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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를 잡는 ‘완벽주의’를 ‘자기자비’로 극복하라

신제구의 ‘리더십 레슨’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2월 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도 못하다. 리더의 완벽주의도 마찬가지다. 완벽주의가 지나치면 본인과 조직을 모두 힘들게 하는 뜻밖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리더가 완벽주의에 집착하게 되면 자신의 심신이 고달파질 뿐 아니라 부하직원들도 힘들어진다. 편집증적인 완벽주의는완 화할 필요가 있다.







완벽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다 잘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 특히 조직에서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리더에게 완벽주의는 피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성과도 내야 하고 존경과 인정도 받고 싶은 것이 리더의 운명이다.

누구나 완벽해지고 싶지만 아무나 완벽하기는 어렵다. 조직은 모든 리더가 완벽해지기를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요된 완벽주의는 정상적인 리더십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완벽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의식이 리더를 오히려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리더 본인의 고통은 물론이고 주변인들까지 희생시킨다.

완벽주의는 심리학 분야에서 주로 연구돼 왔다. 완벽주의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 완벽주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그럴까? 개인차는 있겠지만 완벽주의는 다양한 심리적 부담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볼 문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완벽주의의 유형은 세 가지다.

첫째는 ‘자기지향적 완벽주의’다. 자기지향적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남들에 비해 자신감이 높고 자아실현 욕구도 높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해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실패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 때문에 큰 심리적 부담을 겪어야 한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와 현실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괴로워하고 늘 자기방어적 자세를 취하게 되어 남들에게 자신의 약점을 들키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과 초조함에 자신을 가둔다. 자신에 대한 불만족과 후회, 그리고 좌절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니 행복할 리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증은 지속적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조건 열심히 하려는 과정에서 리더의 정신은 황폐해지기 쉽다.

둘째는 ‘타인지향적 완벽주의’다. 타인지향적 완벽주의가 강한 리더는 남이 노는 꼴을 못 본다. 종종 다른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거나 지원적 행위를 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감을 일방적으로 설정해두기 때문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의심이 많다. 의심이 많다 보니 많은 일을 본인이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린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더의 의심 때문에 주변인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의 실수와 실패에 관대하지 못하고 용서를 잘 못하는 경향이 있다. 늘 주변인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불안해하며 스스로의 편견에 빠지기도 한다. 매사에 지나칠 만큼 꼼꼼하게 간섭하고 잔소리도 많이 한다. 그러면 서로의 관계가 점차 소원해지기 쉽지만 리더의 의심은 멈추지 않고 리더 자신도 힘들어진다. 또한 유능한 부하직원을 경쟁자로 인식하여 그를 희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셋째는 ‘사회적 완벽주의’다. 자신에게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갖고 있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성향이다. 특히 조직이나 상사의 기대감에 완벽하게 부응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보니 그 기대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일단 괴로워한다. 오히려 기대하는 사람의 실제적인 기대감보다 본인 스스로가 더 높은 기대감으로 해석하여 지칠 때까지 그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려 애쓴다. 만약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스스로 큰 실망과 좌절을 하게 되어 심신 모두를 희생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때로는 조직과 상사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부당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완벽주의는 스스로 선택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조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강요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잘 적응하고 완벽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완벽주의의 정의에서 보듯이 완벽주의는 전혀 행복하지 않을 확률이 더 크다. 그러나 강요된 완벽주의를 게을리하면 조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강박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리더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리더의 완벽주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완화될 수는 없는 걸까? 어떤 측면에서 보면 완벽주의는 자신을 위해 선택한 행위 같지만, 궁극적으로 남 좋은 일만 하고 정작 자신을 희생시키는 행위이다.

물론 조직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해내고 부하직원들을 독려하고 동기부여도 하면서 조직과 상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지나친 완벽주의가 오히려 리더 본인과 부하직원, 그리고 조직과 상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깊게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어쩌면 리더의 완벽주의는 ‘소탐대실’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해보려는 완벽주의가 오히려 리더를 잡을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완벽주의를 피할 수 없다면 자신을 아끼고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병행해야 한다. 누구나 자신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자신은 자신의 소유물이란 이유로 더 함부로 자신을 대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을 혹사하고 원망하며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는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다 보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자기 스스로 부정적 완벽주의의 노예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조직의 특성상 강요된 완벽주의를 겪고 있는 리더라면, 또 이러한 완벽주의를 피할 수 없다면 완벽주의의 부정적 효과에 대비해야 한다. 가장 먼저 자신을 아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밥도 잘 챙겨 먹고 좋은 생각도 많이 하고 의도적인 휴식을 취하기도 해야 한다.

즉, 자신에 대한 자비(Compassion)에 익숙해져야 한다. 자기자비(Self-compassion)는 이기심과는 다른 개념이다. 자신을 고립시키는 이기심이 아니라 진실로 자신을 아낄 줄 아는 자신에 대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자비의 자세가 완벽주의에 희생된 리더를 치유해주는 좋은 ‘회복탄력성’이 될 수 있다.

완벽주의가 강한 리더의 종말은 어쩌면 자기파괴일지도 모른다. 한 번 파괴된 자신의 몸과 정신은 혼자만의 힘으로 회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주변에 멘토가 있거나 협력자를 구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완벽주의자는 고립되어 있고 혼자서 괴로워하며 내면에 쌓인 분노를 타인들에게 전가한다는 점만 봐도 자기자비 없는 완벽주의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 완벽주의는 지나칠 경우에 가장 먼저 자신을 망가뜨리고 주변인들을 힘들게 만들며 조직의 성과에도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의도가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게 피해를 주는 꼴이라면 리더가 현재 하고 있는 일과 행동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잘난 사람일수록 완벽주의가 강하다고 본다면 완벽주의는 더 위험한 단어가 된다. 만약 스스로 자기자비를 실행하기 어렵다면 믿을 만한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고, 이 또한 부담스럽다면 자신만의 정신적·신체적 여유를 배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강요된 완벽주의에 희생되지 않는 리더가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리더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리더는 한 조직을 이끌고 많은 직원과 그 가족까지 고려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이처럼 막중한 책임이 완벽주의를 강요하게 될 여지가 많기 때문에 리더는 완벽주의의 부정적인 효과를 예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자기를 아끼지 않는 리더가 누구를 지킬 수 있겠는가? 리더는 자신을 완벽주의로 방어하려는 의지보다 완벽주의를 완화시키고 보완할 수 있는 자기자비를 먼저 베풀어야 한다. 리더가 살아야 남도 살릴 수 있다.

험한 시절이다. 조직 환경은 불확실해지고 조직은 점점 가난해지고 있다. 직원은 까칠해졌고 리더는 불안하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고 어디든 마음 편히 쉴 곳이 없다. 어쩌면 리더의 완벽주의는 모두를 살리겠다는 처절한 책임감의 변질된 강한 정신력인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가슴 한쪽이 시리다. 그러나 잘 먹고 잘 살자는 의지가 모두를 못 먹고 못 살게 만든다면 완벽주의는 하나의 변명에 불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신제구 교수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주요 기업 등에서 리더십, 팀워크, 조직관리 등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교육컨설팅코칭학회 회장,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 한국인력개발학회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크레듀 HR연구소장, KB국민은행 연수원 HRD컨설팅 팀장,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글_신제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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