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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먼 삭스는 여전히 월가 1등일까?

FORTUNE 500 : 미국 500대 기업 78위 골드먼 삭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금융업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압도적인 ‘이익 창출 머신’ 골드먼 삭스가 규제 강화 시대를 맞아 고전하고 있다. 현재 이 은행의 우월적 지위는 대형 금융 경쟁사들, 그리고 기민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Lloyd Blankfein CEO가 골드먼을 최고 자리로 되돌릴 방안을 제시한다.





2016년 회사 프로파일 : 골드먼 삭스
매출 377억 달러
이익 74억 달러
직원 3만 4,400명
연평균 주주 총수익률(2011~2016) 3.1%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항상 걱정이 많았다. 골드먼 삭스의 미래 CEO가 될 블랭크페인은 하버드 재학 때만 해도 뉴욕 시 변두리 출신의 왜소한 학생이었다. 그는 자신보다 ‘몇 광년’은 더 똑똑해 보이는 사립고등학교 출신 학생들과는 공부로 경쟁을 할 수 없을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과거 필자에게 “나는 브루클린 출신이지만 정말 시골뜨기였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의 걱정은 하버드 법대 시절을 넘어 세법 변호사로 근무했던 도노번 레저 Donovan Leisure 로펌 시절로까지 이어졌다. 1981년 골드먼 삭스가 인수한 상품 딜러사 J. 애런 앤드 컴퍼니 J. Aron & Company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금 트레이딩을 하기 위해 한 해 전 그 회사에 들어갔지만, 업무에 적합한 자격을 거의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다.

블랭크페인(62)은 지난 2006년 6월-행크 폴슨 Hank Paulson이 재무부 장관으로 임명돼 회사를 떠난 시점이다-부터 골드먼 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그는 여전히 걱정이 많다. 그는 세법과 규제 개혁이(워싱턴 정가의 큰 혼란 속에서도 이뤄질 수만 있다면) 월가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압도적인 이익 창 출 기업이라는 골드먼 삭스 본연의 지위를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느 때 와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실치 않아 걱정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부터 5년 전을 회상하며 ‘지난 10년이 황금기였지’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며 “그건 아주 비참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40일 간의 홍수를 경험한 사람들이 홍수 3일째 되던 날 ‘저런, 비가 엄청 내리는군. 하지만 곧 멈출 거야’라고 말 할 수도 있다. 그러니 누가 알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골드먼과 블랭크페인 자신 모두에게 지난 10년은 분명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2008년 금융 위기가 발생했고, 후속 조치로 규제의 심판이 가해졌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하는 도드 프랭크 Dodd-Frank 법안과 미국 은행의 위험자산투자를 제한하는 볼커 룰 Volcker Rule 이 대표적이었다. 그것들을 통해 골드먼이 그 어떤 금융기관보다 더 잘했던 것처럼 보였던 고수익성 자기자본거래(Proprietary Trading)가 크게 제한을 받았다. 미국 대중문화 잡지 롤링 스톤 Rolling Stone 이 이 투자 은행을 ‘인간의 탈을 쓴 거대한 흡혈 오징어’라고 조롱한 기사도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이었다. 블랭크페인 자신도 골드먼과 동종업계가 “신의 일(God‘s work)”을 한다 고 농담을 했다가 십자포화를 맞았다. 그는 최근 심각한 건강 공포에 직면했다: 그는 2015년 림프종 진단을 받은 후, 수 개월간 성공적인 치료를 받았다. 그의 주치의도 병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업무와 개인 건강에 닥친 위기들은 지나갈 수 있다. 하지만 블랭크페인은 지금 완전히 다른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포즈를 취한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먼 삭스 CEO. 림프종 치료를 받은 후라 건강해 보인다.





