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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락가락 제주2공항, 신고리 원전 전철 밟을라

국토교통부가 그제 제주 제2공항의 사업지 선정 타당성을 재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이 반발하자 입지 선정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미 끝난 타당성 검토를 다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기된 의혹들을 내년 6월까지 조사하는데 검증과정에서 중대 오류가 발견되면 건설계획이 아예 백지화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결정에 대해 정부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와 투명한 갈등 관리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갈등 해소는커녕 오락가락 행정에 되레 갈등만 커질까 걱정스럽다. 무엇보다 제주 제2공항은 2년 전 국토부가 이미 타당성 용역을 실시한 후 건설하기로 확정한 사안이다. 지난해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벌인 결과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까지 내렸다.

이렇게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안된 정책을 번복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앞으로 SOC 건설을 둘러싼 논란에 나쁜 선례가 될 수도 있다. 국토부는 주민 반발 등을 배경으로 들지만 최초 건설 결정 당시에도 주민 반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처럼 현저한 상황변화가 없는데도 타당성 재조사를 밀어붙일 태세니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이전 정부에서 정해진 사업이라고 손바닥 뒤집듯 하면 지속 가능한 정책이 나올 리 만무하다. 정책의 신뢰만 떨어뜨리고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같은 일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 현안마다 이런 식으로 정책이 추진될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절차적 투명성을 명분으로 구성된 신고리원전공론화위원회가 얼마나 많은 사회적 낭비를 초래했는지 경험하지 않았는가. 제주 2공항 타당성 재조사도 소모적 논란을 일으켜 갈등을 깊게 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아직 용역 발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철회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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