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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새싹인터뷰] ‘구해줘’윤종석의 꿈...“언젠가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OCN 드라마 ‘구해줘’ 속 불량 학생 ‘이병석’ 역으로 첫 브라운관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룬 배우 윤종석. 그는 첫 등장부터 궁금증을 안긴 배우였다. 첫 드라마 데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여 ‘연기 일진’이라는 수식어까지 생겼다.

실제로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바른 사람’이자 ‘좋은 배우’라는 느낌이었다. 악마 같은 병석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92년생 배우의 신선함만이 남아있었다.

배우 윤종석 /사진=조은정 기자




● ‘구해줘’의 연기 일진 윤종석의 등장



표정과 말투 행동까지 철없는 17살 소년의 반항심과 어긋난 악의적 행동은 마치 보는 이가 괴롭힘을 당하는 입장이 되어 병석에게 분노와 억울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특히 극중 서예지에게 우유팩을 맞는 통쾌한(?) 장면은 인터넷에 짤이 돌아다닐 정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종석은 ‘구해줘’를 보면서 자신 역시 속상했다고 했다. 단순히 나쁜 역을 맡아서가 아니었다.

“저는 열심히는 했지만 잘 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촬영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저 때는 저렇게 할 걸...이란 후회가 몰려와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요. 뒤늦게 생각난 좋은 선택들이 왜 그 때는 생각나지 않았을까 란 마음에 되게 속상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브라운관 첫 등장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방송 초반엔 악성 댓글도 달렸다. 물론 병진이란 역할을 욕한 거였지만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던 건 아니다. 특히 항상 드라마 모니터링을 해주시던 어머니가 ‘구해줘’ 방송된 뒤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듣고 마음 고생이 생기기도 했다.

“엄마가 ‘구해줘’ 방송 모니터링을 하시면서 우셨어요. 자기 아들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놀라셨어요. 또 너무 못된 역할을 맡아서 사람들이 욕을 하니 더 그러셨나봐요. 그런데 그것도 관심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좋게 봐주신 걸로 받아들였어요. 이 인물이 나쁜 인물인 건 맞지만, 그래도 제가 나쁜 역할을 해서 시청자들이 느껴지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습니다.”

OCN ‘구해줘’


● 스토리있는 얼굴...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하는 배우



‘구해줘’ 이후 조촐하지만 팬 카페도 생겼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의 드라마 행보는 계속됐다. 최근엔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신입보험사원으로 등장했다. ‘구해줘’에서 호흡을 맞춘 우도환과 다시 한번 만났으며,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배우 유지태와 한 작품에 출연해 행복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유지태 선배님을 리딩에서 처음 뵀는데, 남자배우로 뒷모습이 빛이 나던걸요. 마치 사람이 아닌 걸로 느껴졌어요. ‘올드보이’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선배님한테 말 거는 것도 어려워요. 선배님이 ‘우리가 어디서 한번 봤나?’ 라고 말을 걸어주셨는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영화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정말 선배랑 ‘매드독’ 촬영할 땐 ‘누만 되지 말자’ 이 마음 밖에 없었어요. 우도환은 저랑 동갑인데, 매번 형처럼 챙겨줘서 의지가 많이 됐어요.”

배우 윤종석의 매력으론 선한 역과 악한 역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있는 마스크는 다양한 역할을 그려낼 수 있는 장점이다. 그의 장점을 일찌감치 알아본 탓일까. 젊은 나이지만 그동안 70편 가량의 단편영화를 찍으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현재 고소영 김아중 김강우 등이 소속된 ‘킹 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이다. 박영민 대표가 직접 배우에게 전화를 해서 영입을 한 신인 배우이다.

“얼굴에 조금 각이 많다보니까, 이렇게 보면 이런 이미지, 저렇게 보면 저런 이미지가 나온다고 했어요. 반면에 뭔가 하나의 이미지가 없으니까 나머지를 연기로 채우지 않으면 조금 애매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배우 윤종석




배우 윤종석


● 생애 첫 레드카펫 순간



최근엔 배우 인생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무대에도 올랐다. 이강현 감독의 ‘얼굴들’ 로 영화제에 참석한 윤종석은 부산에 내려가기 전 레드 카펫 예행 연습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정작 현장에선 여유 있게 손도 흔들지 못하고, 굳은 표정으로 공손히 고개만 숙이고 왔다고 한다.