우선, 오랫동안 2인자 자리에 있던 게리 콘 Gary Cohn이 최근 회사를 떠나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경제보좌관으로 워싱턴에 입성했다. 그로 인해 골드먼은 지난 10년 이래 최대 규모의 경영진 재편이 필요하게 됐다. 게다가 제이피모건 체이스, BOA, 그리고 웰스 파고처럼 규모와 자본 측면에서 더 큰 경쟁사들이 역대 최고 혹은 최고치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반면, 골드먼 삭스 는 여전히 규제 환경 적응에 애를 쓰고 있다(회사는 위험자산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하지만 월가의 많은 관계자들은 콘과 또 한 명의 골드먼 출신 스티브 므누신 Steve Munchin 재무부 장관이 규제 완화 방안을 찾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한편에선 골드먼과 오랜 라이벌 관계인 모건 스탠리가 업계 애널리스트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그들은 모건 스탠리가 스미스 바니 Smith Barney 인수를 통해 수수료 기반의 안정적인 자산관리 사업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골드먼은 여전히 투자 금융과 트레이딩이 다시 한번 월가를 지배할 것이라고 확 신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수 십 년간 월가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가이 모츠코 스키 Guy Moszkowski 는 “골드먼의 전략은 ’기다리면 세상이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모건 스탠리의 전략은 ’황소 뿔을 쥐어 잡 듯 정면으로 도전하자‘는 것”이라고 비교했다. 그는 현재 오토노머스 리서치 Autonomous Research 의 대표를 맡고 있다.

두 번째는 소위 핀테크 산업의 위협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리콘 밸리 기반의 많은 금융 회사들이 인터넷을 활용해 수 세기 동안 월가의 독무대였던 사업들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은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하려는 사람들, 사업을 시작하거나 키우는데 돈이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연결해 주고 있다. 물론 현재까진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 스타트업들이 주로 신용카드와 학자금대출 시장에서 ’낮은 가지에 달린 과실을 따듯‘ 주로 손쉬운 사업을 하 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핀테크 회사들이 월가의 주요 수입원인 주식 및 채권 인수, 그리고 기업 대출에 참여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이런 우려들은 최근 악재들에 의해 지난 4월 크게 부각됐다. 당시 골드먼은 실망스러운 2017년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고 예상되던 채권 트레이딩 부문에서 어닝 쇼크에 버금가는 초라한 매출 성장률(1%)를 발 표했다. 주요 금융 경쟁사들이 두 자리 수 고속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그에 따라 월가의 걱정도 커졌다: 어떻게 터줏대감인 골드먼이 그렇게 형편없이 추락하게 됐을까?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의아해했다. 다른 모든 은행들이 장기간 지속된 트럼프 랠리 덕분에 이익을 쓸어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 3월 주당 253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골드먼 주가는 6월 초 212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렇다고 골드먼 삭스를 깎아 내리는 건 성급한 생각이다. 2016년 매출 377억 달러를 달성한 블랭크페인의 회사는 올해 포춘 500대 기업 순위에서 78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7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 골드먼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콘과 므누신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상당한 권력자 위치- 또 한 명의 골드먼 출신 디나 파월 Dina Powell 은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 부보좌관을 맡고 있다 - 에 있기 때문에, 많은 외부인들에겐 ’거버먼트 삭스 Government Sachs ‘가 지금도 세상을 효과적으로 지배할 것처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골드먼이 월가의 현 상황에서 잘 자리를 잡고 있는지는 분명 의심을 가질 만하다. 월가의 한쪽에는 전통적인 대형은행들이 있고, 다른 쪽에는 더욱 민첩한 스타트업들이 있다. 대형 사업 기회를 가장 먼저 포착하는 것으로 유명한 골드먼은 지금도 그런 능력을 갖고 있을까?


게리 콘(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경제 보좌관을 맡기 위해 골드먼의 2인자 자리를 떠났다. 그의 오른쪽은 또 다른 골드먼 출신 재무부 장관 스티브 므누신(안경 쓴 인물)이다.





