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E★인터뷰] ‘침묵’ 박신혜, “한류스타? 제 꿈은 경계선을 넘나드는 배우가 되는 것”

“광고에 나오는 예쁜 이미지 배우 혹은 한류스타로만 기억되고 싶지는 않아요.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선을 잘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밝은 매력으로 사랑 받아온 박신혜가 신념 있는 변호사로 스크린 문을 다시 한번 두드렸다. 박신혜는 재판이 진행될수록 사건의 단서를 마주하며 혼란에 빠지게 되는 인물을 한층 성숙해진 연기로 표현했다.

지난 2일 개봉한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신혜는 “최희정은 사건이 흘러감에 따라 감정 변화가 많은 인물이다. 정지우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내 안에 있는 낯선 모습들을 발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침묵’을 통해서 아주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 박신혜는 사실 촬영하면서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익숙한 얼굴이 아니라는 점 외에도 자신이 주연으로 나서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스스로의 한계를 깨고 싶었던 박신혜는 도전했고,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내가 부족하더라도 선배님들 맞닥뜨리는 장면에서 배우 대 배우로서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 대한 욕심이 점점 생기더라. ”

‘침묵’을 통해 자신 안의 낯선 모습을 끌어내고자 했던 박신혜는, 지금까지 선 보여온 밝은 캔디형 캐릭터와 다른 현실적인 인물이라 끌렸다고 한다. 정지우 감독은 ‘최희정 변호사는 자존심 강하고 정의롭고 따뜻한 인물이다. 박신혜 배우도 그런 사람이라 인물에 적합하다고 봤다’는 의견을 전했다. 무엇보다 미묘한 감정선을 보여주는 인물이라 박신혜에겐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했다. ‘관객들을 위해 남겨두는 연기’가 무언인지 역시 알게 됐다.

“이전엔 힘을 많이 들인 발랄하고 건강한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침묵’에선 힘이 빠진 듯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라마에서 연기할 땐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했는데, 이번엔 누르고 눌러서 압축시켜야 했다. 미묘한 감정선은 또 계속 가져가야 하는 인물이었다.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 속에 감정을 억누르고 억누르다가 어쩔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모습이 필요했다.

정말 섬세함의 끝이었던 정지우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 내가 희정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얘기를 많이 해줬다. 드라마와 영화를 하시는 감독님들은 보통의 남자들보다 섬세함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더라. 조그마한 감정 하나로 미묘하게 드라마를 읽어내는 사람이지 않나. 감독님이 배우를 지켜보고 관찰하시는 게 탁월하고 예리하신 것 같다.“

영화 ‘침묵’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7번방’에 이어 다시 한번 변호사라는 전문직 역에 도전한 것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정작 박신혜는 전문직이란 특성보다는 ‘인간 관계에 대한 감정선’을 지키는데 주력했다고 답했다.

“변호사라는 전문식을 중심에 놓았다기 보다는 ‘삶의 선택’에 대해 더 집중했다. 정말 언제 끝날 수 알 수 없는 법정에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변호사는 무수히 많은 선택 앞에서 갈림길에 놓인 상황이 많았을때니까.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변호사이지만 전문적이고 똑똑하고 커리어가 쌓여있는 변호사가 아닌 초임 변호사였다. 그 점 역시 주효했다. 임태산(최민식), 그의 딸 미라(이수경), 검사 동성식(박해준)과의 감정선과 희정의 선택을 어떻게 보여주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침묵’ 의 미덕은 인물들간의 갈등과 감정의 변화가 팽팽하게 긴장의 끈을 유지하게 하는 점. 자신만의 방식과 각자의 시선으로 사건에 다가가는 과정 속에 숨겨진 ‘진실’이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남자, 확신에 찬 변호사와 검사, 사건의 키를 쥔 목격자까지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인물들이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내공 있는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 ‘침묵’을 빛나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저희 영화 ‘침묵’이 보이지 않는 진실들에 한 걸음 다가가는 짜릿함을 맛보게 할 것이다. 누구의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지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N차 관람을 하신다면 더 없이 좋겠다(웃음)”

영화 ‘침묵’을 이야기하면서 극을 이끌어가는 최민식에 대한 탄탄한 신뢰로 모인 스태프와 배우들의 합을 빼놓을 수 없다. 박신혜 역시 최민식이란 배우에 대한 믿음이 그를 ‘침묵’으로 강력히 이끌었다고 한다.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 연기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라고 말한 박신혜의 얼굴에선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다. 항상 현장에 일찍와서 후배들을 챙기는 최민식을 보며 배우가 가져야 할 덕목 또한 배웠다. 최민식 외에도 배우 이하늬, 이수경, 류준열, 박해준, 조한철 등 모든 사람들이 그에게 좋은 자극제였다.

“처음에 최민식 선배님과 작업을 한다고 했을 때 엄청 긴장하고, 떨렸다. 내가 선배님 옆에서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걱정이 앞섰는데, 선배님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배우가 즐거울 수 있는지,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하나 하나 몸소 보여주셨다. 즐겁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주셨는데, 놀라웠던 건 배우들간의 호흡을 다 보고 계신 점이었다.

“촬영장이 즐겁긴 했지만 내겐 마냥 놀이터 같진 않았다. 다들 연기를 너무 잘 하시는 분들 이다. 그 사이에서 하려니 긴장도 되고 위축도 됐다. 몸에 힘도 많이 들어가서 힘을 빼고 자유롭게 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2003년 SBS ‘천국의 계단’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선 박신혜는 제11회 SBS 연기대상 아역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동안 ‘상속자들’, ‘피노키오’에 이어 ‘닥터스’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은 박신혜는 한류 스타로 잘 알려져있다.

그는 화려하거나, 예쁘게 꾸민 20대 여배우가 아닌 영화 배우로서 커리어를 넓히고 싶은 바람 역시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7번방의 선물’(2013) ‘사랑의 가위바위보’(2013) ‘상의원’(2014) ‘뷰티 인사이드’(2015) ‘형’(2016) 등으로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해온 그다. 경계선을 잘 넘나드는 박신혜 배우의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한다.

“광고에 나오는 예쁜 이미지 배우 혹은 한류스타로만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 드라마와 영화의 경계선을 잘 넘나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나는 실제로는 굉장히 털털하고 오히려 우악스러운 면도 있다. 활동적인 것도 좋아하고 불의를 보고 못 참는 성격이다. 이런 모습들을 보곤 ‘의외다’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더라. 좋은 자극제가 된 ‘침묵 ’배우들과의 작업으로 많은 걸 배웠다. 차기작은 열심히 찾고 있다.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