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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함정(艦艇)공원





미국 뉴욕 맨해튼 허드슨강의 서쪽 부두에는 거대한 항공모함 한 척이 자리 잡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3년 태평양전쟁에 투입돼 활약한 ‘인트레피드(Intrepid)’호다. 길이 266m, 폭 45m로 축구장 2.5배에 달하는 위용을 자랑하는 이 항공모함은 뉴욕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한곳이다. 1974년 퇴역 이후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으로 개조돼 1982년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는 2차대전 당시 미군이 사용했던 전투기는 물론 베트남 전쟁 때 미군의 주력 헬기였던 UH1H,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등의 실물이 전시돼 미국의 해양·항공기술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실물 항공모함이다 보니 2001년 9·11테러 때는 일부 언론이 테러 직후 실제로 항공모함을 뉴욕에 배치한 것으로 보도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퇴역군함을 박물관으로 활용해 명소가 된 곳으로는 영국 런던 템스강에 떠 있는 벨파스트(Belfast)도 빼놓을 수 없다. 타운급 경순양함인 벨파스트 역시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전한 군함이다. 한국전쟁에도 투입돼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많다. 건조 당시 전 세계 순양함 중 가장 가벼워 뛰어난 기동성을 지녔던 것으로 평가받았다. 퇴역 이후 1971년부터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 한강에도 3척의 퇴역 해군함정이 닻을 내렸다. 서울시가 22일 망원한강공원에 조성해 문을 연 ‘서울함공원’에는 1,900톤급 호위함 ‘서울함’과 150톤급 고속정 ‘참수리호’, 178톤급 잠수정 ‘돌고래’ 등이 전시돼 있다. 서울함은 국산 전투함의 시대를 연 주역으로 1984년 취역 이후 줄곧 해양을 지켜오다 2015년 퇴역했다. 참수리호는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군의 기습도발로 침몰한 고속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시가 망원한강공원에 함정(艦艇)공원을 조성한 것은 이 일대가 조선시대 수군 훈련장이자 1866년 병인양요 때 피에르 귀스타브 로즈 제독이 프랑스 군함을 끌고 진출했던 양화진 부근이라는 역사적 의미 때문이라고 한다. 고철이 될 뻔했던 퇴역함들이 제2의 삶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반갑다. 서울함공원이 살아 있는 안보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두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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