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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장애 치료제 시장 '핑크빛' 물들까

<제약사 여성용 치료제 잇단 도입>

광동, 美팰러틴과 독점판매 맞손

종근당도 2019년 정식출시 준비

세계 최초 '애디'는 부작용 논란 속

美서 판매 부진…신시장 창출 주목





국내 제약사가 잇따라 글로벌 제약사와 손잡고 여성용 성욕장애 치료제 출시에 나서면서 이른바 ‘핑크 비아그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앞서 세계 최초로 출시된 치료제가 효능 미달과 부작용 논란으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신약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미국 팰러틴테크놀러지스와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성분명 브레멜라노타이드)의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펠러틴은 현재 임상 3상시험을 완료했으며 내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광동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2021년쯤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성욕장애로 진단받은 폐경기 전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성적 욕구 개선과 안전성 모두에서 효능을 인정받았다”며 “전체 여성의 15%에 이르는 국내 여성 성욕저하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에는 종근당이 미국 에스원바이오파마와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의 국내 판매를 위한 업무협력을 맺었다. 에스원바이오파마가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신약은 항우울증 치료제 주로 쓰이는 부프로피온과 트라조돈 성분의 복합제다. 오랜기간 의약품으로 쓰였던 성분인 만큼 부작용이 적어 안전성에서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앞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성욕장애를 겪는 여성환자의 76%에게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국내에서 추가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뒤 2019년부터 정식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월경전증후군 치료제와 갱년기 치료제에서 강점을 보이는 만큼 성욕장애 치료제로까지 영역을 넓혀 여성질환 전문 제약사로서의 위상을 다지겠다는 포석이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가 세상에 등장한 지 20년에 이르지만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의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다. 지난 2015년 미국 바이오기업 스프라우트가 ‘애디’를 출시하며 시장을 열었다. 당시 FDA가 세계 첫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로 허가하면서 애디는 ‘여성용 비아그라’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화제를 모았다.



애디가 미국에서만 200만명에 달하는 여성 성욕장애 환자를 치료할 획기적인 신약으로 부상하자 개발사인 스프라우트는 같은 해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에 10억달러에 인수됐다. 당시 바이엘, 화이자, P&G 등 글로벌 제약사가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면서 몸값이 크게 뛰었다.

하지만 출시 2년이 흐른 애디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임상시험에서 여성 환자 37%에 효능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효능은 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졸음, 저혈압, 의식 상실 등의 부작용도 여전히 논란 중이다. 비아그라와 달리 매일 복용해야 약효를 볼 수 있고 술과 함께 먹으면 부작용을 심해진다는 게 단점이다.

출시 당시 20억달러 이상의 연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빗나갔다. 지난해 애디의 미국 판매량은 1,000만달러 수준에 그쳤다. 애디가 부진을 거듭하자 밸리언트는 이달 초 스프라우트를 다시 창업자에게 매각하고 시장에서 손을 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여성의 성욕장애는 신체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남성용 치료제에 비해 훨씬 개발이 어려운 분야”라며 “다만 현재 임상시험 중인 신약이 상용화 이후 경쟁력을 입증해낸다면 ‘비아그라’에 버금가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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