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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고?" 골프채로 때리고 염산까지 준비

60대 남자, 50대 연인 골프채로 가격

염산 1,200㎖ 뿌리려다 행인이 제지

서부경찰서, 살인미수죄로 검거

지난 21일 서울 은평구의 한 골목길에서 연인의 머리를 골프채로 때리고 사방에 염산을 뿌린 김모(60)씨를 시민 2명이 몸으로 제압하고 있다./신다은 기자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로 연인을 골프채로 때리고 염산을 뿌려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연인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무시했다는 이유로 집 앞에서 기다리다 연인인 A(54)씨의 머리를 골프채로 때리고 염산을 뿌린 혐의(살인미수죄)로 김모(60)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20분께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골목길 앞에서 A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A씨를 끌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 골프채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A씨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김씨의 무자비한 폭행은 시민 두 명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제압됐다. 마침 차를 타고 가던 시민 황모(43)씨가 폭행장면을 보고 차에서 내려 김씨를 제압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한 김씨는 이번에는 황씨를 골프채로 때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가방 안에 가지고 있던 염산 400㎖ 한 통을 꺼내 황씨를 향해 뿌리기 시작했다.

힘에 부친 황씨가 골목을 빠져 나오자 또 다른 시민 서모(37)씨가 급히 몸을 날려 김씨를 제압했다. 염산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황씨는 골프채에 왼쪽 쇄골과 오른쪽 6번 갈비뼈를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김씨의 가방에서는 400㎖ 염산 세 통과 과도, 골프채가 나왔다.



경찰조사 결과 일용직 노동자인 김씨는 지난해 8월께 피해자 A씨를 만나 1년여간 교제하다, A씨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살인을 결심하고 범행을 계획했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 나 A씨를 죽이려고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염산은 “화장실 청소에 쓰겠다”며 약국에서 구입했다.

김씨를 제압해 2차 피해를 막은 황씨와 서씨는 “A씨와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사정없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니 상황이 심각해 보여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25일 황씨와 서씨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수여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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