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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란20년 한국경제 다시 비상벨<4>] IMF 따라 들어온 사모펀드...먹튀·거품 논란

외국계 10년새 8조이상 매각 차익
반발 여론에 2004년 토종PEF 등장

사모펀드

지난 1999년 5월29일 서울의 한 호텔.

김종필 국무총리가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통일부·과학기술부 장관을 대동하고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맞아 “위기 때 지원해줘 감사하다”고 인사를 한다.

이날 부시 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 한국을 찾지 않았다. 미국의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의 아시아 담당 선임고문 자격으로 방한한 로비스트였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과 동행한 한국인은 칼라일코리아 사장이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20여년 전 칼라일을 대표해 10억달러 투자를 추진하던 그는 지금 150억달러(약 18조원)를 주무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와 함께 들어온 글로벌 PEF는 ‘먹튀’라는 인식을 남겼다. 칼라일·JP모건·뉴브리지캐피털·론스타 등 글로벌 PEF는 한미은행·제일은행·하나로통신·외환은행·극동건설 등에 투자해 2009년까지 8조4,000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겼다. 한국은 해외 PEF의 놀이터였다. 인수 후에는 인위적 구조조정으로 노조와 마찰이 벌어졌고 그때부터 국내에 강성노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토종 PEF를 육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PEF 관련 법이 마련됐고 2004년 12월 1호 PEF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미래에셋파트너스제일호를 시작으로 1년 만에 16개의 PEF가 만들어졌다. 13년이 지난 현재 사모펀드 숫자는 418개, 운용 규모는 63조 4,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초반에는 해외 사모펀드의 한국인 대표를 비롯해 전직 장관, 금융지주사 회장 등 거물들도 앞다퉈 사모펀드 창업 대열에 뛰어들었다. MBK파트너스·보고펀드(현 VIG)·한앤컴퍼니·아엠엠프라이빗에쿼티·스카이레이크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해외 사모펀드에 비해 한국적 정서에 민감했고 일부 펀드는 인수한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MBK파트너스는 ‘친정’이던 칼라일을 제치고 2015년 홈플러스 인수에 성공했는데 매각자인 영국 테스코에 구조조정 등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존·락앤락 등 중견 이하 기업 사이에서는 사모펀드를 통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자리를 잡아간다는 평가다.

반면 거품 논란도 만만치 않다. 국내 대형 사모펀드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 관계자는 “국내 사모펀드 중에 대형 거래에서 높은 수익률을 낸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운용 규모 1조원 이상의 한 대형 사모펀드 대표도 “투자는 많이 했지만 아직 제대로 회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인수 후 기업 가치를 올린다는 명분을 갖고 있지만 1년 만에 매각을 결정하는 한라시멘트처럼 최근에는 기업 가치보다 매각 가능성에 집중해 국내 PEF도 먹튀 논란에 자유롭지 않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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