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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농사짓는 스마트팜 시대

안병익의 ‘스마트 라이프’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스마트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는 신 산업이다. 종사인원 부족, 수익률 감소 등으로 힘겨워하는 농축수산업 종사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블루오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팜 산업에 대해 알아보자.









새 삶을 꿈꾸는 5,258명의 동면상태 승객을 태우고 개척 행성으로 120년 동안 여행을 하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론 호.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90년이나 일찍 동면 상태에서 깨어난다. 영화 ‘패신저스’에서 배경이 되는 ‘아발론 호’는 5,258명의 승객들이 4개월 간 호화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완벽한 공간과 스마트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여행 내내 신선한 음식을 제공해준다.

이런 스마트팜 시스템은 더 이상 영화 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다. 최근 농축수산물 생산에 드론,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기술 등을 접목한 스마트팜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IT와 농축수산업이 결합된 스마트팜은 새로운 농축수산물 생산 시스템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ICT 전문 미디어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에는 수 백 개의 스마트팜 관련 스타트업들이 존재한다. 생산시스템, 농장 관리, 로봇, 드론, 센서, 데이터 분석, 유전자 농업, 정밀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런 스타트업들이 포진해있다.

스마트팜은 전통적인 식품 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푸드테크 산업의 일종이다. 음식과 ICT 기술이 융합된 푸드테크는 식품 관련 산업에 첨단 ICT를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푸드테크는 그동안 오프라인에 머물러 있던 전통 식품산업이 ICT 기술을 통해 식품 생산부터 가공, 유통, 서비스까지 전 영역에 걸쳐 획기적으로 진화하는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ICT 신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산업시대를 의미한다. 푸드테크는 전통산업 영역에 ICT 결합시켜 신종 서비스를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공급과 수요를 창출한다. 전통적인 식품 생산 산업의 오프라인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푸드테크는 가장 주목해야 할 4차 산업혁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푸드테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뜨리며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스마트팜의 가장 큰 장점은 생산 환경을 손쉽게 제어해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최대 생산량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팜 기술은 기존 농법의 총 생산량을 약 27.9%가 증대시켰고, 1인당 생산량도 40.4%를 늘려놓았다. 고용 노동비(15.9% )와 병해충(53.7%) 등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이 23.8%밖에 안 되는 전형적인 식량 부족국가다. 또한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농업에 종사하는 농가 인구가 전체의 5%에 불과하고 전체 농업인의 4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일 정도로 취약한 산업으로 전락해 있다. 기존 농업 생산방식으론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처럼 낙후된 산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첨단 기술들을 도입해 스마트팜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도 최근 들어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복합한 스마트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수산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수산업 종사자는 약 104만 명, 기업 수는 약 12만 5,000여 개, 매출액은 약 66조 원이다. 전체 근로자 수의 약 5%와 전체 GDP 기여율의 약 6.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산업 종사자의 고용형태는 타 산업보다 매우 낙후되어 있다. 전체 종사자 중 임시직이 46.2%이고, 영세 자영업자도 14%를 차지하고 있다. 연령분포도 50대 34.2%, 60세 이상 28.3%, 40대 22.0% 로 고연령대의 종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해양 국가다. 그동안 전통산업에 머물러 있었던 수산 분야에 첨단 스마트팜을 통한 수산 푸드테크를 융합·발전시킨다면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할 것이다. 농축수산 분야에 적극적으로 스마트팜을 도입하면, 국민들에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업계도 생산물 증대와 생산환경 개선을 획기적으로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농축수산업 종사자의 삶의 질도 크게 오를 수 있다.



스마트팜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에선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 센서 등을 기반으로 식물의 생장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각종 변화 상황에 대응하는 ‘처방 농업’(Precision Agriculture)이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농장 전체에 위치 추적 및 정보 취합이 가능한 센서와 비콘 등을 설치해 토질과 작물에 관한 데이터를 획득하고 체계화해 제공해준다. 데이터 기반의 처방 농업은 예측 기능 외에도 초보 농부들에게는 교육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오랫동안 정부 주도로 스마트팜 정책을 추진해왔다. 일본 농림성은 2014년부터 네덜란드의 첨단농업 모델을 벤치마킹해 작물 재배 등을 위한 스마트팜 지원 정책을 펼쳐왔다. 중국도 스마트팜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대 드론 회사인 DJI는 운반 기능이 강화된 드론을 스마트팜에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알래스카 라이프는 도심에서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식물공장’ 시스템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최근 들어 농업과 ICT를 융·복합한 스마트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스마트 온실은 60㏊에서 1,143㏊로, 스마트 축사는 30개에서 234개로 크게 늘어났다.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형 스마트팜 운용 기술기반과 인프라 구축, 표준모델 개발과 수출 산업화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팜을 통한 농축수산물 생산 혁명은 낙후된 우리 농축수산업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경쟁력 향상과 식량 자급률을 높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도 ‘만나씨이에이’(카이스트 출신 두 명의 젊은이 창업한 스마트팜 회사)같은 성공적인 스마트팜 스타트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팜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더 많은 관련 스타트업들이 생겨나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농업과 첨단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이 육성돼야 한다. 스마트팜 ICT 기술의 표준화 작업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농업과 첨단 ICT의 만남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우리나라 농업이 스마트팜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원해본다.






안병익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현 식신 주식회사)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_안병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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