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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가격 결정 요인으로 본 금의 미래

오승훈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 투자전략팀장





연이은 북한의 핵도발로 안전자산인 금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 초 온스당 1,200달러에 머물렀던 금 현물가는 두 달 동안 10% 이상 상승했다.

최근 금값 상승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달러 약세, 금리 하락 등 금값 결정 변수들이 모두 금값 상승을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지위, 달러와 금의 관계, 금리와 금의 관계 등 전통적인 금 가격 결정 요인을 통해 금값의 미래를 조망해보자. 먼저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추가적인 금 가격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값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지만 예측이 어렵고 지속성이 약하다는 점에서 장기 추세에 주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대부분의 자산군과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의 수요와 함께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금을 활용한 헤지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현재 금에 대한 헤지 수요를 보여주는 금에 대한 비상업 매수 포지션은 8월 이후 급증했다. 다만 금값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수준까지 포지션이 늘었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헤지 포지션은 상당 부분 구축이 완료됐다고 볼 수 있다.



달러의 향방도 금값의 미래에 중요하다. 달러와 금은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엇갈린 방향성을 보인다. 안전자산 내 대체성격을 띠는 경쟁자라 할 수 있다. 안전자산 내 달러의 위치가 확고해지면 금의 매력은 떨어진다. 2012년 이후 달러 강세, 금값의 추세적 하락이 대표적이다. 연초 이후 지속되고 있는 달러 약세는 금 투자에 분명 우호적이다. 그러나 현재 달러 약세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보다 미국 이외 지역의 경기 회복에 따른 변화라는 점이 과거 금값의 추세적 상승 시기와 다르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반 강세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금과 금리의 관계를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금값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올라갈 때 금값은 하락하게 된다. 실질금리 상승이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한 실질금리 상승이 경기호조를 상징하기 때문에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을 약화시킨다. 결국 금값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서는 실질금리가 하락하거나 낮은 환경이 지속돼야 한다. 7월 이후 나타난 금값 상승은 명목금리 하락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채 10년 명목금리는 한때 2.05%까지 하락해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 지연 및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가 바뀌었다고 보기 어렵다. 언론을 통해 연준 위원의 금리 인상 의지가 확인되고 있고 미국 이코노미스트의 67%는 여전히 12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기대가 완전히 꺾이지 않는 한 금값 상승의 되돌림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 과도한 달러약세 속도, 지속성이 약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금값이 2016년 고점인 1,370달러를 뚫고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현 시점에서의 금 투자 전략은 추가 매수보다 이익실현 전략이 유효하다. 연말께 미국의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의 장기전망을 확인한 후 재투자에 나서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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