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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中에 잡히고, 유통은 규제에 막히고...한국산업 위기 경고음

국내외 경제·산업 분석기관들이 세계 무대를 주름잡던 우리 주력산업이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던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추격자인 중국이 우리 기업의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고 ‘아마존 쇼크’로 혁신의 물결이 거세지는 유통업은 선진국과 격차가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한국 산업이 저물고 있지만 정부의 큰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는 조언이 뼈아픈 대목이다.

클락슨 보고서 “한국 초대형선 독주 체제 끝났다”

8,000TEU급 컨테이너선 중국이 36% 가져가

中 전폭적 금융지원...한국 따라잡는건 시간문제







“한국 독주 체제가 끝났다(Not just a one horse race).”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가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시장에서 한국은 이제 절대 강자가 아니라는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20일 클락슨은 11월 보고서에서 “올해 대형 컨테이너 시장이 더 크게 개편됐다”며 “특히 한국의 입지가 눈에 띌 만큼 축소된 것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클락슨은 올해 11월 기준 전 세계 컨테이너선 수주잔량은 28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선 1개), 368척으로 업황이 정점이던 2008년 7월과 비교해 58% 줄었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세계 조선업이 발주 가뭄에 시달린다는 의미다.

특히 클락슨은 추격자 중국과의 수주시장에서 ‘(한국이) 접전을 벌였지만 졌다(Pipped at the post)’는 표현까지 썼다. 8,000TEU급 이상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락슨은 “한국은 2008년~2016년 8,000TEU급 이상 대형선 시장 주문의 56%를 수주했다”며 “하지만 올해 5월에 처음으로 중국과 일본에 처음으로 수주기록을 역전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올해 8,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가운데 36%를 가져갔다”며 “앞으로 또 한편 중대한 개편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수주 점유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우리 조선업이 중국에 완전히 따라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금융지원과 낮은 인건비, 기술력 향상으로 중국은 올해 8월 우리 조선 3사를 제치고 2만TEU급 컨테이너선을 따냈다. 11월엔 해양플랜트도 싱가포르업체가 우리 기업들을 제치고 수주했다.

중국보다 연구개발(R&D)을 소홀히 한 결과 산업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선진국이 하는 크루즈선, 고급 조선기술 등을 갖추지 못한 채 중국만 따돌리면 된다는 생각이 산업 생태계를 망쳤다”며 “R&D는 대기업만 하고 중소기업은 기술력을 잃었고 큰 그림을 못 그린 정부의 정책 혼선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경연 보고서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

유통 200개 기업 전체매출 美 코스트코보다 작아

정부·국회선 추가규제 할 궁리만...정책 지원 절실





우리나라 유통업 상위 200개 기업의 매출을 다 더해도 미국 코스트코 1개사의 매출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유통업의 육성은커녕 새로운 규제만 고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 보고서를 발표했다. 유통은 전체 산업에서 고용 비중이 평균(4.8%)의 3배인 14.2%로 전기전자(6.9%)의 두 배나 된다. 복합쇼핑몰 1개가 특정 지역에 입점하면 5,000~6,000명의 상시 고용 인력을 포함해 약 1만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생긴다.

세계 유통시장은 공룡 아마존을 필두로 유통 혁신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파도 앞에서 우리 기업들은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유통 200대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128조4,000억원으로 미국 코스트코 1개사(137조8,000억원)보다 작다. 월마트(563조원)의 5분의1, 아마존(157조원)의 81%에 불과하다. 포춘500대 기업 기준 미국의 월마트(4,858억달러)와 유통 대표기업 롯데쇼핑(254억달러)의 매출 차이는 19.1배. 건설 대표기업(6.1배)과 정유(3.7배), 철강(1.4배)에 비해 유독 유통업의 경쟁력이 낮다는 의미다. 소셜커머스와 인터넷쇼핑 등과 전선이 넓어지면서 국내 유통 상위 200대 기업의 최근 4년간(2012~2016년) 영업이익은 24.8%, 순이익은 40.5%나 줄었다. 여기에 정부의 외교참사로 인해 중국이 가한 무차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상흔도 깊다.

한경연은 이런 가운데 정부와 국회가 낡은 패러다임으로 추가 규제를 논의하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국회에선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과 영업제한 시간을 확대하고 규제대상도 대형마트에서 복합쇼핑몰·백화점·면세점 등으로 늘리는 법안 28개가 계류 중이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일본 등은 유통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세계 유통시장은 국경 개념이 사라져 전 세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열려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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