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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죽음의 백조' DMZ 최북단 출격...北 "참수 기미땐 선제행동"

北 핵실험장 인근서 지진..폭발보다 지질변화 무게

김정은-트럼프 서로 비난 수위 높이며 긴장감 높여

전문가들 "北, 이른 시일 내 실제 무력도발 가능성"

23일 오후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B-1B가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무력시위’를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미국과 북한의 말폭탄 대결이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장 인근에서 지진이 다시 발생하고 미국의 전략자산인 B-1B 폭격기는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북단인 북한 동해 국제공역까지 출격했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한반도 정세는 오히려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이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에 실제 무력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평양 김일성광장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미 성명을 지지하는 10만 군중집회가 개최됐다고 24일 보도했다. 21일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고려할 것”이라고 성명 발표를 한 데 대한 민관군의 지지 및 결속을 과시하기 위해 긴급 기획된 행사로 보인다.

이날 집회 연설에 나선 리일배 노농적위군 지휘관은 “악마의 제국 미국을 이 행성에서 송두리째 들어낼 최후결전의 시각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최고사령관 동지께서 명령만 내리시면 혁명의 붉은 총창으로 침략의 무리를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 행동으로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 23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대미 성명을 지지하는 군중이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반미 대결전 총궐기 군중집회가 평양에서 열렸다고 24일 보도했다./연합뉴스


평양에서 대규모 군중집회가 벌어진 같은 날 오후5시29분께 함경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근처에서는 규모 3.2의 지진이 발생해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높였다. 한때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은 일단 직접 폭발보다는 3일 핵실험에 따른 지질 변화 등의 가능성을 내놓았다.

이날 늦은 밤 ‘죽음의 백조’ B-1B 랜서는 미국령 괌에서 출격, 태평양으로 가로질러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까지 올라갔다. 다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위협도 무찌를 수 있는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는 미국의 결의와 명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미 본토와 우리의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군사적 능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군 전문가들은 B-1B가 이날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을 비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북한은 24일 다시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의오늘’을 통해 ‘북극성 미사일’로 B-1B를 타격하는 합성사진을 공개하며 맞대응했다.



지난 18일 동중국해 인근 상공에서 미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KC-135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미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B-1B 랜서가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까지 비행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안보 전문가들은 주요 권력기관이나 대외기구 명의로 입장을 내놓는 대신 직접 김정은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발언에 대한 반발 수위가 과거 어느 때보다 격렬하다면서 실제 무력시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반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실제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내부 결속 도모 차원에서도 무력시위를 감행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평양 주재 외교관의 전언을 인용, 평양의 기름값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트럼프 대통령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는 초강경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에 북한이 시간을 끌지 않고 단기간 내에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는 것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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