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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남자 조사관이 새벽에 딸 정유라 데려간 건 성희롱"

"방에 CCTV·화장실도 오픈…감당 어렵다" 인권침해 주장

‘비선실세’ 최순실씨 측 이경재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영장 발부를 비판했다./서울경제DB




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측 이경재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영장 발부를 비판했다.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최씨에 대한 추가 영장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 변호사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공판에서 “검찰의 추가 구속 영장 요구는 피고인에 대한 갑질이나 횡포”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막대한 서류를 제출해 재판을 지연시켰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사실 입증에 필요한 증거를 엄선하지 않고 서류증거를 무더기로 제출한 게 재판 지연의 중요한 원인”이라며 “서류의 바다로 피고인을 내몰아 피고인이 지쳐서 자기 권리를 포기하게 하려는 저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최씨에게 3차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 변호사는 “검찰의 이런 재판 진행이 그대로 계속된다면 최씨에 대해서는 다시 3차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재판부에 “신속히 재판해서 3차 영장은 피해달라”고 했다.

한편 최씨는 이날 발언 기회를 얻어 ‘신속한 재판’을 촉구했다. 그는 “구속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한 평 되는 방에서 CCTV를 설치해 감시하고 화장실도 다 열려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을 감내하며 재판에 임해왔다”며 “재판이 더 늦어지면 삶의 의미를 갖기 힘들다”고 했다.

최씨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미국에 송환된 직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제가 지금 약으로 버티는데, 정신 고문이나 고문이 있었다면 웜비어와 같은 사망 상태에 이를 정도로 견디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을 향해 “딸 정유라를 새벽에 남자 조사관이 데려간 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재판부에는 “재판이 더 늦어지면 삶의 의미를 갖기 힘든 만큼 공정히 재판해서 검찰의 의혹 제기는 과감히 걸러달라”고 호소했다.

또 최씨 측은 이날 최씨가 정신적·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어 장기간 안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워낙 공소사실이 많고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이 많아서 심리가 오래 진행됐다”며 “최대한 신속히 재판해 구금 일수가 최소화되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체를 구금한 건 부득이하게 그런 것이고 해당 공소사실이 유죄라는 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재판부가 그런 의도로 진행하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최씨 측 주장에 “증거를 모두 동의하지 않은 책임은 변호인에게 있는데도 마치 재판 지연의 책임이 검찰에 있다고 돌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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