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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2017결산:예능] ‘프듀2’ 워너원·김생민 신드롬, 나영석은 不敗

올해는 역대 가장 많은 장르의 예능이 쏟아져 나왔고, 그만큼 경쟁도 뜨거웠다. 과거 먹방, 쿡방의 유행을 지나 지난해 ‘관찰예능’이 장기 인기를 지속했다. 이제는 관찰예능이 기본 포맷으로 굳어진 지 오래. 올해 오디션, 동물, 외국인, 지식 등 다양한 소재의 예능이 등장했지만, 관찰예능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진 못했다.

올해 많은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시도되면서 예능국이 최고의 활기를 띠는가 싶었다. 그러나 9월 4일부터 MBC, KBS 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면서 이 여파로 하반기에는 결방의 연속, 역대 최장기간 칼바람이 불었다. MBC는 11월 14일 파업을 종료한 후 예능 재개를 하고 있지만, KBS는 새노조가 여전히 파업을 진행하면서 ‘해피투게더3’, ‘1박2일’ 등 주요 예능이 결방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SBS ‘동상이몽2’, SBS ‘미운 우리 새끼’, KBS2 ‘용띠클럽’, MBC ’나 혼자 산다‘




‘발로 뛰는 예능’은 언제든 어느 연령층에든 무난하게 사랑 받는 포맷이다. MBC ‘무한도전’, KBS2 ‘1박2일’이 하반기 장기 결방으로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상반기까지 ‘국민 예능’으로 무난하게 자리를 지켰다. 옛 멤버의 공백으로 한동안 위기설이 돌았던 ‘무한도전’은 최근 다시 방송을 시작하면서 예전의 ‘빅재미’를 되찾으려 고군분투 중이다. 해외 인기를 실감한 SBS ’런닝맨‘은 올 초 기존 멤버 교체 및 방출 논란을 겪은 후 다시 제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관찰예능은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꽉 잡으며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SBS가 가장 큰 혜택을 누렸는데,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은 추자현-우효광 부부가 큰 관심을 모으며 시청률 10%까지 치고 올라가 월요 심야 예능 1위에 눌러앉았다. ‘불타는 청춘’과 ‘자기야-백년손님’, ‘미운 우리 새끼’ 모두 기성세대에게 사랑 받으며 인기를 누렸다. 특히 ‘미운 우리 새끼’는 역대 최고 시청률 22.9%로 주말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정글의 법칙’은 족장 김병만의 부상으로 4개월간 공백기를 거쳤지만 최근 그의 복귀로 안정을 되찾았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살림하는 남자들’, ’용띠클럽‘은 유부남 연예인들의 진솔한 면모를 전했으며, MBC ’나 혼자 산다‘는 다양한 연예인들의 일상 공개로 8%대 시청률을 유지, 오랜 인기를 자랑했다.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 ’세모방 : 세상의 모든 방송‘, ’오지의 마법사‘는 론칭과 파업이 맞물려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tvN ’신혼일기‘는 구혜선-안재현 부부와 오상진-김소영 부부가 비교되면서 점차 하락세를 보였다. JTBC ’이방인‘은 추신수, 서민정이 실제 타향살이를 하며 겪은 외로움과 아픔을 전하며 새롭게 관심 받았다.

사진=JTBC ‘한끼줍쇼’, JTBC ‘효리네 민박’, tvN ‘윤식당’, tvN ‘강식당’


토크쇼는 점차 주춤한 형국이다. KBS2 ’안녕하세요‘는 자극적 화두로 비교적 화제성을 잡고 있지만 ’해피투게더3‘는 ‘조동아리’ 멤버 투입에도 시청자 반응이 저조해 위기설과 함께 몸살을 앓았다. MBC ’라디오스타‘ 역시 김생민 조롱 논란 등 종종 김구라의 말실수로 질타를 받았지만 파업으로 숨 고르기에 돌입할 수 있었고, 방송재개 이후 ‘라스’만의 독한 정체성으로 재미를 추구하고 있다. MBC 총파업 시기에 JTBC ‘한끼줍쇼’가 ‘라스’ 시청층을 끌어당겨 시청률 상승효과를 봤다. MC 이경규-강호동이 게스트와 거리, 일반인 집을 방문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신개념 토크방식으로 최고 6.8% 시청률을 기록했다.

각박한 사회에서 ‘힐링’을 추구하는 가치관이 커지자 올 상반기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가 트렌드로 떠올랐다. JTBC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의 제주도 라이프를 공개하며 ‘욜로 신드롬’의 정점을 찍었고, 최고 시청률 10%와 함께 시즌2가 확정됐다. ‘삼시세끼 바다목장편’으로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또 한 번 뭉쳐 최고 시청률 10%를 기록했고, 나영석PD의 새 프로젝트 tvN ’윤식당‘은 윤여정, 신구, 이서진, 정유미가 해외에서 작은 식당을 차리고 운영하는 로망을 실천해 시청률 14.1%의 인기를 얻었다.

이에 ’신서유기 외전-강식당‘까지 탄생, 강호동과 나영석PD의 찰떡궁합을 재확인시키며 최근 가장 핫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 KBS2 ’발레교습소 백조클럽‘ 역시 힐링예능을 지향했고, tvN ’짠내투어’는 김생민의 가성비甲 작은 사치로 즐기는 여행이 소소한 공감을 샀다.

