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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비트코인과 바이오 주식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비트코인이 세계적인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루에도 가격이 50% 가까이 등락을 거듭하면서 거품이라는 의견과 앞으로 3~4배는 더 오를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왜 이런 논쟁이 생기는 것일까. 비트코인의 향후 가격 추이에 대한 논란은 2017년 하반기 한국 주식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바이오 주식의 강세와 비교해 생각해 볼 점이 많다.

어떤 재화가 싸다, 비싸다를 판단하려면 가격과 가치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우선 가격 문제를 살펴보자. 현재 거래되는 가격이 과거보다 높다면 전고점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 지난주 1만달러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이 이달에 1만5,000달러에 거래됐다면 가격이 전고점을 뚫고 거래된 것이다. 제약 바이오 주식들의 가격도 올해 하반기에 적은 주식 유통량에 비해 바이오 주식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일제히 전고점을 뚫고 거래됐다.

다음은 가치에 대한 판단이다. 현재 비트코인 하나의 가치가 얼마인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컨센서스는 없는 상태다. 즉 어떻게 비트코인의 가치를 평가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다만 추후 비트코인의 가치 평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컨센서스가 생길 것이라 믿는 쪽에서는 금융상품이라고 주장한다.



국내 바이오 대표주인 셀트리온(068270)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크레디트스위스 홀트의 밸류에이션 툴인 현금흐름 대비 수익률(CFROI)을 이용해 미래 현금흐름을 구한 다음 이를 다시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할인한 가치평가 모델을 적용한다면 현재 가격의 3분의1 정도의 가격이 적당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하지만 이들 회사가 2000년대 초반 바이오 시장의 르네상스를 가지고 왔던 셀젠이나 길리드 같은 성과를 낸다는 가정하에 다시 밸류에이션을 분석해보면 현재 주가보다 오히려 30~50% 더 높은 가치가 산출된다. 이렇게 바이오 주식은 향후 가치와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 투자자들의 견해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수긍할 만한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기준이 현재로서는 없다. 바이오 주식의 경우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는 가능하지만 예측치가 시장 참여자들끼리 다를 뿐이다. 이 점이 비트코인과 바이오 주식의 상승세에 있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자신이 투자하는 자산의 미래 가치에 대한 나의 예측치가 시장과 다를 때 투자 기회가 생긴다. 또한 나의 기대치가 시장보다 정확할 때 투자 수익이 생긴다.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치에 대한 정확한 측정기준이 마련된다면 기술 혁명에 근거한 투기판이라는 우려도 많이 사그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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