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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의 디지털 딜레마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온라인과 휴대폰을 이용한 주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침체된 시장에 한줄기 빛이 들고 있다. 그러나 업계가 급부상하고 있는 이 트렌드를 수용하는 건 까다로우면서도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다.









지난해 요식업계는 디지털 이정표를 넘어섰다: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앱을 이용한 주문(6.6%)이 유선전화를 통한 주문(5%)을 앞지른 것이었다. 실제로 식당을 직접 방문해 식사를 하는 고객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 시기 전자 주문은 커다란 기회로 떠오르며 지난 5년간 규모가 3배나 증가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은 현재 많은 난관-대다수는 당연히 디지털 외의 문제다-에 직면해 있다. 그 어려움은 식당과 주방의 설계를 다시 구상하는 것부터 용기를 만드는 것까지 다양하다(더 많은 종류의 음식이 배달되는 동안 바삭함과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용기를 설계해야 한다). 앱을 통해 주문을 받으면 집이나 사무실로 배달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광범위하게 보면, 미국 레스토랑에서의 음식 소비는 세 가지 모델로 나눌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때까지 업계를 완전히 장악했던 전통적인 방식은 다이닝 룸 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후 이동하면서 식사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 기업들도 생겨났다. 주방과 고객 공간, 주차장 등을 재설계해 고객들이 식탁이 아닌 차에서 음식을 받을 수 있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 주문 시대가 열렸다. 대량 포장 주문이나 배달을 고려하지 않았던 식당들도 이제는 식당 구조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어떻게 직원들을 배치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예컨대 디지털 주문이 많은 식당이라면, 테이블이나 의자 수를 줄이고 음식을 픽업해 갈 수 있는 공간을 늘려야 한다. 속도는 스마트폰 환경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빠르게 음식을 가져갈 수 있는 공간에 주차장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식당 내부의 분리된 픽업 공간도 마찬가지다. 주방도 리모델링이 필요할 수 있다. 일례로 치폴레 멕시칸 그릴 Chipotle Mexican Grill 은 두 개의 줄을 따로 마련했다. 한 줄은 식당을 방문해 주문하는 고객들을 위한 줄이고, 다른 줄은 디지털로 주문을 한 고객들을 위한 줄이다.

그 밖에도 결정을 해야 할 다른 사항들이 있다. 가령 수 십 년 역사를 자랑하는 체인이 휴대폰 앱을 개발하거나 웹 주문만 받는다면? 혹은 자회사가 보유한 배달원을 고용 하거나, 심리스 Seamless 와 우버 이츠 Uber Eats 같은 신생 기업에 의존한다면? 이런 방식은 상대적으로 새로울 뿐만 아니라 대규모로는 시도해 본적 없는 것 아닌가?

사실 그 동안은 식당업계에 온라인 주문 및 배달이 제대로 구축이 되어 있지 않았다. L.E.K. 컨설팅 L.E.K. Consulting 의 소매 및 고객 제품 전문가 마리아 스타인골츠 Maria Steingoltz 는 “‘옴니채널’ *역주: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채널.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모바일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게 하는 채널은 식당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많은 체인점들이 이 분야에 막 뛰어들기 시작했다. 맥도널드는 휴대폰 주문 및 배달을 시험하고 있다. 레드 로빈 구어메이 버거 Red Robin Gourmet Burgers 와 데니스 Denny‘s 는 올해 디지털 플랫폼을 새로 추가했다.



지금까지 배달은 유명 햄버거 매장보단 피자나 아시아 음식에 국한돼 있었다. 햄버거 빵이 뭉개지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면, 음식을 뜨겁고 신선하게 배달하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울 수 있다. BTIG의 레스토랑 애널리스트 피터 살레 Peter Saleh 는 이에 대해 “배달과 디지털 트렌드 활용 측면에서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곳은 피자업계다. 솔직히 치폴레가 장거리 배달을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포장이 투자 영역으로 부상했다. 데니스는 2년을 들여 포장 박스와 그릇을 개발했다. 달걀과 햄버거, 와플을 안전하게 배달하기 위해서다. 레드 로빈은 아직도 다양한 포장용기를 놓고 씨름을 하고 있다.

파네라 브레드 Panera Bread 는 올 연말까지 배달을 1만 건 늘릴 계획이다. 이 업체는 이를 통해 각 점포의 평균 매출이 약 10% 오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파네라는 샌드위치와 샐러드 메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블레인 허스트 Blaine Hurst 사장은 “차갑게 식은 축축한 감자튀김은 취급하지 않는다”며 4분의1이 디지털 거래라는 점을 강조했다. 파네라가 휴대폰 주문과 매장 내 터치 스크린 주문대를 통해 고객 응대 시간을 상당히 줄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한 도미노 직원이 주문 받은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들은 도미노의 피자 트래커 서비스를 매우 좋아한다.





트렌드를 앞서가는 두 체인점이 있다. 바로 도미노 피자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 앱의 인기 덕분에, 이 커피 대기업은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1,300만 명의 앱 사용자를 축적할 수 있었다. 가장 바쁜 매장에선 피크 타임 거래의 약 20%가 휴대폰 주문 및 결제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이 항상 순조롭게만 진행되는 건 아니다: 휴대폰 주문이 큰 인기를 얻자 피크타임에 고객이 한꺼번에 몰려 방문 주문 고객이 오히려 불편을 겪게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한편 도미노도 미국에서 24분기 연속 (스타벅스와) 필적할 만한 매출 증가를 기록해왔다. 회사는 디지털이 일등 공신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CEO 패트릭 도일 Patrick Doyle 은 올해 초 업계 회의에서 투자자들에게 “기술이 지난 5년간 커다란 성장동력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고객들은 이 회사 앱을 통해 모든 방법으로 주문을 할 수 있다. 문자, 트위터, 스마트 워치, 그리고 TV에 이르기까지 주문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고객들은 오븐에서 목적지까지 피자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피자 트래커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

물론 모든 고객들이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건 아니다. 치폴레는 여전히 식당 내에 팩스 머신을 두고 있다. 사무실 직원들 이 단체 주문을 할 때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텔렉스 주문을 받는지는 알 수 없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OHN K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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