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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범죄도시’ 마동석과 윤계상의 케미, ‘헐크 VS 안톤 시거’로 보인 까닭

헐크 VS 안톤 시거가 만나면 이런 느낌일까. ‘범죄도시’에서 아주 강력한 두 축이 만났다.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키위미디어그룹




20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10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가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범죄도시’는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한 작품. 2004년 서울 가리봉동 신차이나타운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범죄 액션물이다.

지금 시기에 이 영화가 개봉하는 것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개봉한 ‘청년경찰’에서 중국 동포들이 많은 서울 대림동을 우범지대로 묘사했다며 해당 영화가 중국동포 비하 논란에 시달렸기 때문. ‘범죄도시’에서는 가리봉동에 무자비하게 활개를 친 조선족 조폭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강윤성 감독은 영화 속 사건이 실화임을 강조하며 논란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적어도 ‘범죄도시’가 중국 동포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감독의 기획 의도는 중국 조폭이 국내에서 활개를 쳤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그림을 ‘원 펀치 액션’으로 통쾌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오락적 요소로 이색적인 사건을 끄집어냈다고 볼 수 있는데, 받아들이는 이에 따라 논란의 무게가 달라질 것 같다.

일단 이 영화의 장르와 깊이를 인지해야겠다. 실화 형사 오락 액션이다. 실화의 리얼함과 영화적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적정선에서 잡으려 한다. 형사, 흑룡파, 이수파, 독사파, 춘식이파 각각의 조직이 얽히고설키는 관계성을 전반으로 삼으면서 나쁜 놈들을 쫓고 정의를 구현하려는 형사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틈틈이 인물들의 사소한 너스레와 유머가 극을 매력 있게 만든다. 사건은 어둡지만 접근은 손쉽다.

이 점이 추석시즌 영화로 부담 없이 즐기기엔 좋다. 선악 구도가 너무나 극명해 예상대로 ‘권선징악’의 시나리오가 흘러감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범죄도시’의 기대 포인트는 정의구현의 통쾌함과 화끈한 액션의 향연에 있다. 부조리한 현실의 체증이 나쁜 놈들을 향한 일격으로 해소되는 ‘사이다 영화’다.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키위미디어그룹




‘범죄도시’는 영화적 성격, 큰 짜임새에서 ‘베테랑’과도 비교 되는데, ‘베테랑’이 기득권의 횡포에 날카롭게 맞섰다면, ‘범죄도시’는 무자비한 악랄함에 폭압으로 맞선다. 처단 지향점이 다른 만큼 대립각의 양상도 사뭇 달리 펼쳐진다. 형사와 조폭의 묵직한 대립 탓에 오히려 조진웅과 이선균이 맞붙은 ‘끝까지 간다’와 비교할 수 있겠다.

극 중 마동석과 윤계상의 대결은 마치 헐크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의 만남을 보는 듯 강렬하다. 마동석은 경력 15년차의 강력반 괴물 형사 마석도 역을 맡아 주먹 한 방으로 범인을 제압하는 괴력을 발산한다. ‘부산행’에서 좀비에게 날린 타격감 큰 펀치를 그대로 시전 한다.

윤계상은 조선족 범죄조직 보스 장첸으로 분해 장발과 수염으로 파격적인 외적 변신을 불사함은 물론, 눈빛만으로 극악무도하고 잔인하며 위협적인 포스를 풍긴다. 장첸은 악행의 특정 동기가 나타나지 않아 이유 없는 악인으로 섬뜩함을 준다. 후반 마동석과 윤계상의 맞대결은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느낀 정도의 파워와 반동을 보여준다. 거울, 유리, 타일, 문 등 이들이 부딪히는 곳마다 산산조각이 난다. 그만큼 살벌하면서 액션 자체로 통쾌하기도 하다.

‘범죄도시’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히어로물의 성격을 지닌다. 4년 전부터 감독과 끊임없는 대화와 함께 기획 단계에 참여한 마동석은 “실제로 어릴 때부터 계속 경찰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배우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이런 형사가 있고 여러분들을 지키고 있다. 나쁜 사람은 반드시 응징을 받는다’는 콘셉트를 시원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이 영화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 의도와 성격을 고스란히 담은 덕에 ‘범죄도시’는 히어로 마동석과 빌런 윤계상의 대립구도가 돋보이는 ‘한국형 히어로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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