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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살바토르 문디’





2013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의 관광 명소인 스포르차성을 수리하던 시청 직원들이 벽에 숨겨져 있던 그림을 발견했다. 작품을 감정했더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오랜 후원자였던 루도비코 스포르차의 성에 머물며 그린 ‘사라 델레 아세’ 천장화 장식의 일부였다. 이곳은 한때 오스트리아군의 마구간으로 사용되는 등 방치돼온데다 하얀 도료로 덧칠돼 작품이 뭉개진 곳도 적지 않았다. 표면을 긁어냈더니 다빈치가 채색하지 않아 미완성 단계인 초벌 그림으로 판명됐다.

여러 분야의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르네상스의 거장 다빈치는 한 작품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새 작품에 정열을 쏟는 바람에 현재까지 알려진 완성 작품은 20여점에 불과하다. 이 중 ‘살바토르 문디’는 예수를 그린 유화로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다빈치의 유일한 작품이다. 1500년경 프랑스 루이12세의 주문으로 제작된 것인데 파란 옷을 입은 예수가 왼손에 크리스털 볼을 들고 오른손 손가락 두 개로 축복을 기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영국 찰스1세의 소장품이었다가 몇 차례 경매에 부쳐지면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살바토르 문디’는 한때 다빈치의 제자들이 그린 것으로 평가돼 1958년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45파운드(약 7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수집가 로버트 사이먼은 2005년 비교적 덧칠이 덜한 오른손을 보고 진품임을 확신하고 비로소 세상에 빛을 보게 만들었다. ‘모나리자’처럼 꼼꼼하고 연하게 덧칠하는 스푸마토 기법이 뚜렷한데다 주도면밀하고 즉흥적인 기법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서 위작 논란을 제기할 만큼 과도한 복원 작업을 거치는 바람에 진위를 둘러싼 논란은 좀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뉴욕 경매에서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억5,030만달러(약 5,000억원)에 팔린 작품의 실구매자가 아부다비 문화관광부로 밝혀졌다. 아부다비 정부는 지난달 문을 연 아부다비 루브르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다빈치는 생전에 “회화는 모든 과학의 총체로 세상을 알게 하고 세상을 창조하게 한다”고 말했다. 천재의 걸작이 이제 세상에 나온다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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