25억 달러 상당의 골드먼 주식을 보유한 적어도 한 명의 현명한 투자자는 ’격랑 속 평정심‘을 외치고 있다. 바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Warren Buffett 버크셔 해서웨이 CEO다. 그는 메일을 통해 ’나는 예언에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거의 100% 확신하는 한 가지는 (어떤 변수들이 규제와 기술, 시장에 나타나도) 골드먼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적응할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수 십 년 동안 그런 모습을 지켜봐왔다‘고 밝혔다.

2015년 9월 한 가지 뉴스가 월가에 널리 퍼졌다. 당시 블랭크페인이 직접 “치료 가능성이 매우 높은 림프종”에 걸렸다고 발표하자, CEO 자신과 은행의 미래에 대한 ’합리적 우려‘가 제기됐다. 골드먼이 곧 새로운 경영자를 임명할까? 모든 사람이 추측하는 것처럼 콘이 그의 후임자가 될까? 또는 (폴슨 CEO 의 후계자로 지명될 것처럼 보였던 존 테인 John Thain 과 존 손턴 John Thornton 을 대신해 블랭크페인이 선택됐던 것처럼) 골드먼 이사회가 더 젊은 경영자를 찾으려고 할까? 2016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그런 질문들은 월가 호사가들이 가장 많이 떠들어대는 가십거리였다.

뉴욕항이 내려다보이는 41층 사무실에서 진행된 최근 인터뷰에서, 블랭크페인은 필자에게 “2015년 ’상당 기간 동안‘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되돌아 보면 모두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증상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할 수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그 증상을) 해명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일례로 그는 살이 빠지고 있었다. 그때 그는 “나는 늘 살을 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특별히 다이어트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새 다이어트 방법이 불현듯 떠오른 것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다이어트 방법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살 빼는 방법을 조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감기에 걸렸다. 그는 “그 때가 여름이었다. 나는 알레르기 증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뒤에 고통이 뒤따랐다. 블랭크페인은 “당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몸이 아프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 그것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걷다가 그들에게 속도를 줄이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했다. “그들이 ’안돼 로이드. 네가 늦게 걷고 있어. 오랫동안 그랬어‘라고 얘기했다. 말 그대로, 실제가 그랬다.” 그는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는 그에게 2주만 더 늦었다면, 더 이상 걷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발견된 75개 종양이 계속 커지고 있었다.

그는 2015년 9월 16일 조직검사를 받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그런 수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진행됐다. 그러나 블랭크페인은 이미 미드타운 맨해튼에 있는 피에르 호텔의 월스트리트 저널 행사에서 연설을 하기로 약속이 잡혀 있었다. 그날 편집장 제러드 베이커 Gerard Baker 와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 블랭크페인은 창백하고 약간 쇠약해 보이긴 했지만 그런 점을 제외하곤 대체로 밝아 보였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급상승하는 인기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다. 민주당원이자 힐러리 클린턴의 오래된 지지자였던 블랭크페인은 트럼프의 일부 주장들을 “터무니 없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핵무기 발사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 놓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미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랭크페인은 그 누구보다 앞서 트럼프와 앤드루 잭슨 Andrew Jackson *역주: 미국 제7대 대통령으로 노예제 유지와 원주민의 강제이주 등을 행했다 을 유사한 인물로 평가하기도 했다(최근 트럼프는 자신이 비교당한 잭슨의 초상화를 백악관 집무실에 걸었다).

