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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의 미래와 도시재생] 美 리츠, 보유자산만 6만개..대형 개발 이끌며 도심에 활기

<하>도시를 바꾸는 리츠





자산가치 높이려 도시재생에도 참여

오피스·리테일·주거까지

선제 투자로 자산가치 높여

친환경·지배구조 개선 등

지속가능성 이슈에도 관심



#뉴욕 맨해튼 31~33번 스트리트, 8~9번 애비뉴 사이. 펜스테이션과 메디슨 스퀘어가든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는 ‘팔리 포스트 오피스 빌딩’. 1912년에 지어진 이 유서 깊은 우체국 빌딩은 인근 펜스테이션과 연결되는 초대형 기차역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만 16억달러이며, 이 중 5억 7,000만달러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리츠인 ‘보네이도 리얼티 트러스트’가 설립한 합작회사 엠파이어스테이트디벨롭먼트(ESD)가 투자한다. ESD는 8만 5,000㎡에 달하는 업무 및 상업 시설을 개발할 계획이다. 뉴욕 최대의 도심지 재개발 프로젝트에 리츠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보네이도는 팔리 포스트 오피스 빌딩 외에도 펜스테이션, 타임스퀘어, 유니온스퀘어, 5번가 등 맨해튼 전역에서 다수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거나 향후 추진할 예정이다.

또 미국 최대의 리츠 회사인 SL그린은 현재 맨해튼 그랜드 센트럴 역 바로 옆에서 ‘원 밴더빌트’을 개발하고 있다. 이 빌딩은 높이 426m, 58층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원 월드트레이드센터, 록펠러센터 등 뉴욕을 상징하는 빌딩에 버금가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펜스테이션 맞은편에 위치한 ‘팔리 포스트 오피스 빌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리츠인 ‘보네이드 리얼티 트러스트’가 뉴욕시와 함께 총 사업비만 16억달러에 달하는 팔리 포스트 오피스 빌딩을 재개발해 오피스·리테일 등 복합시설이 들어가는 초대형 기차역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사진=고병기기자


이처럼 미국의 리츠는 도시의 다양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도시의 풍경을 크게 바꿔 놓고 있다. 보네이도의 경우 펜스테이션 인근에 9개의 자산을 소유하면서 복합개발과 재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으며, 이외에도 타임스퀘어, 소호, 5번가 등 뉴욕시에서 낙후되었거나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의 오피스나 리테일, 주거 시설에 투자해 도심을 다시 활기찬 공간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프로젝트들이 다수 있다. 캐서린 크레스웰 보네이도 인베스터릴레이션(IR) 디렉터는 “지난 2005년 준공된 731 렉싱턴 애비뉴 오피스 빌딩의 경우에는 당시만 하더라도 주변에 그 같은 대형 오피스 빌딩이 없었으나 완공 후 블룸버그 본사가 임차를 하면서 인근 지역이 활성화되기도 했다”고 설명하면서 “도심 재개발 사업은 정부와 시, 민간기업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공모 상장 리츠로서 투자자들에게 일관성 있는 배당과 자본소득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포토폴리오에서 개발 프로젝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리변화와 부동산 시장의 사이클 변화 등 외부 리스크를 고려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리츠가 자연스럽게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 이유는 가능성 있는 지역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개발하면 장기적으로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시장의 사이클 변화로 수익률이 떨어진 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철저하게 투자 수익률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얘기다.

티에리 페레인 웰스파고 리츠 애널리스트도 “리츠가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적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시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최근 들어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부동산 시장에서 중요한 수요자로 부상하면서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최근 미국에서는 인구구조의 변화, 이커머스(e-Commeerce) 등의 발달 등으로 이와 관련된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5년 간 주식형(equity) 리츠의 기업공개(IPO) 현황을 보면 물류센터가 6개로 가장 많고 주거시설(3), 헬스케어(3) 관련 리츠가 많이 상장되었다. 반면 전통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피스는 1개, 리테일은 2개 상장하는 데 그쳤다. 또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자산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인프라스트럭처(32.61%)가 가장 높으며, 데이터센터(31.22%), 물류센터(20.27%), 주거시설(7.98%), 오피스(0.96%), 리테일(-14.37%)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자연스레 리츠가 투자하는 자산이 달라지고 이를 통해 도시와 지역 사회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리츠가 보유한 자산이 5만 9,000여개, 자산 가치가 1조 4,00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츠 회사들의 투자 전략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있다.

팔리 포스트 오피스 빌딩 재개발 후 모습 /사진=SOM 홈페이지


리츠가 단순히 부동산 개발과 투자를 통해서만 도시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리츠는 도시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실제 지난 10년 간 미국 리츠업계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화두 중에 하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와 지속가능성 이슈다. 리츠가 소유한 자산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물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 등을 줄이는 등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들이 임차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자산의 수익률까지 높여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작성하는 리츠들도 늘고 있다. 특히 규모가 큰 리츠일수록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리츠협회에 따라면 시가총액 100억달러 이상인 리츠의 63%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반면 시총 50억~100억달러의 리츠 중에서는 15%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내고 있다.

/뉴욕·워싱턴DC=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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