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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脫원전 한다고 원전 수출까지 손놔서야

한국전력이 참여를 추진했던 21조원 규모의 영국 원전 사업권이 중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전력이 협상을 진행하던 무어사이드 원전 프로젝트에 중국 국영기업인 광핵그룹이 뒤늦게 참여해 한전의 수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2조원을 들여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도 우리 측의 미온적인 자세로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영국 원전은 일본 도시바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우리 측에 먼저 제안했던 대형 프로젝트다.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력과 풍부한 노하우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협상이 길어지면서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에 점차 밀리는 모양새다. 사우디 원전 입찰에는 중국과 달리 우리 측에서 실무자급 관계자만 파견돼 수주 의지마저 의심받고 있다. 사우디의 경우 2009년 한국산 원전을 도입했던 아랍에미리트(UAE)를 성공모델로 삼고 있는데도 정부 차원의 이렇다 할 지원책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장에서는 정치권과 환경단체가 수출을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정부마저 탈원전 기치를 들고 나온 터에 한국산 원전을 채택해달라는 세일즈 외교가 먹히지 않는다는 호소가 쏟아지고 있다.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원전 수출은 외화 획득은 물론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은 전략산업이다. 중국은 물론 세계 각국 정부도 수주를 따내겠다며 정상급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내 원전을 없애는 것도 모자라 해외 수출까지 가로막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정부는 국민의 우려가 크다며 국내에서 가동 중인 24기의 원전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처럼 안방에서 원전을 푸대접한다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세계 최고라는 한국산 원전의 명성이 추락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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