사진=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KBS2 ‘더 유닛’, JTBC ‘믹스나인’


2017년을 대표할 키워드로 ‘프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Mnet ‘프로듀스 101’이 남자아이돌 버전의 시즌2를 내놓으면서 전 국민적으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달리 100% ‘국민 프로듀서’의 투표로 아이돌을 만듦으로써 ‘육성’의 재미로 이입케 했다. 그렇게 탄생한 워너원은 가요, 예능, CF 등 대중문화계 전반을 점령하며 데뷔와 동시에 역대급 팬덤을 형성했다. 101명 중 11명에 들지 못한 이들도 자체 데뷔하거나 프로젝트 그룹 JBJ, 레인즈로 뭉쳤다. ‘프로듀스 101’ 시즌2는 최고시청률 5.2%, 11주 연속 콘텐츠영향력지수 1위를 꿰찼다.

‘워너원 효과’를 보기 위한 예능국의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빴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보장 되는 워너원을 잡기 위해 제작진은 ‘섭외전쟁’을 벌였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불후의 명곡’, ‘안녕하세요’, tvN ‘SNL코리아’, JTBC ‘한끼줍쇼’, MBC ‘무한도전’, ‘오빠생각’, ‘이불 밖은 위험해’, SBS ‘마스터키’ 등 수많은 프로그램이 워너원 멤버들의 매력을 ‘저장’했다. 그 중 국민투표 1위인 강다니엘을 향한 섭외 요청이 가장 뜨거웠다.



‘프듀’의 무시무시한 열풍이 확인되자 ‘제2의 프듀’, ‘제2의 워너원’을 탄생시키기 위해 죽어가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부활했다. KBS2 ‘더 유닛’과 JTBC ‘믹스나인’이 10월 말부터 동시에 방송을 시작, 이미 데뷔했지만 조명 받지 못한 가수, 혹은 연습생들을 아이돌로 데뷔시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과정, 편집, 투표 방식에서 ‘프듀’와 유사성을 보임에도 아직은 그만한 파급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믹스나인’은 양현석의 막말 논란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그 밖의 음악, 경연 예능은 정체기였다.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SBS ‘판타스틱 듀오 2’는 초반만큼 화제를 끌어내지 못했고, MBC ‘복면가왕’마저 파업으로 장기 결방했다. 그나마 JTBC ’비긴어게인‘은 한국 가수 이소라, 유희열, 윤도현이 해외로 떠나 버스킹하는 콘셉트로 힐링을 선사, 시즌2가 제작 중이다.

사진=tvN ‘알쓸신잡’,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쿡방’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은 ‘요식업계의 큰 손’ 백종원이 푸드트럭 창업과 장사의 비결을 전수하며 최고 7%를 찍었지만, 최근엔 3%대로 하락했다. 여행과 먹방을 접목시킨 JTBC ’밤도깨비‘는 핫플레이스 소개는 물론 정형돈과 이수근, 박성광, 이홍기, 뉴이스트 김종현, 천정명의 친숙한 케미로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를 선사, 일요일 심야에서 오후 6시대 프라임타임으로 편성을 옮겼다.

‘반려족 1000만 시대’에 맞춰 동물예능도 증가했다. SBS ’TV동물농장‘은 평균 9%대 시청률을 지속 중이며, MBC ’하하랜드‘,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이 새롭게 론칭했다. 채널A ’개밥 주는 남자‘도 시즌2를 내놓았다. 이에 강형욱 동물조련사를 찾는 곳도 부쩍 늘어났다.

한류 영향력 증대와 2018년 평창 올림픽 개최, 외국인 관광객 1700만 시대를 맞아 올해는 ‘외국인 예능’이 급물살을 탔다. JTBC ’비정상회담‘은 시즌2를 확정했고,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첫 회 1.1% 시청률로 시작해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살아있는 반응’의 재미로 4%대까지 올랐다. SBS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는 박신양, 혜민스님, 박나래, 손연재가 해외 셀럽과 방을 바꿔 5일간 현지 문화를 경험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tvN ‘서울메이트’는 김숙, 장서희, 이기우가 직접 호스트로 나서 홈쉐어링을 하며 외국인들의 여행을 도왔다.

시청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재미있게 충족시켜주는 ‘지식 예능’은 어느덧 꾸준히 관심 받는 장르로 고착됐다.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는 전현무, 하석진, 김지석, 이장원, 타일러, 박경의 친밀한 케미 속에서 본격 두뇌 풀가동을 보여줬다. 나영석PD의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은 유시민 작가,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김영하 작가, 정재승 교수가 여행 중 각종 분야에서 지식을 대방출하면서 최고시청률 7.2%를 기록, 시즌 2까지 제작하면서 유현준 건축가, 장동선 뇌과학자를 새롭게 투입했다.

사진=KBS2 ‘김생민의 영수증’


김생민이 25년 만에 전성기를 맞고서 그를 메인으로 한 예능도 생겨났다. KBS2 ‘김생민의 영수증’은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의 코너에서 김생민이 ‘경제자문위원’으로 뜻하지 않게 큰 웃음을 터뜨린 후 TV로 진출한 이례적인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15분으로 압축해 8회짜리 파일럿으로 방송했지만,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정규편성까지 확정됐다. 연예계 대표 짠돌이 김생민이 일반인의 영수증을 분석해 재무상담과 소비전략 설계를 도와주면서 “스튜핏”, “그뤠잇”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다. 김생민을 필두로 ‘서민 경제 예능’, ‘가성비 예능’이 사랑 받으면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고, tvN ‘짠내투어’, MBC 파일럿 ‘전지적 참견 시점’이 새롭게 런칭했다.

KBS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당분간도 KBS 예능 전체 프로그램을 보기는 힘들겠지만, MBC의 정상화로 다수 프로그램이 활기를 되찾았다. 케이블, 종편에서도 예능에 힘을 쏟으면서 갈수록 다양한 시도가 나오고 있다. 예능이 사회현상을 적극 반영하는 만큼 2018년에도 어떤 프로가 탄생하고 유행을 선도할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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