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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존성 신경안정제' 노인 처방률 선진국의 4배

불안·수면장애 완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의료쇼핑 노인·장기처방 의사일수록 높아

우리나라 의사들은 불안·수면장애 등이 있는 노인환자에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중독성·의존성 우려가 있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를 선진국의 4배까지 처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태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연구팀은 지난 2009∼2013년 65세 이상 노인환자에게 처방된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의 사용 양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정신의학’(BMC Psychiatry) 최근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불안·수면장애 등이 있는 노인환자에게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을 처방하는 비율은 2009년 37.9%에서 2013년 35.1%로 감소했지만 비슷한 시기 미국·독일 등 선진국(8.7∼31.9%)보다 4배까지 높았다. 3명 중 1명꼴로 처방받은 셈이다.

장기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노인환자도 같은 기간 1,000명당 263.6명에서 220.4명으로 줄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62명의 3.5배나 됐다.

이런 현상은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의료쇼핑’ 노인, 30일치 이상의 약 처방을 내리는 의사일수록 심했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은 불안·수면장애·불면증 환자에게 주로 처방된다. 최근에는 빅뱅의 최승현(30·예명 탑)씨가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약물을 노인이 장기간 과다복용하면 운동실조·과(過)진정은 물론 약물중독성·의존성 등의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때문에 심평원은 ‘노인 주의 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고, 식약처는 ‘마약성 진통제 성분 오피오이드와 함께 먹을 경우 호흡곤란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재정의 약 20% 이상을 약제비로 지출, OECD 국가들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오남용 소지가 큰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약물의 부적절한 처방과 사용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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