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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김동연 부총리에 '경제정책' 제언] "규제·노동 경직성이 기업혁신 막아...정부, 고언에 귀 기울여야"

개인정보 때문 빅데이터 공유못해

4차 산업혁명서 원유 못캐는 꼴

잠재력 큰 어린기업 육성에 초점

재도전 가능토록 안전망 갖춰야

노동개혁 등 이분법적 접근 위험

박용만(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6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전문가 제언집을 전달하고 있다. /권욱기자




“당장 5년 후가 걱정이다. 사람 투자와 효율성 제고를 위한 혁신이 필수인데 금융·노동·인적자원 관련 제도는 여전히 구태에 머물러 있다.”

16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전문가 제언집’ 내용 중 일부다. 제언집은 ‘구시대적 보호막을 걷어야 한다’며 친노조적 노동 정책을 겨냥했고 ‘4차 산업혁명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제 현실’을 지적하며 규제 혁파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재계는 이번 제언집 전달을 계기로 정부가 경제정책의 방향성을 재점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 중견 업체 최고경영자(CEO)는 “국내에서 자수성가형 기업가와 혁신 기업이 드문 가장 큰 원인은 지나친 규제와 노동 시장의 경직성에 있다”며 “정부가 이런 고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임원도 “그간 경제단체가 정부의 기에 눌려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한 게 사실 아니냐”며 “정부가 실현 가능한 경제 정책을 입안하도록 쓴소리를 낼 때는 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혁신과 성장 위한 규제 개혁 절실=이번 제언집은 크게 4개 파트로 나뉜다. △체감경기와 경기 하방 리스크 △국가 간 경쟁 시대, 산업의 미래는 △고용노동부문 선진화 △기업의 사회 공공성 역할 강화 등이다. 제언집의 주 내용은 새 정부의 이분법적이고 노조 편향적인 경제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시장의 창의성 발현을 위한 규제 완화 등을 촉구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를 빌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질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언집은 기업들의 현실적 고민을 담았다. 가령 “빅데이터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공유를 못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원유를 못 캐는 것과 같다”거나 “한국은 의술과 교육열이 최고인데 이런 장점들을 서비스산업 발전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이 되레 좀비 기업을 양산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한 전문가는 “다수 정책이 늙은 기업의 연명을 돕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잠재력이 높은 어린 기업이 성장궤도에 들어가도록 정책구조를 바꾸고 재도전 가능한 사회안전망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언집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자산 1조원 이상 기업가 중 한국의 자수성가형 기업은 25.9%로, 전체 평균(69.6%·조사 대상 78개국)에 한참 못 미친다’는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제언집은 또 “한국은 세계 100대 사업모델 중 절반 이상이(57개사) 제대로 꽃피기 힘든 비즈니스 환경”이라는 맥킨지의 분석을 담아 규제 개혁을 요구했다.





◇노동 정책 등 이분법적 접근의 위험성 경고=최근 노동환경 변화에 대한 현장 목소리도 전했다. “저임금 근로자 배려는 이해하지만 고임금 근로자의 최저임금 수혜는 맞지 않다”는 기업의 목소리, “부의 편중 문제는 단순히 노사, 대·중소기업 간 대립 구도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 고언을 실었다.

제언집은 우리 노동 시장 지표에 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친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 방식이나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지만 우리는 저임금·장시간 근로에 의존하는 현 상태 유지에 급급하다”며 “기업이 혁신에 나설 수 있도록 시대착오적인 노동 시장 보호막을 없애는 일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회안전망 구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노동개혁도 가능해진다”면서 “숙련된 고용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국민을 지원하고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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