담당 의사가 조직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 블랭크페인은 병원에 머물고 있었다. 주치의는 그에게 “바로 항암치료를 받자”고 말했다. 중심정맥관(PICC)이 삽입됐을 때, 그는 골드먼 이사회에 자신의 병을 알렸다. 그리고 경영진과의 통화가 이뤄졌다. 유선상으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의사들은 고통스러운 골수 조직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그럼에도 전화통화에 몰입해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골드먼은 블랭크페인의 병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수 개월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고 업무 일정도 줄여야 하지만, 여전히 회사를 이끌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항암 치료 동안, 그는 그렇게 큰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일주일 동안은 정말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감염을 더 걱정했다. 항암 치료 후, 그의 백혈구 세포 수가 거의 제로로 떨어졌다. 그는 사무실을 걸을 때에도 체온계를 휴대하고 다녔다. 체온을 반복적으로 재는 것이 감염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체온이 38도가 넘으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거의 대머리인 블랭크페인 은 눈썹도 잃었다. 그는 필자에게 “보여줄 사진이 있다”며 “내 모습이 이상하게 보인다. 마치 겨울 끝자락에 서 있는 (죽어가는) 렉스 루터 Lex Luthor *역주: 미드 ’ 스모빌‘에 등장하는 대머리 슈퍼악당 같았다”고 말했다. 블랭크페인이 림프종 진단을 받은 후, 사람들은 그가 이전에도 한동안 안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왜 진작 말해주지 않았어”라고 그들에게 되물었다고 한다.

항암치료는 효과가 있었다. 블랭크페인은 지금은 암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괜찮은 것 같다” 며 “문제는 내게 그런 확신이 들 때쯤이면 너무 늙은게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이란 점이다. 그래서 내겐 어떠한 평화도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의 눈썹은 다시 자라고 있다. 그리고 배도 약간씩 나오고 있다(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달콤한 스튜어트 Stewart 오렌지 음료수 한 병을 다 마셨다. 맨해튼에선 찾아보기 힘든 음료수다). 그의 유머 감각 은 예전처럼 쓴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톡 쏘는 날카로움이 있었다. 그의 병에 관한 이야기를 끝낸 후, 그는 필자에게 “정말로 나를 불쌍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블랭크페인이 회사를 곧 떠나지 않는다는 건 명확한 사실이다. 제이피모건 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 Jamie Dimon 도 2년 전 식도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경영에 더 전념했다. 사실 블랭크페 인은 현재 월가의 최장수 CEO다(골드먼의 화려한 역사 속에서 35년간 CEO 자리를 지킨 후, 1969년 사무 실에서 사망한 전설적인 인물 시드니 와인버그 Sydney Weinberg 다음으로 두 번째 긴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건강한 상태로 집중력을 회복한 블랭크페인은 골드먼이 금융 산업의 중요한 변곡점을 헤쳐나가겠다며 결연한 자세를 보였다. 현재 경제는 더욱 강력한 성장세에 접어들었고, 실업률과 금리도 낮은 상태다. 워싱턴 정가가 규제에서 한발 물러날 것이라 가정하면, 월가는 지금부터 호황을 준비해야 한다.

회사의 미래에 대한 블랭크페인의 비전이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그의 목표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금융사들이 골드먼을 질투하도록 만들었던 과거의 방식 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는 골드먼이 특히 문제가 복잡할 때 선택을 받는 금융 중개사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여전히 회사가 월가 최고의 투자은행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투자 어드바이저”라고 강조했다. “투자 상담이 결코 유행에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전략적 어드바이저다. 사모펀드와 자산운용 부문에서 고객들의 위험 자산을 관리한다. 그리고 우리는 금융업자다. 일반 적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는 금융업자다. 금융 상황이 더욱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그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요청을 더욱 많이 받을 것이다.”

그는 복잡한 금융 해법에 대한 미국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같은 신흥국에서도 골드먼 서비스를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 “항상 그런 국가들에서 입지를 잘 다져 놓았기 때문에 느낌이 좋다.”

투자자들이 수수료가 높은 액티브 Active 투자에서 수수료가 낮은 패시브 Passive 투자 *역주: 액티브 투자는 주로 개별 종목, 패시브 투자는 편입 종목을 지수에 따라 기계적으로 사고 판다 로 이동함에 따라, 수수료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블랭크페인은 골드먼 삭스 애셋 매니지먼트 Goldman Sachs Asset Management 의 성과에 만족하는 듯하다. 이 회사가 “관리감독(Supervision)”-골드먼은 에 셋매니지먼트를 그렇게 부른다-하는 자산 규모가 1년 전 1조 2,750억 달러에서 현재 1조 3,750억 달러로 증가했다.



