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美, 한국철강에도 中처럼 ‘전면 관세’]'점유율 12%' 한국 타깃...국내 철강사 對美수출 접을 판

[美, 한국철강에도 中처럼 '전면 관세']

반덤핑·상계관세에도 한국 대미수출 되레 늘자 초강수

중국산 몰아낸 것처럼 100% 이상 초고율 관세 가능성

트럼프 또다른 지지층 車협회 반대...제재수위 약할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앞둔 지난 4월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미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모았다. 트럼프는 윌버로스 상무부 장관을 앞에 두고 “미국 철강을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수입 철강이 미국의 무역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행정각서에 사인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철강 생산 유지는 우리 국가 안보와 산업 기반 보호에 매우 중요한 일이며 다른 나라에 의존해선 안 되는 영역”이라며 미 철강업계의 기대감을 달아오르게 했다.

이달 말 미국 상무부가 내놓은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는 미 속담처럼 ‘달아올랐을 때 더 치는(Strike while the iron is hot)’ 조치다. 최근 미국철강협회(AISI)는 백악관에 철강수입을 제재하는 조속한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강력한 지지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데 일조한 철강업계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미국의 관세철퇴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철강 수입은 줄지 않고 있어서다. AISI는 지난달 한국의 대미 출강 수출이 7월보다 25% 뛴 41만8,000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초 미국 상무부가 포스코 등 우리 철강업체에 최대 64%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내렸지만 한국의 대미 철강수출은 되레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국은 지난해 23억3,361만달러의 철강제품을 수출해 유럽(EU)과 캐나다에 이어 미국 제3위 철강 수입국이다.

미국이 이번 보고서에서 전면 관세 부과 국가에 중국과 베트남과 함께 한국의 이름을 올린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미국은 최근 몇 년 간 중국산 철강재에 100%가 넘는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중국을 주요 10대 철강수입국 밖으로 밀어냈다. 중국산 저가철강이 베트남을 우회에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전체 물량의 3%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은 전체 수입시장의 12%가 넘어 이번 무역제재 보고서가 사실상 한국산 철강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철강을 다량 소비하는 자동차협회 등은 원활한 생산을 위해 인접국인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수입제한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철강협회도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내에 철강 수입규제를 반대하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내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보다 철강을 더 많이 수출하는 미국 최대 철강수입국인 유럽연합(EU)과 2위인 캐나다, 4위인 멕시코가 관세 면제(그룹1)에 포함된 이유다.



이달 말 보고서가 백악관에 제출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90일 이내)에 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결정하게 된다. 미 상무부가 우리나라 개별 철강제품에 대해 얼마나 관세를 물릴지, 수입 물량을 제한할지는 나와봐야 한다. 하지만 미국인 자국 산업과 안보에 한국산 철강이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한 만큼 중국산을 몰아낸 것처럼 100% 이상의 초고율 관세를 매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력을 잃은 미국 철강업계가 배수의 진을 치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우리 철강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열연·냉연·후판 등 81%에 달하는 제품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상황이다. 최대 64.68%(냉연강판) 관세를 부과받은 포스코는 미국 수출을 접었고 유정용강관에 24.9% 관세를 맞은 넥스틸은 올해 상반기 수출이 전무하다. 만약 이번 조치로 초고율 관세가 적용될 경우 그나마 수출을 이어가던 현대제철과 세아제강 등의 수출길도 좁아질 우려가 있다.

다만 미국의 제재 수위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트럼프의 또 다른 지지층인 자동차협회는 고율의 관세로 철강 수입가격이 높아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제재 수위가 미 철강협회와 자동차협회의 로비전에 달렸다는 얘기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제재 수위는 제품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상세 결과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 철강 수입 규제 카드를 한미FTA 개정협상이나 WTO에 계류 중인 한국의 쌀 수입쿼터 확대 등과 연계해 다양한 협상 카드로 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경우·김우보 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