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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W] 멜라니아부터 브리짓 마크롱까지 ‘퍼스트레이디’ 열전

메르켈·메이 남편 ‘퍼스트허즈번드’의 외조도 한몫

모델 출신 멜라니아, 허리케인 현장에 하이힐로 구설

메이 남편 필립, 정치인 아내 위해 금융가로 변신

25세 나이 차도 끊을 수 없었던 러브스토리 ‘브리짓’

獨 자우어, 공식일정 참석 않지만 꿋꿋한 지지 보내

전 세계를 휩쓰는 보호무역주의 망령과 저출산·고령화 현상.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IS) 및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는 자생적 테러범 ‘외로운 늑대’. 지구 온난화 현상이 빚어낸 연쇄 허리케인 현상 및 한번에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지진. 낮은 경제 성장률과 갈수록 공고해지는 기득권 문제. 각 나라 정부의 수장들이 공통으로 맞닥뜨린 문제들이다. 물론 이들 국가지도자에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탄탄하게 내조와 외조를 하는 남편과 아내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정치인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퍼스트레이디를 대신하는 ‘퍼스트 허즈번드’라는 신조어까지 나타났다. 세계를 호령하는 주요 국가 수장들의 아내와 남편들을 유형별로 살펴본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워싱턴DC=AP연합뉴스




‘글로벌 정치 무대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외국에서 태어난 두 번째 퍼스트레이디다. 첫 번째 외국 출신 영부인은 6대 대통령(1829∼1837년)을 지낸 존 퀸시 애덤스의 영국 태생 부인 루이자 애덤스였다.

멜라니아는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1970년 4월 26일 작은 마을에 속하는 세브니차에서 태어났다. 180㎝의 큰 키와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며 17세부터 슬로베니아에서 모델로 활동하다가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 패션 무대로 진출했다. 이후 1996년 미국으로 보폭을 넓혀 모델 경력을 이어가다가 1998년 뉴욕의 한 파티에서 운명의 트럼프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는 트럼프의 셋째 부인으로, 첫째 부인은 이방카 트럼프의 생모이자 체코 출신인 이바나다. 둘째 부인은 배우인 말라 메이플스로 트럼프는 메이플스와의 동거 중에 멜라니아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는 2001년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고 트럼프와 결혼 후인 2006년 미국 국적을 획득했다. 멜라니아는 언어 능력이 출중해 모국어인 슬로베니아어를 비롯해 세르비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리니아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유명인이 되면 여성의 성기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10년 전 음담패설이 공개돼 최대 위기에 처했을 때도 “여성으로서 참을 수 없지만, 남편을 용서해달라”며 유권자들을 설득해 트럼프를 구출해내기도 했다.

멜라니아의 화려한 패션은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시에 구설에 오르기도 한다. 멜라니아는 제72차 유엔 총회 기간인 지난 20일(현지시간) 해외 영부인들과의 오찬자리에서 어린이 보호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핫핑크색 코트를 입어 도마에 올랐다. 멜라니아가 입은 코트는 스페인 디자이너 델포조가 만든 것으로 가격이 2,950달러(약 3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살 아들은 둔 엄마로서 “어떤 어린이도 배고파선 안 되며 괴롭혀지거나 겁박당하거나 폭력의 피해자가 돼서도 안 된다”는 메시지에는 공감하지만 모양과 색깔이 연설 장소와 어울리지 않았다는 비판이 다수를 이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남편 필립/함부르크=EPA연합뉴스


영국 76대 총리인 테리사 메이. 대처에 이어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 메이는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 그렌펠 타워 참사 대응 미숙, 연쇄 테러 등으로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가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데는 남편 필립의 변함없는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1976년 옥스퍼드 동창생으로 만나 4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캠퍼스 커플이다.

