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특별인터뷰] 최신원 회장 "그룹 모태 SK네트웍스, 반석에 올리는 게 내 꿈"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변해야 산다...시설·기능 집적화로 최고 편의성 제공"

주유소에서 스마트폰 팔고 렌터카도 가능하게 할 것

전자·타이어 등 복합화 가능한 사업 추가 인수 검토

내년 3월 재오픈하는 워커힐 호텔도 관광 명소 육성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SK 명동빌딩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권욱기자




대담=홍준석 산업부장 jshong@sedaily.com

지난 17일 서울 중구 SK 명동빌딩 13층. 최신원(사진) SK네트웍스 회장의 집무실은 특별한 아우라가 풍겼다. 책상 위 명패(名牌)부터 독특했다. 해병대 출신답게 해병대의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 배경에 황금색으로 ‘SK네트웍스 회장 최신원’이라고 쓰여 있다. 집무실 전면 벽에는 부친인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책상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대기를 다룬 일본 대하소설 ‘대망(大望)’이 놓여 있었다. SK그룹 창업자인 고 최종건 회장의 차남으로 그룹의 큰 형님다운 집무실처럼 느껴졌다. 인터뷰 내내 자신감 있는 어조로 경영구상을 밝힌 최 회장은 그룹 모태로서 SK네트웍스가 가져야 하는 책임감부터 강조했다. 최 회장은 “부친도 여기(SK네트웍스)에서 시작해 계열사를 인수해 그룹을 키웠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SK네트웍스를 반석 위에 잘 다져놓는 게 내 꿈이자 목표”라고 말문을 텄다. 그는 그러면서 공유사업과 관련한 구상을 하나둘 풀어놓았다. 최 회장은 “주유소에서 렌터카도 빌리고 기름도 넣고 하는 식으로 시설과 기능의 집적화를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편의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구상은 주유공간을 모든 서비스가 가능한 구심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과 맥이 닿아 있다. 그는 “주유소 내에 편의점, 정보통신 단말기 대리점도 집어넣어 주유소에서 웬만한 업무를 다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주유소 수가 줄어드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주유소를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생각이에요. 그렇게 하려면 SK네트웍스의 개별 사업을 분리해서는 희망이 없습니다. 이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해 4월 SK네트웍스 대표로 복귀했다. SK네트웍스 경영자로 다시 등판하면서 내건 화두는 복합화. 이는 선택과 집중을 기반으로 한 사업재편을 필연적으로 동반했다. 실제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SK그룹의 모태인 직물 사업에 뿌리를 둔 패션 사업을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했다. 또 올 들어서는 액화석유가스(LPG) 충전 사업을 SK가스에 팔았고 주유 도매 사업은 SK에너지에 양도했다. 이제 SK네트웍스는 직영 주유소 500여개만 운영한다. 확보한 실탄으로 동양매직(6,100억원)을 사들여 가전 렌털 사업에 진출했다. 최 회장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여러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며 “특히 전자·타이어 등 주유소와 복합화가 가능한 사업의 추가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서울 광장동 언덕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워커힐호텔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앞서 SK네트웍스는 40년 넘게 써온 ‘쉐라톤’이라는 간판도 뗐다. 그는 “내년 3월 워커힐호텔을 새로 오픈하기 위한 재공사가 한창”이라며 “현재 더글라스하우스(별관)와 피자힐 등의 부대시설을 다 뜯어고치고 있는 만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최장의 인피니티 풀과 최고급 스파 시설도 들어선다”며 “싱가포르의 명물인 마리나베이샌즈를 능가하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 명동 SK빌딩 13층에 마련된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집무실 안 책상 모습. 각종 서적과 함께 전면에 놓여 있는 가족사진과 해병대 사령관 명패처럼 제작된 ‘SK네트웍스 회장 최신원’ 명패가 눈에 들어온다.




최 회장이 아무리 원대한 포부를 가졌다 해도 이를 실행하는 것은 임직원들이다. 최 회장도 이를 잘 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실적 부진, 면세점사업권 박탈 등과 같은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일까. 최 회장은 “위축된 직원들을 토닥거리고 신바람 나게 일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내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1층 로비를 3,700여권의 서적을 갖춘 카페로 만드는 등 본사 건물 리노베이션을 마친 것도 이런 인식의 연장선에 있다. 최 회장은 “원래 임원들이 쓰던 사무실 내 창가 자리를 모두 직원들에게 내줬다”고 소개했다. 이뿐 아니다. 최근에는 사업 부문별로 목표액을 정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 두둑한 포상도 내걸었다. 최 회장은 “임직원 스스로 변화하려는 의지를 부추기기 위한 것”이라며 “실적 목표를 이룰 경우 사업 부문별로 1억~2억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때문인지 올해 매출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웃었다.

‘사업재편을 필두로 한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비장한 답이 돌아왔다. “절대 빠르지 않아요.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워집니다. 더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최 회장이 이처럼 독하게 변화를 갈구하는 것은 인터뷰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SK네트웍스의 도약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는 부친인 최종건 창업주가 창업한 ‘선경직물’이 출발점이다. 이후 선경㈜·SK상사·SK글로벌로 사명이 계속 바뀌었지만, 여전히 SK그룹의 모태라는 직원들의 자부심과 긍지는 대단하다. SK네트웍스에 대한 최 회장의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 회장은 “그룹에서 우리부터가 더 분발해야 한다”며 “회사를 다시 잘 다듬어 그룹의 시작점 역할을 했던 과거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놓아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재계의 어른으로서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감도 표명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괜찮아 보이지만 한 꺼풀만 벗겨 보면 살얼음판 같다는 인식이다. “내년에 경제가 어떻게 될지 걱정입니다. 기업인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경제도 희망이 있어요.”

최 회장이 일면식도 없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처를 위한 탄원서 제출을 경기도 상공회의소 회장단과 긍정적으로 논의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기도 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인들이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직의 어려움 등으로 실의에 빠진 젊은이에 대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열정과 배움의 정신만 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신념이다. 최 회장은 “돌이켜보면 열정을 갖고 꾸준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다”며 “A, B만 고집하지 말고 한 단계 낮더라도 C부터 들어가 일을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리=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