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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눈 돌리는 직장인...처지는 극과 극

고객상담·강사·대리운전 등

생계형 알바가 주 이루지만

'카풀 서비스' 등 취미 활용

의미 추구형 알바족도 늘어





# 한 중소 의료기기 업체에서 일하는 김준씨는 퇴근하면 곧장 헬스장으로 향한다. 대학 시절 취득한 자격증 덕분에 스피닝 바이크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아내가 임신하면서 일을 그만뒀는데 외벌이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며 “현재는 4만원 시급을 받고 1시간만 일하고 있지만 헬스장에서 제안이 와서 한 타임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굴지의 증권회사 상무로 재직 중인 이모(가명)씨는 퇴근길이면 카풀 드라이버로 변신한다. 서울 반포동에 사는 그는 종로와 명동 지역의 젊은 직장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퇴근하는 게 낙이다. 이 씨는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젊은 직원들과 편하게 이야기하는 게 어렵게 됐다”며 “젊은이들과 격의 없이 얘기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직원들을 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의 대세로 자리 잡은 투잡(Job)이 극과 극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직장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고소득층과 전문직에서는 ‘의미 추구형’ 투잡에 나서는 경향도 확산되고 있다.

21일 알바몬 등 아르바이트 포털업체에 따르면 최저임금 상승 등의 분위기를 타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문의하는 직장인이 급증하고 있다. 컴퓨터 관련 업종, 고객상담·리서치, 강사, 대리운전 등을 위주로 알바 자리를 문의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실제로 알바몬이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 607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아르바이트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답한 직장인이 19.9%에 달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로는 ‘수입을 높이기 위해’라는 응답이 76.9%로 가장 높았다. 관심(취미) 분야의 전문적인 실력을 쌓기 위해(13.2%)와 자투리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9.9%) 등의 이유도 적지 않았다.



알바몬 관계자는 “명절을 앞둔 기간에는 중장년의 아르바이트 문의가 급증해 경쟁이 치열한데 이들 중에는 직장인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여름부터 최저임금 상승 이슈가 부각된 것도 직장인의 관심을 높여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생계형 아르바이트가 주를 이루지만 갈수록 취미와 자투리 시간 활용 등을 위한 ‘의미추구형’ 알바족이 늘어나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다.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을 전후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카풀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항공업체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은 “팀원들끼리 퇴근 후 의미 있는 활동을 하기로 고민하던 중 날짜별로 분담해 카풀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카풀로 발생한 소득은 전액 복지단체에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내처럼 직장인이 알바에 나서는 문화는 해외에서는 보기 드물다”며 “자기개발을 이유로 투잡을 스스로 택한 것과 다르게 생계형 투잡은 불안정한 노동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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