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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공감’ 92세 여의사 한원주, 그가 이룬 시들지 않는 생명의 숲





14일 방송되는 KBS1 ‘다큐공감’에서는 ‘큰 숲을 이루다-의사, 한원주’ 편이 전파를 탄다.

국내 현직 최고령 여의사, 한원주(92세). 건강이 허락하는 마지막 순간이, 현역에서 은퇴하는 시간이라며 오늘도 환자들 곁에서 큰 숲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70여년... ‘현역’의사로 활동하는 한원주 과장은 1949년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고려의대 전신)를 졸업하고 1979년부터 의료선교의원에서 일하며 1982년, 국내최초로 환자의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과 환경까지 함께 치료하는 ‘전인치유소’를 열어 가난한 환자들의 생활비, 장학금을 지원하며 온전한 자립을 도왔다.

그리고 2008년 82세의 나이로 재활요양병원 내과과장으로 부임해 현재까지 우리시대 또 다른 약자, 노인을 위해 의술을 펼치고 있다. 돈과 명예 보다 병들고 외로운 약자들의 슬픔을 보듬고 가장 가까이에서 위로하며 자신의 전부를 나누는 의사, 한원주. 사계절 푸르른 생명력이 넘치는 큰 숲처럼... 그녀가 이뤄가는 푸른 숲길 위에서 삶의 가치와 지혜를 헤아려보자.

▲ 치매병동을 깨우는 고향의 봄 노랫소리

경기도 남양주, 노인재활요양병원. 2층 병동에는 매일 아침회진시간이면 ‘고향의 봄’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진다. 국내 최고령 내과의사, 한원주(92세) 과장의 선창에 맞춰 중층환자도 치매노인도 모두 아이처럼 고향을 꿈꾼다. 환자들의 오랜 벗이자, 믿음을 주는 의사로 생활하는 한원주과장. 더 늙고 병에 걸려서 일을 못할 때까지 평생 일하다... 이 병원에서 임종 때까지 입원시켜 주는 것이 계약조건이라는 그녀. 모두들 은퇴하고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나이. 100세를 바라보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환자들 곁에서 머물며 일하는 그녀에게 의사의 사명이란 어떤 것일까!

▲ 의사, 한원주의 사랑하는 사람들

1926년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란 한원주 과장. 그녀의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항일투사로, 해방이후에는 당시 유행하던 전국에 번진 콜레라 치료를 위해 본인의 병원 문을 닫고 무료로 의료봉사에 혼신의 힘을 다하며 치열한 삶을 살다간 의사였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고 자라난 그녀는 1949년. 고려대 의대전신인 경성여자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그 뒤, 1959년 물리학자였던 남편과 함께 미국유학을 떠나 미국 내과전문의 자격증을 따게 된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개업한 개인병원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보장해 주었다.

그러나 1978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삶의 귀감이 됐던 아버지의 딸로, 너무나 사랑했던 남편의 아내로 삶을 살아내기 위해 부나 명예가 아닌, 소외된 곳에서 병들어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을 지키는 의료인의 길을 선택한 그녀. 의사의 사명은 어쩌면 운명과도 같은 길이 아니었을까.



▲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

개인병원을 접고 의료봉사의 길을 택한 한원주 과장. 그녀는 1979년, 한국의료선교의원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무료로 진찰하며 1982년에는 국내 최초로 환자의 질병뿐만 아니라 정서와 환경까지 치료하는 ‘전인치유소’를 개설. 몸과 마음의 병 그리고 가난한 환자들의 온전한 자립을 도왔다. 그렇게 무료의료봉사 30여년의 세월을 보낸 이후... 2008년 의료선교의원에서 82세의 나이로 은퇴한 다음날, 지금의 요양병원 내과과장으로 다시 청진기를 들었다. 그리고 오늘도 그녀는 우리시대 또 다른 소외계층 노인들 곁에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의사의 직분을 다하며 현역으로 일하고 있다.

▲ 남은 삶이 허락하는 날까지...

한원주 과장은 현재 요양병원에서 받는 월급의 대부분을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지금껏 기부해온 단체만 해도 10개 단체가 넘는다. 뿐 만 아니다. 지난 8월. 헌신적 의료 활동으로 사회에 귀감이 되는 참 의료인을 찾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한 제약회사 학술복지재단의 뜻 깊은 상에 수상자로 선정되어 받은 1억의 상금 또한 대부분도 어렵고 힘든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금으로 환원했다.

눈에 보이는 환자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약자에게까지... 치료의 손길을 보내고 있었다. 주말이면 외국인 무료진료소 등을 찾아가 의료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두해 전 까지 만해도 1년에 한 번 있는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해외 의료봉사도 빠지지 않았던 그녀다. 병자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생명의 희망을 지켜주며 그들 곁에서 자신의 시간과 마음 전부를 나누며 살아가는 의사, 한원주. 그녀가 이뤄가는 시들지 않는 생명의 푸른 숲이 아름답다.

[사진=KBS1 ‘다큐공감’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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