느냐는 이미지 게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주를 지목했으며, 심지어 유력한 탈락후보 1위 또한 행주로 꼽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행주는 이를 ‘전투력 상승’으로 승화, 녹음이 한 번에 통과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며 무난히 합격을 이뤄냈다.

“그때 지코와 딘이 저를 태워주기 위해 차를 가지고 왔잖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싸이퍼 1등에게 주는 우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고요. 아무래도 제작진이 저를 탈락후보라는 것을 미리 아시고 저를 위로해주는 그림을 그렸던 것 같아요. 그때(차에 탔을 때)까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예상 탈락후보 1위로 꼽혔잖아요. 예상을 했기에 큰 타격은 없었지만 화가 나기는 했죠. 그리고 ‘오케이, 보여줄게 좀만 기다려라’했죠. 야성을 끄집어 내 준 거예요. 오히려 그래서 고마웠어요. 저 굉장히 솔직하게 방송에 임했어요. 웃었을 때는 진짜 웃었던 거였고, 웃지 않을 때는 진짜 웃을 수 없었던 거였죠. 저 그때 웃지 않았어요. 이제부터 시작이다 싶었어요.”

사진=‘쇼미더머니6’ 캡처


“위기가 아니었던 적은 없었다”고 말한 행주는 “그렇지만 당황했던 순간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랬던 행주의 표정이 카메라에 포착된 적이 있었다. 2차 예선 당시 Heesun Lee(이희선)과의 대결에서였다. 의외에 실력이어서 놀란 것 같다고 했더니, 행주는 도리어 “아니다. 제가 당황한 것은 실력자여서가 아니라 누나가 실수를 해서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저는 이미 누나가 잘 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누나를 선택 한 거였고, 실제 연습 때도 정말 잘 했거든요. 저로서도 누나가 멋있게 해 주셔서 이기는 것이 더 멋지고 그리고 미국에서 왔는데 정말 잘 하기를 원했거든요. 그런데 실수를 하셨잖아요. 편집을 내가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방송만 보면 제가 먼저 한 것으로 나오는데 사실은 누나가 먼저 하고 난 뒤에 제가 했어요. 화면 속 당황한 표정은 누나가 실수를 한 것을 보고 당황했던 거였어요.”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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