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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ory]6년에 20억 벌고 떠난 셀트리온 임원 …주가 잭팟에 바이오맨 "회사 떠나요"

셀트리온·신라젠 등 스톡옵션 행사로 수백% 수익

우리사주 직원들도 대박…"목돈 기회" 사표 만지작

"잘나갈때 팔아야"…전성기 바이오업계 퇴사 러시





#.지난 9월28일 셀트리온을 퇴사한 장윤숙 전무.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했다. 정 전무의 셀트리온 재직기간은 7년(2010년 8월1일∼2017년9월28일) 정도다. 장 전무는 퇴사하기 한 달 전인 8월18일 스톡옵션으로 받은 1만4,106주(주당 3만2,396원)를 행사했다. 행사금액은 4억5,697만원. 장 전무는 8월 25일과 28일 이틀간 셀트리온을 주당 각각 11만4,600원, 11만3,350원에 4,000주를 팔아 마련한 4억5,670만원으로 원금을 다 갚았다. 남은 주식은 1만106주. 8일 종가로 19억8,178만원을 챙겼다.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대박을 터뜨리며 회사를 떠나겠다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셀트리온의 경우 이유는 다르지만 1년 안팎으로 장 전무를 비롯해 램시마의 미국 출시를 이끌었던 김명훈 부사장, 법무와 신규투자 담당이던 조강희 부사장 등이 회사를 떠났다. 조 전 부사장도 회사를 떠나며 스톡옵션 6,406주를 챙겼다. 8일 종가로 원금을 제외하고 10억원이 남는다. 고위 임원들에 이어 일반 직원들도 “주가가 올랐으니 이제 회사를 떠날까”라는 말을 공공연히 던진다. 고생고생하다 이제 한국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났는데 웬 퇴사냐고 하지만 퇴사 후 당장 생기는 현금이 상상을 초월한다면 생각은 달라진다.

2005년 상장 당시 4만원대이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최근 22만원을 찍은 후 20만원을 오가고 있다. 코스피 이전 이슈에다 램시마의 미국 판매 등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말 그대로 셀트리온의 주가는 현재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바이오업체의 특성상 무에서 유를 일궈 이제 그 열매를 수확하는 시점에 셀트리온 임직원들이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는 돈이다. 보유한 우리사주를 잘나갈 때 팔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버블을 경험했던 차·부장급 직원들에게는 미련 때문에 매도 시점을 놓쳐 빚이 된 우리사주가 상장폐지 된 아픔이 있다.



셀트리온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3만원대에 우리사주 청약을 실시했다. 9월 말 현재 우리사주는 109만8,738주. 청약 원금을 제외하고도 8일 종가 기준 1,825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또 셀트리온은 2009년부터 해마다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올해 초에도 임직원 48명에게 스톡옵션 46만여주를 부여했다. 회사의 통 큰 주식 배분이 임직원들의 퇴직을 고민하게 만든 셈이다.

바이오 업계를 비롯해 스타트업 기업의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는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로 통한다. 물론 잘되면 대박이지만 주가가 안 좋으면 우리사주 청약금을 퇴직금으로 갚아야 한다. 우리사주는 근로자가 자기 회사나 지배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제도다. 직원들이 회사 주주로서 배당금 등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손실은 고스란히 직원들의 몫이다. 우리사주는 통상 보호예수가 1년이지만 퇴사를 하면 바로 차익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은 주가 급등 후 직원들이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신라젠·셀트리온헬스케어·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는 직원들이 늘었다. 해당 회사 측은 퇴사자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이미 5배 이상의 차익으로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직원들이 퇴사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신라젠은 지난해 상장 당시 41명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60만주를 배정했다. 주당 1만5,000원, 청약률 100%를 달성했다. 직원 1인당 평균 1만4,634주, 2억1,951만원꼴로 매입했다. 8일 종가(9만1,200원)를 고려하며 현재가치는 13억원이 넘는다. 신라젠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풀린 이달 6일 13만7200주의 주인들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종가는 9만8,300원으로 우리사주 청약가격 대비 6배가 넘는 금액이다. 신라젠은 또 100명 임직원과 계열사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차익만 약 4,700억원으로 장부가이긴 하지만 1인당 47억원의 천문학적인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리사주 204만7,193주의 보호예수가 풀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상장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000여명에게 공모가인 13만6,000원에 우리사주 330만8,261주를 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꾸준히 상승, 우리사주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179%, 단순차액은 5,440억원에 달한다. 올 7월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우리사주에 84만7,906주 청약이 이뤄졌다. 100여명이 주당 4만1,000원씩 1인당 평균 3억4,700만여원을 넣었다. 최근까지 수익률은 90.0%. 이미 원금은 벌었다. 보호예수는 내년 7월까지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셀트리온 등 현재 가장 전성기를 구가하는 바이오업체들의 퇴사자가 늘고 있다”면서 “주가상승으로 목돈 마련의 기회를 얻은 직원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지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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