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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제빵기사 직고용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이승창 한국항공대 교수 (한국프랜차이즈학회장)
5,300여명 신규채용 어려워...합작사 설립 등 대안 찾죠

  • 2017-11-14 17:06:56
  • 사외칼럼 37면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경제교실]제빵기사 직고용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직접고용 시정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은 “이달 29일까지 고용부의 시정명령을 잠정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난 7일 밝혔습니다. 9월 고용부는 “파리바게뜨는 전국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 5,309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했죠. 그러면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1인당 1,000만원씩 총 530억여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직접고용 처분을 취소하고 시정명령도 중단시켜달라는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해결 방안을 찾을 시간을 얻고자 한 것입니다. 그러면 도대체 본사의 제조기사 945명을 포함한 직원이 총 5,200여명인 파리바게뜨에 어떤 일이 있었길래 고용부는 5,300여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지시한 것일까요. 이를 알아야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16년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등록 현황 기준 파리바게뜨의 전국 가맹점 수는 3,316개로 외식 업종 프랜차이즈에서 단연 1위입니다. 외식 업종은 단순히 물품을 판매하는 편의점 등과 같은 프랜차이즈업과 본질적으로 다른 면이 있습니다. 가맹점에서 가공을 거쳐 판매 상품을 완성하는 제조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추가 가공은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조 과정의 일부로 케이크나 빵 제조기사(또는 샌드위치나 커피 등을 담당하는 카페 기사)가 반드시 담당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가맹 사업이란 본사가 제한된 숫자의 직영점만 운영하는 것과 달리 가능한 많은 가맹점을 거느리면서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장을 확보하는 매우 현대적인 경영 방식입니다. 그런데 외식업은 앞서 언급했듯이 생활용품점이나 편의점 같은 단순한 물품 판매점이 아니므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전문 기사(제빵 및 카페)의 근무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전문 자격을 갖추고 실제로 제조 근무를 하는 가맹점주는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외식업 가맹본부의 입장에서는 외식업 가맹사업 희망자에게 어떻게 원활한 창업을 하도록 지원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첫 번째 방법은 전문 기사 인력을 파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파견의 경우 파견 대상 직종이 32개로 한정된 ‘파견법’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외식업의 경우는 시작부터 불법입니다. 파견법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 제조업 분야의 근로 문제를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오늘날 급성장한 외식업 분야의 근로 문제를 포함하지 못하는 면이 있죠.

[경제교실]제빵기사 직고용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 제빵기사 파견 왜 불법인가요

32개 파견허용 업종 포함 안돼

도급 계약 방식으로 고용했지만

본사 업무 지시 받아 불법 판정

☞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불법 도급 이어나가기 힘들고

운영방식 단번에 바꾸기 쉽잖아

본사·점주 3자 합작사 설립해

제빵사 채용하는 방안이 현실적

이처럼 파견법에서 제외된 외식 업종에서 전문 인력 지원이 가능한 두 번째 방법은 도급 방식입니다. 도급 방식이란 근로자가 수급사업체(협력사)로부터 업무 지휘 감독을 받으면서 도급사업체(가맹점)의 위탁 업무를 하는 것입니다. 가맹본부와 수급사 간에는 업무협정만을 맺고 수급협력사와 도급가맹점 간의 도급계약하에 거래가 이뤄지는 방식이죠. 따라서 근로자인 제조기사는 수급협력사와의 근로계약에 근거해 일하므로 수급사의 지휘 감독하에 근로를 제공하게 되는 셈입니다. 다시 말해 법에 따르면 수급근로자인 제조기사는 수급사업체와 업무협정을 맺은 가맹본부뿐 아니라 도급사업체인 가맹점주의 지휘 감독을 받으면 안 됩니다. 단지 수급사업체의 업무 지휘 감독만 받아야 하는 것이죠.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는 자기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수급근로자)에게 업무 지시를 전혀 할 수 없는 꼴입니다.

그런데 외식업은 재고가 발생하는 일반 제조업과 다릅니다. 점포 내 판매 현장에서 추가 가공 등과 관련해 전문 기사에게 업무 지시가 필요하면 반드시 수급협력사를 통해야 하는 법 아래 있으니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지요. 그럼에도 가맹본부가 직접 업무 지시를 카톡 등으로 한 것이 근거가 돼 이번에 고용부에서 불법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전후 사정이 어떻든 법적인 규제에 따르면 불법 지시를 한 것입니다. 이제까지 외식업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현실적으로 변칙 운영돼온 도급 방식이 파리바게뜨를 통해 이번에 불법으로 커밍아웃됐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945명의 기사를 고용하고 있는 회사가 5,300여명의 기사를 신규 채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과징금 수백억 원을 반복해 내며 불법 도급을 이어갈 수도 없을 것이고요. 또 파견도 여전히 불가능한 상황이고요. 설사 파견법을 고쳐 파견 운영이 가능하게 된다 해도 가맹점주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가맹점주도 개별사업자로 다른 사업자의 지시를 받는 직원을 자기 사업장에 상근시키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제 결정해야 할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장에라도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이 함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해 소요인력을 정상 가동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시일이 너무 촉박합니다. 이제까지 십여 년 이상 운영해온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보다 최소한 반년 정도라도 기일을 두고 충분한 협의 아래 탄탄히 준비할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급하게 먹은 밥은 체하기 십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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