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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이념 대신 포용으로 보수·진보 아울러 '경제'로 승부내다

■ '최장수 독일 총리' 메르켈의 성공비결

12년간 GDP·실업률 안정적 유지

독일차 대거 연루된 디젤게이트도

철저한 수사 등으로 피해 최소화

사민당과 연정…탈이념적 면모 발휘

난민포용정책 심각한 여론 압박에도

뚝심으로 버텨…'난민의 어머니'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EPA연합뉴스




“거대한 도전의 시기에 모든 이들이 쉽지 않은 날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독일이 항상 성공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일 총선을 이틀 앞둔 22일(현지시간) 뮌헨의 선거 유세장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의 ‘변함없는 성공’의 길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데올로기에 편향되지 않는 포용 정치와 유럽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경제 성과로 지난 12년간 안정적으로 독일의 권좌를 지켜 온 그이기에 내보일 수 있는 자신감과 승리의 확신을 담은 메시지다.



정치컨설팅업체 다이컴의 랄프 벨트 전무는 “지금은 실험을 위한 시기가 아니다. 독일인들은 신뢰를 기반으로 메르켈을 평가하고 있으며 새 총리로 다시 시작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메르켈의 승리를 예측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도 서구 정치권에서 보기 드물게 오랜 기간 권력을 쥐고 있는 그가 대연정을 통해 다시 한 번 총리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일제히 전망하며 이를 가능케 한 그의 정치적 자산이 ‘한결같은 꾸준함’과 ‘균형 감각에 기반한 포용력’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인들이 그에게 최장수 총리를 허락한 배경이 된 ‘메르켈표’ 포용 정책의 대표 사례는 그에게 ‘난민의 어머니’라는 별칭을 선사한 시리아 난민 수용정책이다. 지난 2015년 독일 정부가 이슬람국가(IS)의 탄압을 피한 난민들을 포용하기로 하자 여론은 심각하게 나빠졌다. 특히 이민자 출신의 테러가 빈발하면서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한때 2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고 ‘반난민’을 앞세운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급격히 세를 불렸다. 여론에 민감한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며 포용정책의 철회를 심각하게 고민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난민포용 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소속당인 기독민주당(CDU)과 연정 파트너인 기독사회당(CSU)의 압박에도 뚝심을 보였다. 그 결과 그는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을 비롯해 인도주의적 가치에 공감하는 유권자들의 인기를 끌어모으는 한편 유럽연합(EU) 내에서도 독보적인 도덕적 권위를 갖춘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013년 총선 이후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과 손을 잡은 대연정도 메르켈 총리의 포용력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다. 그는 사민당을 연정파트너로 삼으면서 단순히 안정적인 정권운영에만 관심을 쏟지 않고 실제 정책에 최저임금제 인상이나 핵발전소 폐기, 동성결혼 인정 등 여러 분야에서 사민주의적 행보를 걸으며 탈이념적 지도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지지층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메르켈 총리가 취임한 2005년 이후 독일 경제가 프랑스나 영국·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왔다는 점도 메르켈 총리의 성공을 확정 짓는 요소로 분석된다. 특히 난민 유입에 대한 대중의 반발은 지난해 최근 5년 내 최고치인 1.9%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유로지역 평균(10.0%)보다 한참 낮은 실업률(4.6%)을 기록한 것으로 무마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7월 현재 독일 실업률은 1991년 이래 가장 낮은 3.7%로, 2005년 메르켈 총리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밖에 폭스바겐 등 독일 경제를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들이 대거 연루된 ‘디젤게이트’도 그의 유연한 문제 해결능력을 평가받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메르켈 총리는 기업들에 “심각한 실수를 저질러 신뢰를 파괴했다”며 ‘철저한 수사’와 ‘재발방지’를 꺼내 든 동시에 한 발 더 나가 정부와 업계가 10억유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대응을 내놓으며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잠재웠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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