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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아빠기자의 ‘공감육아’] <1> 두 줄의 행복

신혼 생활 가장 큰 기쁨 맞았지만

빠듯한 생활비에 맞벌이 걱정도





임신하면 여자만 고생 이랬던가. “나만 아프고 나만 스트레스받고…” 이 세상 예비 엄마들의 넋두리를 예비 아빠이자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 함께 출산을 준비하며 조금이나마 공감하고자 한다.

어느 날 아내가 낯빛이 약간 어두운 상태로 한마디 던졌다.

“이번 달 생리가 시작 안 해”

신혼인 우리 부부에게 하나의 직감이 뇌리를 스쳐 갔다. 직전 주말에 맥주도 한잔 들이킨 것에 대한 걱정도 하면서 임신 자가 진단 시약(임신테스트기)을 사보기로 했다.

아내 직장 근처 약국에서 하나, 집 근처 약국에서 하나 이렇게 두 개를 준비했다. 겉표지엔 ‘임신 초기 낮은 농도의 임신 호르몬도 민감하게 진단’이라는 문구와 함께 ‘식약처 허가 99% 이상 정확도’를 자랑하고 있었다. 임신테스트기 설명서에 따르면 수정 후 10~14일이 지났을 때 아침 첫 오줌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하지만 아침을 기다리기가 힘들었던지 아내는 퇴근 후 곧장 집에 와 먼저 테스트를 했다. 조금 늦게 퇴근한 나에게 안기는 선명한 두 줄. 하지만 그 표정엔 기대 반, 걱정 반이 섞여 있었다.

그다음 날 아침에 다시 한번 검사를 시도했더니 역시나 또렷하게 두 줄이 나타났다. 소변을 적신 후 3~5분 기다리며 결과를 판정한다고 했지만 이미 임신 3주 차가 지나서였을까. 소변을 적시자마자 선명한 두 줄이 나타났다.

두줄의 행복을 알게해준 99% 이상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임신테스트기.




하늘에서 행복한 선물이 내려온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 뇌리를 스쳐 가는 수많은 생각들.

우리는 맞벌이인데 애는 누가 키우지? 저 멀리 진주에 계신 부모님께 맡기자니 아이 얼굴 잊어버릴 것 같고. 그나마 곁에 계신 장모님께 맡기자니 힘에 부치실 것 같고... 일하는 아내 그만두라고 하자니 빠듯한 생활비에 저축은 꿈도 못 꿀 것 같고... 고민이 한순간에 밀려왔다. 결국에 우리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 안길 것 같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2015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자녀의 양육을 조부모에게 맡기는 가정의 비율이 65.6%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 부부와 같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 난 것이 첫 번째 이유일 테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육아를 맡기는 것을 불안해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퍼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입주 베이비시터를 쓰자니 월 200만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손주니까”라는 이유로 황혼 육아에 희생되는 조부모가 태반이라고 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 가운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는 비중이 61.5%(2015년 기준)에 달했다. 비용을 받더라도 자녀가 지급하는 금액은 월평균 62만2,000원에 그쳤다.

‘육아전(錢)쟁’이라 했던가. 우리나라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희망출산율은 기혼여성과 미혼여성이 각각 2.25명, 2.00명을 기록할 정도로 훨씬 높다. 아기를 낳고 싶지만, 현실적인 부담으로 출산을 포기하는 것이다.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박동휘기자 slypd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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