“부국제 레드카펫이 되게 영광스러운 자리잖아요. 레드카펫 전 날엔 정말 짜릿한 마음이 강했어요. 레드카펫 밟는 게 제 꿈 중에 하나여서 너무 너무 좋았거든요. 직접 걸어보니, 사람들이 왜 여기를 오고 싶어하고, 배우들이 왜 이곳을 걷고 싶어하는지 알겠더라구요. 물론 전 너무 어색하게 레드카펫을 밟았지만요. 그래도 행복했어요. 다시 그 곳을 걸을 기회가 온다면, 인사도 잘 하고 좀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화 ‘얼굴들’은 ‘순간에 마주친 얼굴들을 기억하다’란 주제로 우리가 기억하는 얼굴들의 이야기를 대표적인 캐릭터로 나누어서 다양한 질문을 건네는 영화다. 박종환 김새벽 윤종석이 주역으로 출연한다. 그 중 윤종석은 어려운 환경에서 어떤 특별한 꿈도 없이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부에 소속돼 있는 ‘진수’라는 인물로 분했다.

“각각의 인물이 한 영화에 담기는데 각자의 흐름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처음엔 진수라는 인물이 별로 주체적이지도 않고, 너무 생각 없이 사는 인물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내 안에 진짜 들어오니까 제 안엔 견고한 주체가 있다는 걸 깨닫게 돼요. 제 주체 안에 누군가 강하게 개입하는 순간 저 조차도 몰랐던 제 모습, 제 얼굴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거죠. ”

● ‘창조적 소수’ 윤종석, 한예종 문을 두드린 이유



윤종석은 19살 때 입시에 실패하고 재수를 하던 중 연기에 눈을 뜨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학교가 뭐가 있을까? 서치 하던 중 뒤늦게 알게 된 학교가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이다. 무엇보다 한예종의 기치인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예종은 ‘창조적 소수’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어요. 항상 창조적으로 창의성을 가지고 예술을 해야 한다는 의미죠. 그게 너무 제 마음에 들었고, 저에게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학원 레슨을 받으러 갔고, 그렇게 한예종에 들어가게 됐어요.”

외동아들인 윤종석이 갑자기 연기자가 되겠다고 선포하자 부모님은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드라마 작가가 꿈이었던 어머니는 아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연기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TV에서 잘생기고 멋진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데, 네가 그걸 굳이 해야겠냐고 질문하셨어요. 전 잘생기지 않아도 연기를 열심히 하거나 잘 하면, 좋은 일 이 될 수 있다고 설득했어요. 제 마음을 듣고선 어머님이 승낙을 해주셨어요. 어머니 꿈이 드라마작가였다는 건 19살에 뒤늦게 알았어요. 어머니의 지원이 감사했죠.”

현재 많은 한예종 출신들이 국내 연예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장동건, 이선균, 오만석, 이희준, 문정희, 진경, 유선, 이제훈, 박정민, 변요한, 한예리 등 한예종 출신 배우들이다. 쟁쟁한 선배들의 행보는 그에겐 믿음이자 또 다른 한편으론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오디션만 가면 ‘한예종이네. 당연히 잘 하겠지’란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눈길도 느껴졌다.

현재 그는 한예종 3년을 마치고 휴학 중이다. 3년간 그가 배운 건 ‘자신을 먼저 알고, 상대방과 소통하는 법’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특별한 연기 기술을 배워서 한예종 배우들이 연기를 잘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연기는 이것이다고 알려주기보단 저희가 먼저 생각하게 알려주셨어요.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었냐. 나 역시 잘 말해줬냐.’ 이게 큰 맥락이라고 할 수 있어요.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냐’ 계속 그것만 배운 것 같아요. 상대방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준 곳이죠. 다들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배우 윤종석


● 윤종석의 꿈...“언젠가는 나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첫 인터뷰를 앞두고 그는 친구와 모의 인터뷰를 치루고 왔다고 했다. “친구가 취조식으로 질문한 탓에 크게 도움은 되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선 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윤종석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윤종석은 꾸준히 연기 활동을 펼치고 싶은 게 꿈이었다.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돼서, 좋은 연기를 해야 관객들이 그 만큼 믿고 볼 수 있다는 것” 그의 연기믿음이다.

“배우가 안 됐으면, 아무것도 안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아마도 그냥 버티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요? 지금까지 연기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를 만나지 못했어요. ‘연기가 너무 좋아서 언젠가는 나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이 생각 하나로 연기에 임하고 있어요. 오디션에 떨어지더라도 행여 지금 잘 되지 않더라도 속상하거나 슬프거나 그렇진 않아요. 다음엔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을 만나서, 기자님과 더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온다면 행복 할 것 같습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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