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8·2부동산대책 이후 침체됐던 매수세가 붙으면서 매매가가 반등하고 있다.
50층 초고층 재건축이 승인된 잠실주공 5단지가 도화선이 됐다. 이 단지의 전용 76.5㎡는 건축심의 통과 직전인 지난 5일 15억원에서 하루가 다르게 신고가를 갈아 치우며 현재 16억원을 호가한다.
다른 강남 재건축단지도 오름세다. 개포 1단지의 전용면적 56㎡(신축 112㎡)는 지난달 15억원에 거래됐으나 이달 16억원을 호가하고 전용면적 35㎡ 등 소형매물 대부분도 8·2대책 직전의 가격을 모두 회복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잇따라 역대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다. 12일 신현대 9차 전용 108.88㎡는 6월에 비해 2,800만원 올라 19억2,800만원에, 현대 3차 82.5㎡도 지난달 전달에 비해 1억원 오른 17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아파트 전용 76㎡는 8·2대책 직후 12억3,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12억8,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대치동의 K공인 관계자는 “매수 문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난다”며 “최근의 가격 회복세가 분명해 전용 76㎡의 경우 집주인들은 13억원까지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재건축단지 강세 전환은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다. 잠실 일대 및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데다 ‘신반포 센트럴자이’ 등의 청약 흥행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였다. 게다가 서울의 신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입지 좋은 새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마포구·종로구·용산구 등 강북권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역시 눈치보기 장세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7월 저층이 7억4,900만원에 거래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92㎡는 이달에도 7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종로구 경희궁자이 전용 84㎡는 7월 10억5,000만원 선이었으나 이달 들어 12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8·2대책 이후 잠시 주춤하던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 실수요자들의 소형 신축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강보합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승세 지속 여부는 추석 이후인 오는 10월께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잠실동의 J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10월 가계부채종합대책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경우 지금의 반등세도 꺾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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