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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실시간 산학협력 인프라 만들자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60>가상대학 프로젝트

학과·교수·학생 등 데이터화

시공간 초월 연구플랫폼 구축

대학, 미래산업 지식 산실로





4차 산업혁명 구현을 위한 산학협력이 안 되는 이유는 △대학과 산업체의 사업화 역량 역전 △대학 내 교수들의 산업 경험 부족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문제는 현재 대학에서 하루아침에 개선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 방향은 대학의 강점 분야를 산업체의 강점 분야와 결합할 수 있는 혁신적 산학협력의 대안 모색이 돼야 한다.

우선 대학의 강점을 보자. 대학은 산업체가 가지지 못한 다양한 학과의 전문화된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은 미비한 학제 간 융합 역량을 갖추게 되면 대학의 지식 경쟁력은 한 차원 다른 진화를 하게 될 것이다. 이를 가상 대학(virtual university)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현실의 대학에는 개별 단과대학이 있고 그 안에 학과, 연구실과 교수, 학생들이 존재한다. 이들을 데이터화해 가상의 대학을 현실의 대학과 1대1로 대응시키는 가상 대학을 만들려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모듈은 개별 연구실과 개별 학과목이다. 개별 연구실에 주요 연구 실적(정보), 주요 인력(사람), 주요 설비(공간)를 데이터화하면 현실과 1대1로 대응되는 가상 연구실을 만들 수 있다. 가상 연구실을 통해 현실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시공간을 초월한 학제 간 협력 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

개별 연구 논문들은 진행 과정에서 필요한 사람들과 선택적으로 원격 공유가 가능하고 인터넷 기반의 실시간 원격 회의로 소통을 촉진할 수 있다. 연구원 개개인의 전문 프로파일도 소셜네트워크로 공유하면 학내 전문가 네트워크가 구성될 것이고 이는 추후 학교 간 네트워크로 확대될 수 있다. 개별 연구실 단위로 구성된 연구실별 기본 모듈을 우선 구축해보자. 여기에 기존 연구실별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한편 학과목의 경우에도 매번 비슷한 내용을 반복해 강의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참고 문헌, 강의 내용, 토론 내용, 질문 내용, 홈워크 등이 여러 학년에 걸쳐 축적·공유되는 시스템을 구축해보자. 실제로 필자가 수년간 페이스북 공유로 대학 강의를 해본 결과 놀라운 반응이 있었다. 온라인 토론의 확산과 더불어 교수의 강의보다 더 많은 참고 자료를 학생들이 크라우드소싱으로 제공하면서 강의 참여도와 만족도는 극적으로 상승했다. 가상 교실을 통한 공유로 수동 학습(passive learning)이 능동 학습(active learning)으로 변화된 것이다.

개별적인 연구와 학과목이 가상화되면 다음은 이들을 연결하는 계층 플랫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과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대학을 플랫폼 구조로 변모시킬 수 있게 됐다. 즉 단과대학은 개별 학과의 플랫폼이고 개별 학과는 연구실의 플랫폼, 연구실은 개별 연구의 플랫폼이다. 그리고 이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은 대학 플랫폼이다. 산업인터넷 구조를 벤치마킹한 대학 계층 플랫폼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여기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권화 원칙에 따라 하부 구조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최말단 조직으로 이전하고 공통 부분을 플랫폼으로 모으는 것이 원칙이 돼야 한다. 구성원의 참여가 없는 혁신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상 대학화를 이룩하는 대학은 4차 산업혁명의 선도 대학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학 내 소통이 극적으로 향상될 뿐 아니라 대학 외부와의 소통도 강화되고 학제 간 융복합이 촉진될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과 산업이 두 명의 작은 연결로 협력하는 가상 연구실(virtual lab)의 구현이 가능하다. 한 명의 담당 교수가 기업이 직면한 복합적 문제를 풀기 위해 인문·사회·경제·과학기술의 전 분야에 걸친 가상 협력팀을 가상 대학을 통해 수시로 구성·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학은 산학협력의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산업에 가장 중요한 창조적 지식의 산실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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