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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사기범' 직접 추적나선 피해자들

대포통장·폰 쓰는 소액사기 늘자

사기범 신상정보 등 실시간 공유

경찰에 고발...검거까지 이끌어

어렵사리 사기범 잡더라도

피해액 변제받기는 힘들어





# 장모(37)씨는 지난 6월 소액 사기를 벌이다 피해자 18명에게 배상신청을 당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59차례에 에어컨과 이불 등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려 총 1,500만원을 편취한 혐의(사기)였다. 피해자들은 이체결과조회와 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전국 각지에서 모아 경찰에 넘겼다. 장씨는 법원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받았다.

# 축구게임 아이템을 거래한다며 속여 10만~50만원을 상습적으로 뜯어낸 중고거래 사기범 이모(24)씨도 피해자들의 활약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대포통장으로 거래하고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며 사기행각을 벌였지만 피해자들은 이씨의 신상정보를 차곡차곡 모아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8일 이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중고거래 사기범들의 정보를 조직적으로 모아 신고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과거 중고거래 사기는 피해사례를 ‘더 치트’ 같은 정보공유사이트에 접수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대포통장과 가짜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한 ‘전문 중고거래 사기범’이 늘자 피해자들도 사기범의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피의자의 동선과 자택주소, 직장을 추적하며 적극적으로 고발에 나서고 있다.

24일 ‘김00을 잡읍시다’라는 이름의 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는 27명이 참여해 전문 소액사기범 김모씨의 계좌번호와 프로필 사진, 신상 정보, 통화 내용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피의자 추적에 나섰다. 한 참여자는 “피해 금액은 크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더 보지 않기를 바란다. 포기하면 안 걸리는 줄 알고 계속 (사기 행각을) 할 것”이라며 피의자 직장과 자택 주소를 파악해 카톡에 올렸다. 현재 한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게재된 피해자 모임은 수십여개에 이르고 실제로 1년간 피해자모임은 이 같은 방법으로 13명의 사기범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어렵게 사기범을 잡더라도 사기 피해액을 변제받기 어렵다는 점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피해자들은 “약 2개월 간 사기범의 바뀐 연락처와 프로필 사진을 계속 추적해 경찰이 범인을 잡도록 도왔지만 사기범은 ‘변제의사가 없다’, ‘이미 다 써 버렸다’며 변제를 거부했다”고 하소연했다.

이민석 금융사기전문 변호사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도 있지만 재판 과정이 복잡하고 배상명령신청의 경우 피해자가 수십명에 이르면 각하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기를 당하면 신속하게 지급 정지부터 신청하고 은행에도 피해구제를 요청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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