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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 "절대수익 위해 ARS 등 끝없는 도전..내년 공모펀드 운용사로 전환"

■ CEO&STORY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권욱기자




헤지펀드·대체투자로 발빠른 대응

새상품 선봬며 수탁액 업계 11위에

“한발 앞서 시장 트렌드를 파악한다면 ‘절대수익’이라는 목표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원종준(사진) 라임자산운용 대표에게 지난 2014년은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한 시기다. 롱쇼트 투자 상품인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의 빅히트로 한창 인기를 끌던 그는 이후 수익률이 급감하며 시장에서 잊혀지는 상황까지 갔다. 2011년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며 주가가 오르면 팔고, 내리면 사들이는 기계적인 롱쇼트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장은 변덕스러웠다. 금리가 떨어지고 롱쇼트도 통하지 않았다.

국내 주식시장은 롱쇼트 전략에 적합하지는 않다. 공매도(쇼트)를 하려면 쉽게 주식을 빌릴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물량이 많은 대형주를 공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15년부터 중소형주가 몰락한 대신 대형주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공매도는 자문사·운용사들에 손실만 안겨줬다.

ARS의 성공으로 수탁액이 단숨에 7,000억원대로 늘어난 라임도 2014년 말에는 수익률 급락으로 휘청였다. “좋은 수익률을 보고 자금이 빠르게 들어오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가 모자랐던 것도 맞다”는 것이 원 대표의 이야기다. 혼자 운용과 마케팅·경영 전반을 도맡던 때였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성격이지만 밤중에 혼자 소주잔을 기울일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어차피 ARS는 대부분 2년 만기인 상품이라 이대로 무너지지 않으려면 빨리 움직여야 했다. 헤지펀드 운용사로의 전환을 예정보다 앞당겨 2015년 라임자산운용으로 변경을 마쳤다. 다행히 ‘가이아’ ‘모히토’ ‘마티니’ 등 헤지펀드답지 않게 신선한 이름을 붙인 헤지펀드들이 잇따라 좋은 수익률을 올리며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듬해부터는 대체투자 인력을 영입하며 대체투자 상품도 출시했다. 미국 리츠, 무역금융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이 대표적이다.

스타트업·사회적 기업에도 애정

상장 앞둔 장애인기업에 이미 투자

운용사 장점 활용해 기부 판 키워



지나치게 시장에 영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들려온다. 이에 대해 원 대표는 “2007년 중국펀드, 2010년의 자문형랩과 이후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열풍, 2015년 중소형주 붐까지 한국은 잘 된다 싶으면 모두가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참가자가 늘면 수익률도 하락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애초에 목표가 절대수익 창출이기 때문”이라며 “주식이든 채권이든 절대수익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대표는 “(인터뷰 기사에서) 라임운용을 미화하지 말아달라”고도 말했다. 결국 최종 성과로 평가해달라는 의미다.

현재(8월29일 기준) 투자일임 상품, 자문형 랩, 헤지펀드 등을 모두 합친 라임자산운용의 수탁액은 약 9,160억원.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에 따르면 헤지펀드 설정액은 2,516억원으로 국내 전체 운용사 중 11위다. 백가쟁명식으로 100여개까지 급증한 헤지펀드 운용사 중 신생 운용사로서 이만한 도약을 이룬 곳은 라임자산운용 외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안다자산운용·피데스자산운용·유경자산운용 등 총 5곳 정도에 불과하다.

원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시그모이드 곡선을 계속 연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그모이드 곡선은 기업의 성장, 생물의 생장처럼 초기에는 느리게 움직이다 어느 시점부터는 급격히 변화하는 S자 곡선을 뜻한다. 유행이 처음에는 특정 지역, 특정 그룹 사이에서 생겨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여러 지역으로 급속히 퍼지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좋은 기업은 시그모이드 곡선의 한 사이클이 끝나기 전 새로운 사이클의 곡선을 만들어 계속 연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우선 내년께 공모펀드 운용사로의 전환을 추진, 라임표 공모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모펀드 운용사의 장점도 있지만 49인 규제나 퇴직연금펀드 시장에 참여할 수 없는 등의 한계도 있다”는 설명이다.



사모투자펀드(PEF), 벤처캐피털(VC)로의 활약도 염두에 두고 있다. 원 대표는 “무한책임사원(GP) 요건 등을 갖추면 PEF도 할 수 있다”며 “운용사로서의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로서의 활동은 이미 시작됐다. 원 대표가 무엇보다 애정을 가진 분야가 사회적 기업 투자다. 현재 투자가 진행된 스타트업으로는 ‘토도웍스’ ‘제너럴바이오’ 등이 있다. 토도웍스는 일반 휠체어에 장착만 하면 전동 휠체어로 만들어주는 전동 키트 ‘토도드라이브’를 생산한다. 비싼 전동 휠체어를 사기 어려운 장애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퍼졌다. 제너럴바이오는 전체 직원 중 3분의2가 장애인으로 오는 11월께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익 절반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기부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마리몬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원 대표는 “단순히 좋은 곳에 기부하고 마는 방법도 있지만 운용사로서의 장점을 활용해 판을 키우고 싶다”며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까지 가능한 좋은 기업에 투자해 사회적 기업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을 키워주면 더 좋은 사회적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라임자산운용은 임팩트투자(사회적 기업 등 좋은 기업에 대한 투자) 경험이 많은 벤처투자기업과 손잡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원 대표는 “경영참여형이 될 수도 있고 재무·전략 분야의 경험이 적은 사회적 기업들에 컨설팅을 제공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들에 제안하고 싶은 아이디어도 있다. 그는 “대기업들이 연 수백억원씩 일회성의 사회적책임(CSR) 투자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일부만이라도 사회적 기업 투자펀드에 출자하고 라임운용이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추가로 자금을 모아서 굴리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사회적 기업 투자를 꺼리는 개인 투자자들도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펀드 수익의 대부분을 개인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원 대표는 “300억원짜리 펀드만 돼도 훨씬 파급효과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금융 쏠림 현상 심해

정유화학·철강주는 눈여겨볼만



사회적 기업이나 이들에 대한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고는 있지만 원 대표가 회사를 만들고 경영하는 목적은 애초에 이윤 추구만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라임자산운용 창립 5주년 행사에서도 이같이 밝혔다. “어떤 이는 사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이 피를 만드는 데만 있지 않듯, 사업의 목적이 돈을 버는 데만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이 그랬듯 우리도 창의성을 발휘해 세상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한편 원 대표는 ‘쏠림 현상’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최근 금융투자 업계는 부동산 금융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부동산 펀드 등이 대체투자 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지난해에 과도하게 쏠렸다”고 말했다. 반면 주식으로의 쏠림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원 대표는 “올해 코스피가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중국·차화정·헬스케어 붐이 일었을 때처럼 자금이 엄청나게 쏠리는 등의 현상이 없다”며 “앞으로도 개선될 기업 실적이 여전히 개별 주가에 미처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신 올 상반기 정보기술(IT), 금융주의 독주가 하반기에는 정유화학·소재·철강주 또는 실적 좋은 중소형주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He is △1979년 경남 △2005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2005년 우리은행 증권운용부 △2008년 트러스톤자산운용 AI본부 △2009년 브레인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2012년 라임투자자문(현 라임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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