블랭크페인에 따르면, 골드먼이 최근 몇 년간 직면해온 문제는 회사 사업이 “성장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가 저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월가도 “다소 혹독한” 방식으로 새롭게 도입된 규제들을 감내하고 있다.

블랭크페인은 “최근 몇 년간 저 위험 투자가 대폭 늘었다. 사람들이 돈을 잃는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들은 볼커 룰을 위반하거나, 불법적인 방식으로 자본을 이용했다는 비난을 걱정하고 있다. 그는 “누군가는 ’이 건 감수하지 말았어야 할 리스크였어‘’라고 말할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규제들이 사람들을 아주 조심스럽고, 끔찍이 리스크를 혐오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의 과제는 ‘잘하는 방식대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분야가 성장할까? 또, 더 높은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현재 골드먼을 위한 한 가지 해답은 일반 소비자와 중소 기업에 대한 대출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1860년대로 회귀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당시 공동창업주 마커스 골드먼 Marcus Goldman 은 월가 벤더들로부터 할인된 가격에 외상채권을 매입한 바 있다. 골드먼 측도 지난 2월 월스트리트 저널에 “우리는 은행이다. 그래서 은행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48년간 대중을 피해왔던 골드먼이 이젠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출 사업을 펼치려 하고 있다. 골드먼 측은“우리에겐 고마진 대출 사업을 구축할 기회 가 있다. 일반 고객들이 이미 2조 달러 규모의 대출을 받고 있는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시장에서 아주 잘해 점차 1,000억 달러까지 대출규모를 늘린다면, 현재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 어느 누구도 그것이 우리의 핵심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민 운동가들이 지난 2월 뉴욕에 위치한 골드먼 본사 밖에서 월가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골드만은 어느 정도 핀테크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새로운 온라인 소매 금융 서비스 제공의 일환으로 마커스 Marcus를 설립했다. 이 서비스 는 3만 달러까지 대출 수수료를 부가하지 않는다. 고비용 신용카드채무를 골드먼의 소액 및 저비용 대출로 갈아타려는 개인들이 타깃이다. (회사 창업자의 이름을 딴) 마커스는 지금까지 첫 6개월 영업 기간 동안, 총 10억 달러 정도의 대출을 실행했다. 블랭크페인은 “골드먼에겐 오래된 B2C사업이나 은행 지점이 없다. 그래서 회사의 기술적 전문성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금융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출을 증권화해 투자자들에게 매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 맞춤형에 가까운 대출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것은 대출자가 대출 조건, 월 납입금 그리고 대출 상환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게다가 솔트레이크 시티에 위치한 소규모 상업은 행 골드먼 삭스 뱅크 USA는 최근 갑자기 의욕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예금을 유치하고 있다. 이 은행은 예금 자들에게 1.05%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제이피모건 체이스와 BOA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골드먼 상업은행은 현재까지 1,250억 달러의 예금을 유치 했다. 체이스의 1조 4,000억 달러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수준이지만, 2008년 280억 달러에 비해선 상당히 증가한 규모라 할 수 있다.

소비자 대출에 ‘발가락만 살짝 담그는’ 골드먼의 맛 보기 전략이 성공한다면, 블랭크페인은 소비자 대출 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기술적 전문성을 통해 온라인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우리 회사의 장점과 맞아떨어진다. 고객 경험이 우리의 약점 중 하나라면, 우리의 강점 중 하나는 기술이다. 온라인 플랫폼과 알고리즘 트레이딩, 위험 관리가 대표적”이라 고 설명했다.

