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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수출 특사 파견하면서 탈원전 로드맵이라니…

이달 말 열리는 세계원자력장관회의에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이 ‘원전수출 특사’ 형태로 파견될 예정이다. 회의가 열리는 장소가 어딘가 했더니 바로 우리나라의 1호 원전수출 대상국인 아랍에미리트(UAE)다. 세계 70여개국 에너지 정책의 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니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주요국 에너지 주무장관회의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가지 않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의아스럽다. 행사를 주최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물론 해외 에너지 당국에도 백 장관의 불참 사유를 뭐라고 설명할지 모르겠다.

정부는 애초부터 이 회의를 외면해왔다. 탈원전정책과 엇박자가 난다는 이유로 달랑 1급 실장을 보낸다는 어처구니없는 방침이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나마 참석자의 격을 올렸다지만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정부는 원전수출 진흥과 탈원전을 별개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월성 1호기를 조기에 폐쇄하고 신규 원전 6기의 건설계획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탈원전 로드맵을 내놓았다. 탈원전을 선언하고도 남의 나라에 수출하겠다는 논리가 국제사회에 먹혀들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신규 원전 포기는 비단 수출과 전력수급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기술적 진보까지 가로막는 패착이 될 우려가 크다. 지금은 핵분열 현상을 이용해 원전을 돌리지만 앞으로는 핵폐기물과 방사능 오염이 없는 핵융합 발전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과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산업 생태계가 황폐화하면 학계의 연구 진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과 유럽의 안전성 기준을 통과한 것도 산학연 합작품의 쾌거였다.



미래의 혁신적 성과는 차치하더라도 당장 세계원자력장관회의부터 걱정이다. 원전수출과 탈원전의 엇박자를 어떻게 설명할 텐가. 우리 손으로 짓는 UAE 원전의 우수성 홍보는 고사하고 국제적 비웃음거리만 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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