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숨죽인 자산시장] "선진국 비중 줄이고 신흥국 유지"...채권펀드는 리밸런싱 필요"

■ 전문가가 보는 자산배분 전략

금리인상에 채권값 하락 가능성

국내·선진국 채권비중 축소하되

단기 수익 추구 '뱅크론 펀드'

'하이일드채권'은 투자 대안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지속됐던 ‘돈 잔치’가 끝이 났다. 유동성의 힘으로 움직였던 자산시장도 전환기를 맞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말부터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보유자산 축소까지 시작하며 유동성 흡수에 나선 데 이어 미국과 유럽도 경기부양 정책을 거둬들일 태세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 1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8%에서 3.0%로 올리고 기준금리를 인상을 예고했다. 저금리에 길들였던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전략은 이제 긴축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금리 인상에 대해 국내 자산시장은 비교적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가시화 이후 우리 시장도 일찌감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물론 10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소수의견은 예상치 못한 변수다. 소수의견과 한국은행의 강한 금리 인상 시그널로 인해 채권시장은 급격하게 움직였고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5년과 2010년 금리 인상 사례를 보면 첫 금리 인상이 단행되기 직전 통안1년 금리가 최종 기준금리 수준까지 단순에 상승하며 금리 인상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현재 통안1년이 1.80%까지 오른 점을 고려하면 오는 11월께 인상 가능성도 열어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방향성과 속도에 따라 자산배분 전략을 짜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이 시장에 선 반영된 상황에서 급격한 쏠림만 없다면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인 만큼 현재 자산배분을 빠르게 전환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서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내년 초 한 차례 추가 인상을 하더라도 초저금리 상태가 달라지지 않는다”며 “연 3%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좇는 중위험·중수익상품의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라 채권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저가 매수보다는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금리 인상이 성장률 상향조정과 함께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상무는 “펀더멘털이 좋아진다는 신호에 따라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기존 주식에 대한 비중과 신흥국 투자는 그대로 가져가도 되겠지만 채권펀드 등에 대해서는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특히 안전자산은 전략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와 선진국 채권은 축소하고 신흥국도 달러표시채권 역시 선호도를 줄이고 지역통화채권은 중립을 지키는 수준을 유지할 것을 권했다.

금리와 수익이 연동되는 ‘뱅크론 펀드’도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이승호 하나금투 클럽원 금융센터 상무는 “단기적으로는 금리 차이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뱅크론 펀드나 하이일드채권과 펀드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론은 투자등급 미만(신용등급 BB 이하)에 속하는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하는 대출채권이다. 일반채권과 달리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 하이일드채권도 비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떨어지지만 워낙 금리가 높고 경기가 좋아 부실 위험도가 떨어져 유망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상무는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속도에 주의를 기울이며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화 상품의 경우 보통 2~3년 만기가 금리 인상시기가 본격화되면 6개월까지 짧아진다”며 “구조화 상품에서 수익을 얻고 다시 금리가 인상될 때 이를 반영한 상품에 재투자하기 위해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투자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달러의 투자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송재우 신한PWM압구정중앙센터 팀장은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에 투자됐던 돈이 다시 미국으로 회귀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단기적으로 달러화 가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추천했다.

지난해부터 불붙은 대체투자 시장도 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부동산 등 실물자산 투자는 직격탄을 맞는다. 미국·호주·유럽 등 선진국 도심의 대형 건물에 주로 투자해왔지만 금리 인상으로 해외 부동산 매입에 들어간 이자비용이 늘어나면서 기대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기관들은 미국·유럽 일색이었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일본과 베트남 등으로 옮기고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공모주 시장은 금리 인상의 영향이 덜하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익률 변동성이 수십~수백%를 오가는 공모주 시장에서 1%포인트 미만의 금리 움직임은 공모주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에게 손실로 평가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송종호·임세원기자 joist189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