한 때 골드먼은 월가에서 가장 큰 종합 투자은행이었다. 하지만 베어 스턴스 Bear Sterns 와 리먼 브라더스 Lehman Brothers 를 파산으로 몰았던 금융 위기 이후, 가장 작은 투자은행으로 전락했다. 이 은행의 장부상 자산규모-운용 자산과는 다르다-는 9,500억 달러 수준이다. 메릴린치를 소유하고 있는 BOA, 죽어가던 베어 스턴스를 인수했지만 결국 사업을 접은 제이피모건 체이스, 그리고 와코비아 Wachovia 를 인수한 웰스파고 같은 은행들은 골드먼보다 거의 3배 이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라이벌 모건 스탠리의 직원은 약 10만 명에 이른다. 시티그룹으로부터 스미스 바니를 인수하고, 브로커리지 사업에도 적극 진출한 덕분이다. 골드먼은 내세울 만한 브로커리지 사업이 없다. 직 원수도 약 3만5,000명에 불과하다.

블랭크페인은 골드먼이 전통적인 상업 및 소비자 금융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 그는 “우리는 다른 많은 회사들처럼 보편적인 금융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그랬다면 회사 체질도 바뀌었을 것이다. 직원을 22만 5,000명까지 늘리고, 지점 설립과 자금 관리 사업도 해야 했을 것이다. 완전히 다른 회사, 아마도 좀 더 나은 회사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역사적으로 유지해오던 갈망했던 모습이 아니다. 그렇다면 위기 시에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 사업 부문을 가진 큰 규모의 금융회사가 더 유리할까? 그렇다. 하지만 그건 (우리에게) 다른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마찬 가지다. 기업 문화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블랭크페인도 인간이다. 그도 연간 순이익 250억 달러를 올리는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능력을 어느 정 도는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는 절대적인 이익 총액보단 골드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성취할 수 있는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n Equity, ROE)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 몇 년 간의 저성장 환경에선, 체이스처럼 거대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는 것이 더 안정적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이익 규모가 그들보다 훨씬 더 컸던 압도적인 시기들도 많았다. 우리가 그들의 사업을 따라 했다면, 이익은 상당히 줄었을 것이다. 그 (대출) 사업은 경기 순환에 크게 좌우된다.”

현재 그는 골드먼의 자기자본이익률이 10% 수준이란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분명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대형 상업은행들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것보단 더 높은 수익률이다.

블랭크페인은 “골드먼의 ROE를 제고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대형 은행들이 의무적으로 갖춰야 할 자본 규모를 줄이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자본 요건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25%정도 적은 자본을 갖고 동일한 사업을 벌였다면, 세 번째로 높은 ROE를 달성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국 국가안보 부보좌관 디나 파월(맨 앞쪽에서 웃고 있는 인물)이 지난 4월 백악관에서 콘과 재러드 쿠슈너, 이방카 트럼프 부부와 함께 걷고 있는 모습.





지난 4월 대니얼 터룰로 Daniel Tarullo FRB 이사가 사임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월가의 사실상 ‘규제 사령관(Regulator-In-Chief)’이었다. 그의 사임을 계기로 블랭크페인은 규제 완화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터룰로는 금융 위기 이후 은행에 대한 엄격한 자본 규제를 외치는 대표적인 규제옹호론자였다. 월가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터룰로의 후임으로 누구를 임명하든 은행들의 시각을 좀 더 이해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스티브 아이스먼 Steve Eisman 도 이런 전망에 베팅 하고 있다. 마이클 루이스 Michael Lewis 의 저서 ‘빅 쇼트 The Big Short ’(동일한 제목의 영화에서 스티브 커렐 Steve Carell 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멋지게 그를 묘사했다)의 실제 인물이었던 이 베테랑 투자자는 골드먼을 포함한 금융주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트럼프 정부 하에서 금융 당국이 자본요건 같은 은행의 안전 망을 ‘다른 각도’로 평가하고, 볼커 룰도 완화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은행은 더 많은 자사주를 매입 하고, 위험자산 투자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은행들이 더 많은 레버리지 수단을 갖게 되면, ROE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다. 골드먼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랭크페인이 요즘 가장 신경 쓰는 일은 새 경영 진 구축이다. 콘의 이탈로 상당한 구조조정이 필요해 졌다. 데이비드 솔로몬 David Solomon 과 하비 슈워츠 Harvey Schwartz 가 콘의 후임으로 신임 공동사장 겸 공동 최고운영책임자에 선임됐다. 그레그 렘카우 Gregg Lemkau 와 마크 나흐만 Marc Nachmann 은 투자은행의 새로운 공동 수장으로 승진, 솔로몬의 자리를 대체했다.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라틴 출신의 R. 마 틴 차베스 R. Martin Chavez -팔에 일본어 문신이 있다- 는 슈워츠 대신 최고재무책임자에 임명됐다. 차베스의 임명은 골드먼이 시대와 함께 진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그널이다.

