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카카오가 10억 달러 유치에 나선 이유는?

콘텐츠 성장세 확신.. 글로벌 카카오로 거듭나기 위한 복안

알음알음 투자해서는 실패사례 반복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듯

기술력 격차 줄이기 위해서라도 승부수 필요

임지훈 카카오 대표.




카카오가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배경에는 국내시장 만으로는 외연 확대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T’를 비롯해 ‘카카오헤어샵’과 같은 온라인투오프라인(O2O) 서비스 시장 진출로 매출을 늘려왔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큰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반면 최근 보이그룹 방탄소년단과 PC게임 배틀그라운드 열풍으로 한류 콘텐츠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점에서 콘텐츠 부문의 시장성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카카오 측은 10억 달러의 실탄을 바탕으로 해외 콘텐츠 시장 장악에 발 빠르게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내년 2월까지 해외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완료해 플랫폼 회사 인수 및 4차 산업관련 기술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눈에 띄는 점은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한 콘텐츠 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이다.

현재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한 해외 진출은 사실상 힘들다. 네이버의 ‘라인’과 페이스북의 ‘페이스북 메신저’가 관련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수년 전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카카오톡 선보이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애썼지만 실패하기도 했다.

반면 콘텐츠 부문에서는 확실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실제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월 간담회에서 “카카오톡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포털 다음도 구글이 이미 장악한 시장에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며 “지난 2016년부터 씨앗을 뿌리고 카카오가 진행해 왔던 사업들을 요약하자면 대한민국이 강한 것을 갖고 해외로 나가자이며 그게 게임, 이모티콘, 웹툰 등의 콘텐츠였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성공적인 해외 콘텐츠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업체 인수 등을 통한 빠른 시장 안착 정책이 중요하다. 라이엇게임즈, 수퍼셀 등의 게임사를 인수해 시총 5,000억 달러가 넘는 거대 ICT 공룡으로 성장한 텐센트가 이 같은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덩치를 키운 대표 사례다. 텐센트는 카카오를 비롯해 넷마블게임즈의 주요 주주로 과감한 투자전략으로 국내 ICT업계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카카오 또한 10억 달러의 실탄을 바탕으로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 한류 열풍이 거세고 성장세가 가파른 국가에 투자해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다음과 멜론 등의 인수로 관련 성공사례를 만든 만큼 이 같은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중심 회사로 거듭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카카오는 AI플랫폼 ‘카카오아이’의 사용자개발키트(SDK) 등을 개방해 AI 생태계를 장악한다는 방침이지만 해외에서는 아마존, 구글 등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침투가 쉽지 않다. 관련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카카오의 기술력에 대한 평가도 업계에서는 엇갈린다. 실제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카카오가 보유한 특허는 367건이며 이중 해외 특허는 40건으로 10% 남짓에 불과하다. 반면 카카오의 경쟁사로 꼽히는 네이버는 2,05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해외 특허가 706건으로 관련 비중이 34%에 달한다. 카카오로서는 기술력 보강에 힘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IC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국민메신저’로 불리고 있지만 ‘국내용에 불과하다’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라며 “알음알음 투자하는 방식으로는 해외 진출에 또다시 실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10억 달러 투자유치라는 승부수를 던진 듯하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