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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농업 생명공학에 IT·BT 접목 '원천기술 개발' 적극 지원"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종자수출 전략품목 만들고 해외생산 기지 구축해 경쟁력 강화

논 이용 밭작물·사료 재배 확대...쌀 수급 안정·적정생산 유지

한미FTA 파급효과 큰 49개 작목 선정, 개방 확대에도 대비

라승용 농진청장




/대담:윤종열 사회부 지방총괄본부장 yjyun@sedaily.com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하는 연구들이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수출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고 농업인 소득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라승용(사진)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16일 전주시 농진청 청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농가소득 연간 5,000만원 시대를 실현하려면 농가소득을 창출할 새로운 기술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라 청장은 고졸 9급으로 출발해 차관급까지 오른 입지전적 공무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농진청 차장에서 물러난 그는 6개월 동안 학계·산업체·농업인 등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를 만나면서 농진청과 농업·농촌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이때 농진청이 농업인 소득 향상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기관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올해 7월 농진청장으로 돌아온 그는 “우리 농업이 살길은 기술력이 접목돼야 한다”며 “연구개발(R&D)을 통해 농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첨단산업으로 육성해나가는 정책을 펼쳐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임 청장의 지휘에 따라 농진청은 연구체계 방식과 조직문화를 혁신하기로 했다. 라 청장은 “농진청 전체 R&D 개편안을 검토해 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닌 꼭 필요한 연구를 해서 농업 현장으로 가도록 할 것”이라며 “사전에 특허 시장성을 조사하고 가능한 연구과제를 채택해서 최대한 연구성과를 높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한국의 농업 미래를 책임지는 연구기관으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부터 2016년까지 독자적으로 응용기술사업을 진행해 논문 1만2,484건과 산업재산권 7,554건(출원 4,720건, 등록 2,834건), 기술이전 4,286건(유상징수 2,364건, 무상 1,922건)의 성과를 보였다.

옛날부터 농업은 ‘종자가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라는 얘기가 있다. 라 청장은 이와 관련해 “종자를 많이 가진 나라가 세계를 움직이게 된다”며 “이미 세계 각국들은 종자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지 오래됐다”며 종자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종자 산업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5위 농업유전자원 확보(2,549종, 24만9,916자원)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세계 종자 시장은 4억68만달러 규모지만 국내 종자 시장은 세계 시장의 1%인 4억3,000만달러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라 청장은 종자 시장 확장을 위해 “수요자 맞춤형 유전자원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종자수출 전략품목 개발과 해외생산기지 운영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개발된 종자 수가 많아질수록 로열티 지급은 줄어든다. 우리나라가 종자 개발로 해외에 지급해오던 로열티는 지난 2013년 72억원에서 지난해 80억원으로 크게 늘지는 않았다.



라 청장은 종자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이미 지난 1월 중국 현지에 국화 ‘백마’ 품종 생산을 위한 생산기지를 설립했다”며 “판로 다양화를 위해 내년 2월까지 일본 수출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유전자변형(GM)과 관련해서는 작물개발사업단을 해체했지만 종자 산업의 미래와 직결되는 만큼 연구는 계속된다. 라 청장은 “GM 연구는 기존 육종기술로 해결이 어려운 기상이변 등에 대응한 최첨단 육종기술로 전 세계가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기술개발에 10년 이상 걸려 위기가 닥쳤을 때 준비하면 늦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GMO 기술을 가져다 쓸 때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한 GM 작물의 일반 재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알권리 강화를 위해 매년 초 시험재배 계획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농진청은 앞으로 쌀 수급 안정과 적정생산을 위해 논이용 밭작물과 사료작물 재배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가공전용 쌀 품종 개발로 가공 산업 활성화를 통한 쌀 소비 촉진을 꾀하기로 했다. 라 청장은 “기능성 쌀을 이용한 혈당 개선 및 다이어트 식품소재, 영유아 및 노인식용 기능성 선식, 쌀 음료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CJ·농심·대상 등 20업체와 공동으로 컵밥·냉동밥 등 쌀 가공제품 상품화 지원에 나선다”고 말했다.

농진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도 대비하고 있다. 한미 등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해 국내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는 49개 작목을 선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1,467억원을 투자했으며 내년에도 FTA 대응 기술개발에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라 청장은 “FTA 확대에 따라 농산물 수입 물량도 늘겠지만 수출 기회도 많아서 수출 애로 해결을 위한 기술개발과 현장지원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라 청장은 미래농업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IT나 BT를 접목한 농업생명공학 원천기술도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황기·지치 추출물 이용 관절건강 개선 소재, 누에고치 이용 치과용 차폐막, 실크단백질 이용 3D 프린팅 의료용 소재, 왕지네 유래 아토피화장품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농진청이 농업기술 개발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농진청은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반려동물 1,000만마리 시대에 발맞춰 반려동물 산업화 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반려견 시장은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6조원까지 급성장하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4가구 가운데 1가구(457만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지난해 국내 시장의 70%(2,053억원) 이상을 수입 브랜드가 차지했다.

라 청장은 “세계 최초 반려동물 집밥 만들기 프로그램과 영양소 및 에너지 함량 기반 맞춤형 DIY 사료를 제조하겠다”며 “애견카페, 반려동물 사료 분야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분자·쌀·곤충 등을 활용한 기능성 프리미엄 반려견 사료 개발과 함께 혼자 있는 반려견을 위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장난감 등 용품,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과 반려견 활용 동물 매개 교육모델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라 청장은 인터뷰 내내 농업인과 국민을 위한 헌신봉사의 자세로 외부로는 고객중심, 내부적으로는 스마트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싶다며 강한 소신을 보였다.

He is

△1957년 전북 김제 △1976년 김제농고 △2004년 고려대 원예학 박사 △1976년 농림부 국립농산물검사소 △1981년 농업진흥청 농약연구소 농약생물과 △2001년 농진청 호남농업시험장 식물환경과장 △2005년 농진청 공공기관지방이전지원단장 △2007년 농진청 연구개발국장 △2008년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 △2012년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장 △2013~2016년 농진청 차장 △2017년 전북대 석좌교수 △2017년 7월~ 농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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