블랭크페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골드먼 삭스 경력 때문에 콘과 므누신, 파월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그것을 자랑거리로 여기고 있다). 그는 “그 선택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에게서 발견했던 장점을 트럼프도 똑같이 봤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랭크페인은 “실제론 골드먼 출신들의 워싱턴 정가 입성에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동료 민주당 지지자들이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그 는 “잭 루 Jack Lew (전 재무장관)에게 전화하는 것이 스티브 므누신에게 전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수월했다”며 “더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위기 때 폴슨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그는 자주 그렇게 했다) 과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훨씬 더 민감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콘과 파월을 놓치면서, 경영적 측면에서 더 힘들어진 일도 더 수월해진 일도 있다”며 “직원들이 도전 지향적인 게리 (콘)의 영향을 일상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나는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게리와 가깝다. 골드먼의 많은 것들이 그가 잘하는 것, 그가 하고 싶었던 것, 그리고 그의 오래된 인간관계들에 의해 조직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 모든 것들을 재조정하고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블랭크페인에겐 회사의 미래 경영진을 구상해야 하는 중요한 책 임이 있다. 그는 “그 구상이 콘의 사퇴로 약간 더 쉬워졌다”며 “당신은 누군가를 2년 더 붙잡을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10년 이상 일할 수 있는 다른 누군가를 놓칠 수도 있다. 일이 벌어진 후에 얻은 합리적인 깨달음”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먼 내에서 블랭크페인 자신의 미래는 어떨까? 그가 2년을 더 머물러 있다가, 골드먼을 10년 동안 이끌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놓치는 것은 아닐까?(가치 있는 정보인지는 모르지만, 월가의 대체적인 전망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전 최고재무책임자 하비 슈워츠가 향후 몇 년간 더 경험을 쌓은 후 차기 CEO에 오른다는 것이다).

블랭크페인은 필자에게 “놀랍게 여기진 말라. 아마도 난 영원히 머물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첫 날부터 나의 CEO 승계를 탐탁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성급하게 떠나는 결정은 아무렇게나 할 수 없다. 상황에 따라 내가 후임을 결정할 수도, 이사회가 나를 해고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적절한 시기까지 기다릴 것이다. 누군가가 내게 떠날 때라고 말하면, 충분히 그 상황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그가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나아 보인다. 그의 표현을 빌자면 “아무도 아직 나를 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실제 상황을 고려하면, 블랭크페인은 요즘 상당히 생기를 되찾았다. 그는 예전에 2%의 가능성을 가진 일을 걱정하는데 시간의 98%를 허비했다. 하지만 지금은 좀 더 긍정적이다. “나는 훨씬 더 기분이 좋다. 그래서 지금은 1% 가능성에 99%의 시간을 쓴다.”



■ 물이 반이나 찬 컵? 반밖에 안 남은 컵?
골드먼 주주들은 지난 몇 년간 전체 시장과 평균 금융주 모두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은행 주가는 최대 라이벌 모건 스탠리에 크게 뒤처졌다.







■ 이익은 전체의 중간 수준
골드먼의 총자산이익률(ROA)을 보면, 최근 몇 년간 주요 월가 경쟁사들을 넘어서는데 실패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WILLIAM D.C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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