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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운용 두번째 '코스피200 ETF' 놓고 시끌..."국내 첫 TR방식" vs "독과점 노림수"

'KODEX200 TR ETF' 내달 상장

업계 "한 운용사에 유사상품 불허

삼성자산운용만 예외로 해줘" 반발

거래소, 보수 0.1%로 중재안 제시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토털 리턴(Total Return·TR) 방식의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를 다음달 말에 상장한다. 기존 ETF가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직접 돌려주는 것과 달리 이 상품은 배당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운용보수도 0.15%에서 0.05%로 낮춰 기관과 외국인투자가의 자금을 대거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50%에 달하는 삼성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을 늘려 1위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 ETF가 있는 상황에서 동일한 투자대상(코스피200) ETF를 또 상장해 시장 독과점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운용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은 삼성자산운용이 제출한 ‘KODEX200 토탈리턴 ETF’ 증권신고서를 승인해 지난달 10일 효력이 발생했다. 이 상품은 프라이스 리턴(Price Return·PR)지수를 추종하는 기존 ETF와 달리 국내 최초로 코스피200 TR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PR 상품은 ETF가 담고 있는 종목이 지급하는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현금으로 돌려주지만 TR 상품은 배당금을 재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거래소는 삼성운용의 상품출시에 맞춰 코스피200 TR지수를 만들고 있다.

삼성운용은 ‘KODEX 200(069500) 토탈리턴 ETF’ 상장을 통해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ETF 업계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TR가 보편적인데다 국내 ETF 업계의 큰손인 공무원연금 등 일부 연기금과 외국계 보험사 등도 회계처리에 TR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관의 경우 배당금을 현금으로 받을 경우 다시 매수할 종목을 찾아야 하는데 매니저들이 이를 꺼리는 만큼 TR ETF의 시장 출시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장 내 삼성운용의 비중(순자산)은 50.09%로 미래에셋운용(22.53%)과 KB자산운용(8.42%) 등을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신규상품의 상장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운용업계가 ‘KODEX 200 토탈리턴’이 기존 KODEX200과 마찬가지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두 상품을 동일 상품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거래소는 1개 운용사가 유사한 상품을 1개만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방침을 강조했는데 이번에 삼성운용만 예외로 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직접 한국거래소를 찾아 김성태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에게 항의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시가배당률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배당금의 재투자만으로 코스피200과 코스피200 TR가 다른 상품이라는 주장은 무리수”라며 “결국은 운용보수를 낮춰 점유율을 높이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올 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롤오버 비용 산출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원유선물 ETF를 2개 상장하려 했으나 거래소가 다른 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1개만 상장하기도 했다. 또 앞서 KB자산운용은 코스피200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BSTAR 200선물레버리지(252400)’를 상장하면서 유사한 상품이라는 이유로 코스피200현물지수를 추종하는 ‘KBSTAR 레버리지’를 상장 폐지해야 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레버리지’도 현재 같은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거래소가 과거에는 한 운용사가 유사한 상품을 여러 개 운용하는 것을 막았으면서 별다른 공지 없이 삼성운용의 상장만 허용하고 있어 운용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KODEX200 토탈리턴’이 이미 한 달 전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음에도 상장이 늦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와 삼성운용의 관계자는 “KODEX200과 KODEX200 토탈리턴은 배당금 투자 여부가 다른 만큼 장기 수익률 차이가 커지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세금 면에서도 기존 상품과 달리 보유기간과세가 적용되는 만큼 완전히 다른 금융상품”이라고 반박했다.

거래소는 운용업계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KODEX200 토탈리턴’의 보수를 삼성운용이 희망한 0.05%보다 높은 0.1%로 책정하도록 중재안을 제시했다. 현재 코스피200 ETF의 보수는 KB운용이 0.045%로 가장 낮으며 미래에셋운용이 0.05%, 한국투자신탁운용이 0.09%다. 이들보다 높은 보수를 유지하는 만큼 기관·외국인의 자금이 ‘KODEX200 토탈리턴’으로 이동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삼성운용은 보수 등을 수정한 증권신고서로 다시 한 번 절차를 밟아 11월 말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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