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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가벼워진 인문학] 책속에서 탈출한 인문학…아쉽다!

"문턱 낮춘 인문학

만인이 향유 할 수 있지만

인스턴트 지식 될라" 우려

백화점은 인문학 관련 강좌 늘리고

출판사 서적 이어 팟캐스트 제작 하지만

시장성에 취해 마케팅 수단 변질될수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문학, 재미있는 인문학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인문학의 문턱을 낮춰 만인이 향유할 수 있게 했다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인문학의 탈을 쓴 ‘인스턴트 지식’이 범람하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옥균 리더스가이드 대표는 “인문학을 손쉽게 ‘다이제스팅’하는 분야에 시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정 부분 누락이나 왜곡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최근 들어 시집을 찾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도 단순히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떠나 ‘스낵 인문학’ 열풍 속에서 정갈하고 단정한 문학적 소양을 쌓고 싶어 하는 독자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유행하고 있는 인문학 강좌들은 찬사와 우려의 경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인문학 열풍을 따라 요리와 에어로빅댄스 등 주부를 대상으로 한 취미 일변도에 머물렀던 백화점 문화센터의 강연 프로그램이 인문학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근래 3년 동안 인문학 강좌 수를 매년 20%씩 늘려 현재 33개 점포에서 총 500여개의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이번 겨울학기에 강남점·대구점·센텀점을 중심으로 인문학 관련 강좌가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연 신세계 아카데미 파트너는 “매년 인문학 강좌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해 인문학 강좌를 더 많이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문학 강좌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백화점들은 스타 강연자들을 내세워 인문학 강좌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올겨울 KBS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인 ‘명견만리’를 기획하고 직접 취재한 PD들이 강연자로 나서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판교점과 대구점에서 8회에 걸쳐 진행되는 강좌는 ‘정답사회와 일자리의 미래’ ‘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나’ 등의 제목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친 강연이 진행된다. 이외에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미술평론가의 ‘한양 5성과 5대 궁궐’을 다루는 강연도 이번 겨울학기 압구정 본점에서 진행된다. 롯데백화점은 구리점에서 오는 25일 배상훈 프로파일러를 초청해 사이코패스 범죄 등 프로파일링 사례를 통해 범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돕는 강연을 진행한다.

출판가에서도 인문학 열풍을 비즈니스에 연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볍게 즐기는 인문학 시장의 수요가 만만찮다는 점을 간파한 서점들은 명사를 초빙한 오프라인 강연을 고객층 확대의 무기로 삼고 있다. 교보문고는 올해 3월부터 ‘인문학 석강(夕講)’이라는 테마를 시리즈로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프로그램 역시 독도 문제와 우주과학·문학 등으로 매우 폭넓다. 지난 9일 ‘소설가의 자화상’을 주제로 열린 장강명 작가의 강연에도 220명이 넘는 청중이 몰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인문학 서적을 주로 찍어내는 출판사들은 팟캐스트를 독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통로로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출판사가 직접 방송을 제작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한 만큼 자사가 펴낸 서적에 대한 A부터 Z를 팟캐스트에서 상세히 짚으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휴머니스트다. 이 회사는 2014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뒤 현재 ‘독자적인 책수다’라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어 자사의 도서를 청취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황서현 휴머니스트 편집주간은 “예를 들어 챕터가 10개라면 한 주에 한 챕터씩 저자가 직접 책을 씹어먹듯 설명해주는 방송”이라며 “청취자들의 호응이 실제 도서 판매량으로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팟캐스트의 퀄리티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은영·나윤석·변수연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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