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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의 승승'장고'…獨 총선 이겨 최장수 총리 됐지만 '극우' AfD 3당 올라 국정운영 고민

기민·기사당 33% 득표 1위 불구

제2당 사민당 "연정 불참" 선언

성향 다른 자유·녹색과 연합할 판

총선에서 승리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기독민주당(CDU) 당사에서 연설을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1). 이날 선거에서 제3당으로 도약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 총리후보 알리체 바이델(오른쪽)이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또 한 명의 공동후보인 알렉산더 가울란트의 박수를 받으며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2). /베를린=AFP연합뉴스




총선에서 승리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기독민주당(CDU) 당사에서 연설을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1). 이날 선거에서 제3당으로 도약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 총리후보 알리체 바이델(오른쪽)이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또 한 명의 공동후보인 알렉산더 가울란트의 박수를 받으며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2). /베를린=AFP연합뉴스

‘무티(엄마) 리더십’을 앞세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4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하지만 득표율이 저조한 수준에 그친데다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제3당을 내주고 69년 만에 극우정당의 원내 진출을 허용하면서 메르켈 총리의 대기록도 빛이 바랬다.

25일 독일 연방선거관리위원회는 하원 299개 선거구 집계 결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연합이 총 3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때 메르켈의 대항마로 주목받은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의 사회민주당(SPD)은 20.5%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메르켈 총리는 이로써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최연소 총리에 이어 최장수 총리의 타이틀까지 갖게 됐다.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기민당이 차기 연립정권 구성을 위한 정당 간 협상을 타결하면 메르켈 총리는 이번에 선출된 19대 의원들의 표결을 거쳐 또다시 총리에 오르게 된다. 16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자신의 정치적 스승 헬무트 콜 전 총리와 같은 반열에 올라서는 것이다.

하지만 기민·기사연합의 득표율이 4년 전(41.5%)보다 8.5%포인트나 떨어진데다 현재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이 새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메르켈 총리는 역사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출구조사 발표 직후 메르켈 총리가 “우리는 더 좋은 결과를 희망했다. 입법에서 매우 도전적 시기를 맞게 됐다”며 ‘패배 선언’에 가까운 입장을 내놓은 것은 그가 느끼는 정치적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포용적 난민정책과 강한 유럽연합(EU) 추구를 정면으로 비판해온 극우정당 AfD가 득표율 12.6%로 단숨에 제3당으로 도약한 것도 메르켈 총리의 향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치 트라우마’가 있는 독일에서 극우정당이 원내에 진출한 것은 연방의회에서 의석을 배분받으려면 지지율이 적어도 5% 이상이어야 한다는 이른바 ‘5% 허들’이 도입된 1949년 이후 처음이다.

2013년 창당한 AfD는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과 반난민정서를 먹고 차근차근 세력을 불려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공동총리 후보로 골드만삭스 출신의 동성애자인 38세 여성 알리체 바이델을 내세워 인종차별·친나치 이미지 세탁을 시도한 전략도 주효했다. 바이델은 “수백만의 사람이 의회에서 건설적 반대를 하라는 임무를 우리에게 부여했다”고 원내 입성 소감을 밝혔다.

하원의석 축소와 AfD의 도전이라는 악재를 만난 메르켈 총리는 당장 의회 장악력을 잃지 않기 위해 확고한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독일 언론들은 메르켈 총리의 기민·기사연합이 자유민주당(FDP)·녹색당과 함께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각 당의 상징인 검정·노랑·녹색을 섞으면 자메이카 국기가 된다는 데서 나온 별칭)’을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다만 친기업 성향의 자민당과 좌파 성향의 녹색당 간 정치적 지향점이 완전히 달라 자메이카 연정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기민·기사연합이 다양한 ‘당근책’으로 사민당을 설득해 ‘대연정’을 다시 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르켈 총리는 24일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국제적으로 폭풍 같은 시간에 살고 있다”며 “독일에서 안정적인 정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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