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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 '그들만의 회계장부' <하>교회 재정]"외부서 보면 각종 문제제기"..내부교인에 PPT로만 재정보고

■갈길 먼 교회 재정공개

다수 교회 "목회자 사례비 등 문제 삼아 인쇄물 보고 안해"

100주년기념·거룩한빛광성교회만 홈피·인쇄물로 재정공개

"상장기업 수준 회계처리로 공정한 시스템 만들어야" 지적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올해 초 실시한 ‘2017년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단 2명만이 개신교(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묻는 질문에도 개신교는 천주교(32.9%), 불교(22.1%)에 뒤진 3위(18.9%)에 그쳤다. 이 같은 개신교 불신의 가장 큰 이유로 우리 국민들은 불투명한 재정 사용(26.1%)을 꼽았다. 주목할 점은 ‘불투명한 재정 사용’을 한국 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 지적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0년 같은 조사에서 13.0%에 그쳤던 비율이 2013년 22.8%에 이어 올해는 26.1%로 1위로 올라섰다.

이처럼 한국 개신교의 불투명한 재정 사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지만 교회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기만 하다.

서울경제신문의 교회 재정 투명성 조사에 응답한 교회들 대부분은 재정결산서 대외공개가 어렵다고 답했다. 설문에 답한 14개 교회 중 100주년기념교회·거룩한빛광성교회 등 2개 교회만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 인쇄물 배포 등을 통해 공개했다. 오륜교회는 대외공개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교인이 아닌 외부인이 보면 해석이 다양할 것으로 예상돼 피한다”고 답했다. 할렐루야교회 관계자는 “2010년까지는 재정보고서를 인쇄물로 배포하고 수거하지 않았으나 목회자 사례비 등 문제 제기가 너무 많아 인쇄물로는 더 이상 재정보고를 안 하고 있다”며 “제직회에서 파워포인트로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교회는 영리단체가 아니다”라고 비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대신 대부분의 교회가 내부 교인들에게 파워포인트 스크린 화면으로 공개한다고 답했다. 명성교회·사랑의교회·할렐루야교회·오륜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호산나교회(부산)·만나교회 등이 포함된다. 파워포인트와 함께 인쇄물로 배포하는 교회는 삼일교회·동광교회·열린교회·제자교회 등이다. 울산교회는 인쇄물 배포 후 다시 수거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오경태 회계사는 “많은 한국 교회가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투명성은 자기 자신이 투명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제3자 또는 사회 일반 타인들이 투명한지를 확인하고 인정해야만 진정으로 투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윤 회계사 역시 “투명하다는 것은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정보를, 제약 없이 접근할 수 있을 때 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감사를 받는 교회는 거룩한빛광성교회·만나교회·열린교회·여의도순복음교회 등이다. 열린교회의 김남준 담임목사는 한 잡지에 기고한 글에서 “회계처리의 윤리적 수준을 상장기업 수준에 두고자 했다”며 “유사 규모의 기업과 견줘봐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정직성과 공정성이 확보된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외부감사 여부에 대해 “공인회계법인에 의뢰하며 2년에 1회씩 일반 회계감사 수준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퇴한 목사나 원로 목사에 대해서는 대부분 사택을 제공하고 생활비를 지급한다고 답했다. 만나교회는 교회 정관에 ‘은퇴한 담임목사에게 은퇴 직전 1년간 월평균 사례비의 70%를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명성교회 관계자는 “원로 목사에게 퇴직금 29억원을 전달했으나 교회에 반환했다”며 “주택 제공과 함께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재정투명성위원회 위원장인 조재호 목사는 “많은 교회가 공동체 내부에서는 교회 재정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그러나 교회 재정보고서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는 경우 교회의 투명성이 확보돼 교회 성장에 촉매제가 됐다는 경우도 실존하고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교회 재정의 투명도를 한국 사회에 알리고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한 교회의 준비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교회는 독립된 외부 회계감사기관이 감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탐사기획팀=안의식·강동효기자 miracl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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