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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떡밥 정리한 라이언 존슨, ‘물갈이’ 옳았다

‘스타워즈’가 이번 편으로 방대한 시리즈를 매끈하게 정리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감독 라이언 존슨)가 ‘올바른 정리의 예’를 보여줬다. 1977년 ‘스타워즈 에피소드4’부터 시작해 40년간 쌓은 서사를 명료하게 정리하면서 최근 시리즈들의 허점을 다잡았다. 쇠퇴의 길을 걷나 싶던 ‘스타워즈’에 희망의 불씨를 심었다.

“조지 루카스가 아닌 스타워즈는 힘을 잃었다.” 최근 시리즈를 향한 기존 스타워즈 팬들의 탄식이었다. 바로 전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도 혹평을 피할 순 없었다. ‘스타트렉’으로 사랑 받은 J.J. 에이브럼스조차 살리기 힘든 게 ‘스타워즈’ 세계관이었다. 기술의 진보와 함께 비주얼은 발전했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 구조에 힘을 실어야 했다.

이러한 걱정을 라이언 존슨 감독이 해결했다. J.J. 에이브럼스가 이번에는 제작으로 참여, 시나리오 작가이자 감독인 라이언 존슨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처음으로 시리즈에 합류했다. 영화 ‘루퍼’, 미드 ‘브레이킹 배드’로 알려진 그가 ‘스타워즈’의 명맥을 어떻게 이을지 관건이었다.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답게 라이언 존슨은 앞선 시리즈의 핵심을 짚으면서 새로운 스토리를 잘 풀어나갔다. 최근 시리즈가 표면적 떡밥 뿌리기에만 급급했다면, 이번 ‘라스트 제다이’는 회수의 임무를 보기 좋게 수행했다. 물갈이는 성공적이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는 악의 세력 퍼스트 오더가 은하계를 장악한 시대, 비밀의 열쇠를 쥔 히로인 레이(데이지 리들리)를 필두로 핀(오스카 아이삭), 포(존 보예가) 등 새로운 세대가 중심이 돼 거대한 운명을 결정지을 빛과 어둠, 선과 악의 대결을 그린다.

‘자아 성찰’이 그간의 시리즈를 관통했던 것처럼, 이번 편에서도 레이는 ‘나의 입지’가 무엇인지를 찾아가며 스스로를 성찰해간다. 레이는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고민 한다.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 역시 선과 악의 기로에서 몇 번이나 흔들리고 괴로워하며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렌을 통해 레이의 부모에 대한 언급이 나오며, 정신으로 이어진 레이와 카일로 렌의 관계도 보인다.



캐릭터 내면의 고뇌를 표현하기 위해 감독은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는 데 주력했다. 전반적인 톤은 비교적 어둡지만 깊이는 더해졌다. ‘스타워즈’ 초창기에서 준 울림의 맥락이 보인다. 주변 캐릭터들도 개별 스토리를 친절하게 풀어내며 소모적으로만 그리지 않았다. 반란군 동지 포, 핀, 로즈(켈리 마리 트란)와 악의 축 스노크(앤디 서키스), 헉스 장군(도널 글리슨)도 매력적으로 전한다.

새로운 세대교체를 시작하면서 기존 세대들의 마지막 장식이 뜻깊게 다가온다. 초창기 ‘스타워즈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와 레아 공주(캐리 피셔)가 장렬하게 전쟁에 몸을 던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희망의 상징이었던 루크는 나이가 든 후 은둔하며 비관에 빠져 산다. 지난해 이맘 때 안타깝게 사망한 캐리 피셔의 생전 얼굴은 더욱 또렷하게 비춰진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그간 작품에서 스타일리시함을 자랑해온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장기를 드러냈다. 광활한 우주에서 역동적인 비행 전투 장면을 긴 시퀀스로 실감나게 보여줌은 물론, 광활한 풍광의 루크 은신처, 사무라이를 연상케 하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엘리트 프레토리안 가드 등이 새롭게 시각적 즐거움을 충족시킨다.

특히 루크 은신처에 사는 작은 생명체 포그는 바다오리와 부엉이, 아기 바다표범을 섞어 놓은 모습으로 깜찍한 매력을 발산하는데, ‘슈렉’의 장화신은 고양이처럼 커다란 눈망울에 ‘심쿵’을 유발한다. ‘스타워즈’를 상징하는 마스코트 R2-D2, C-3PO, 츄바카도 등장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다만 이번 C-3PO의 개그감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라이언 존슨 감독은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를 시작으로 향후 전개될 완전히 새로운 ‘스타워즈’ 3부작 연출을 맡았다. ‘라스트 제다이’가 비주얼, 스토리 모두에서 완성도를 갖춘 만큼 차기 3부작 또한 희망적일 것이라 예측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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