메이는 대학 3학년 때 보수당 디스코 모임에서 필립을 처음 만났다. 한눈에 필립에 반한 메이는 “그는 잘 생겼고 바로 끌렸다”고 말했다. 메이는 결혼에 주저하는 필립을 향해 “결혼하지 않으면 관계를 끝내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필립도 정계 진출을 발판으로 여겨지는 옥스퍼드대 토론클럽인 ‘옥스퍼드 유니언’ 회장을 지낼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지만 메이의 정계진출 뒷받침하기 위해 취업을 했고 성공한 금융인이 됐다.

메이에게는 아픈 스토리도 있다. 결혼 직후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그로부터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오랜 지병으로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당시 메이의 나이는 27세였다. 메이는 “그는 반석처럼 든든하게 나를 지켜줬다”고 남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둘 사이에는 애가 없다. 메이는 불임에 대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나 슬펐다”고 회고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지난해 보수당 내에서 당권경쟁을 할 때 “자녀양육 경험이 없기 때문에 총리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당권을 손에 쥐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짓 마크롱/니스=EPA연합뉴스




1977년생으로 세계 주요 국가 수장 가운데 가장 어린 축에 속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그의 아내는 마크롱보다 25세 연상인 브리짓 트로뉴다. 1953년생으로 환갑을 훌쩍 넘긴 브리짓은 마크롱의 고등학교 스승이었다. 브리짓은 당시 3명의 자녀를 둔 기혼녀였으며, 트로뉴의 자녀 중 한 명은 마크롱과 같은 학급이었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연극반에서 처음 만났다. 브리짓은 당시 프랑스 문학을 가르치고 학교 내 연극 동아리를 담당했다. 연극반에서 활동하던 마크롱은 대본 회의를 위해 매주 브리짓을 만났고 잦은 만남이 이어지면서 둘 사이에 감정이 싹튼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의 부모는 처음에는 아들이 브리짓의 딸을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하다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알고 극렬히 반대했다. 둘 사이를 떼어놓기 위해 마크롱을 파리에 있는 고등학교로 전학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는 더욱 끈끈해졌고 브리짓은 2006년 남편과 이혼했고 결국 2007년 두 사람은 결혼에 성공한다.

브리짓은 지난 8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잘못은 나보다 젊다는 것 뿐”이라며 “만약 자기가 끝까지 사랑을 지켜오지 않았다면 자신의 생을 헛되이 보내버리고 말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부인의 미국식 퍼스트 레이디 지위를 공식화하려고 추진하다가 온라인 청원사이트의 반대여론이 60%에 육박하는 등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철회했다. 마크롱 대통령 본인이 주도해 정부 예산삭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를 본격화하고 있는데다 본인이 주도해 국회의원이 가족을 보좌관으로 취업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과 이율배반적이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브리짓은 별도의 공식직함 없이 무보수로 일하겠다며 “프랑스 국민들이 내가 정확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모든 공식활동을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남편 요아킴 자우어(가운데)/함부르크=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서 단연 1위로 꼽힌다. 메르켈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열린 총선에서 승리해 4선 연임을 공식화하며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역대 최장(16년) 총리반열에 올랐다.

메르켈의 동반자는 요아킴 자우어로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이다. 메르켈이 베를린의 국립 과학 아카데미에서 근무하던 중 만나 몇 년 동안 동거하다가 1998년에 재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고 자우어의 경우 첫 부인과의 사이에 장성한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그의 은둔형 외조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임이 16년차를 넘어가지만 그의 존재감에 대해서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훔볼트 대학에서 물리학과 교수인 자우어는 2005년 메르켈의 취임식장에 나타나지 않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그의 답변은 “연구하기가 바빠서”였다. 그는 아내의 선거운동을 포함해 공식 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가 메르켈과 함께 공식 자리에 나타나는 것은 1년에 한 번 열리는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다. 이런 그에게 현지 외신들은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메르켈은 바쁜 정치일정 와중에도 자우어의 아침 식사를 손수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켈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리가 된 후 물론 시간이 부족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남편의 아침 식탁을 준비하는 일은 여전히 해오고 있다”며 “자연과학자로서 남편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부부는 정치와 일상생활을 조화롭게 영위할 수 있어 만족한다”고 답한 바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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