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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강철비’ 정우성, “정치적 발언 NO...사회에 필요한 외침 일뿐”

“체제의 충성심...얼마나 모래성 같은지”



액션 장인 정우성이 생존에 특화된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로 나섰다. ‘강청비’에서 정우성은 조국에 대한 신념으로 가득 찬 냉철한 요원은 물론 가족을 사랑하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다채로운 모습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14일 개봉한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다. 상영 내내 정우성-곽도원의 케미스트리에는 웃음이 터져나오고, 가족애와 부성애에서는 눈물을 훔친다. 여기에 대한민국 정세에 대한 긴장감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개봉 6일째 200만을 돌파한 것에 이어 연속 압도적 박스오피스 1위라는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배우 정우성 /사진=NEW 제공




정우성은 극 중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로 열연했다. 요원 엄철우가 인상적인 점은 책임감 넘치는 가장으로 등장한다는 점. 최근 삼청동에서 만난 정우성은 “엄철우라는 인간의 삶, 고단함, 책임감 이런 것들이 충실하게 그려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엄철우는 중년의 가장이다. 우리가 여태까지 봐왔던 북한 남자의 쓰임새와는 다른 차별적인 쓰임새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호감이 갔었던 것 같다. 또한 철우가 각성하는 과정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철우는 자기 몸을 돌볼 여지도 없이 그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얼마나 모래성 같은 것인지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한 가족의 삶에 더 치열하게 매달려 있는 사람이다. 실질적으로 북한의 경제체제나 정치의 견고함이 무너질 것 같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고 한다. 엄철우의 가족사를 통해 영화 속에선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핵전쟁’이라는 상상력을 동원했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늘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도가 크다. ‘분단국가’에 익숙해져 있어 우리가 ‘분단국가’란 사실 조차 자각 하지 않고 있던 국민들에겐 또 다른 충격 역시 던질 작품이다. 그렇기에 정우성은 “‘강철비’는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우리는 막연한 키워드로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늘 생각하는 대상도 아니고, 북한 뉴스 역시 희화화해서 보여지기도 한다. 저 역시도 북한과 우리가 평화통일이 되면 좋겠다. 그 정도 생각에 멈춰 있었던 것 같다. 깊이 들어가 생각해 보지 않은 사안이고 캐릭터였기에 이 시나리오가 신선했다. 특별하게 영화를 찍고 난 뒤 스스로가 변했다기 보다는 그 ‘다음’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영화 ‘강철비’ 스틸






작품 속에서 엄철우는 무거운 ‘북한 1호’를 낑낑대며 들쳐 업고 피신한다. ‘북한 1호’ 배우에게 개인적인 문신이 있어서 끊임없이 가려줘야 하는 고충도 있었다. 하지만 촬영 내내 정우성은 북한 엄철우의 심정이 되어갔다고 한다.

“북한요원에 맞는 철우의 체형을 위해 몸무게가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북한 1호’를 업고 다닐 때 무게감과 고단함이 철우에게 바로 느껴졌다. 결국 이런 고단함이 북한 사람들에게 작용하지 않을까란 생각과 함께. 너무나도 힘든 체제를 버티면서 밑에서 낑낑대고 하는 게 느껴졌다.”



데뷔 24년차의 베테랑 배우인 정우성이 매력 있는 점은 점점 더 깊어지는 연기력과 따듯한 마음 씀씀이, 소신있는 행보가 환상의 궁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전,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 ‘감사합니다’고 속으로 이야기한다고 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감사하면 다 행복한 것 같아요”라고 심플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제가 행복한 사람이라서 그렇냐고요? 아니요 행복하지 않은 부분도 있죠. 현재 노총각인 것도 있고 또 풀어야 할 인생의 숙제도 많아요. 제 삶의 태도입니다. 우린 다 아무것도 없이 맨 손으로 나왔잖아요. 주어지는 모든 것들이 얻은 거잖아요. 그래서 감사합니다.”

그는 꾸준히 사회활동에 참여하며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존중’이고, 최대 관심사는 ‘인간답게 사는 것’이다. 그렇기에 혼자만 행복 한 게 아닌 함께 행복해지는 걸 원한다고 했다.

‘더 킹’ 에 이어 정우성이 출연한 ‘강철비’ 역시 사회적 메시지가 큰 영화라고 바라보기도 한다. 이에 배우로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무모하리만치 그런 부담은 없었다’고 말하는 그는 “사회에 필요한 외침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화가 기획이 된 것이고, 그로 인해서 시나리오가 배우 앞에 온 것이다”고 소신을 전했다.

배우 정우성 /사진=NEW 제공


배우 정우성 /사진=NEW 제공


“작품을 썼던 작가이자 감독에겐 그런 부담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 없었어요. 그 영화가 나왔을 때 불이익이 생길거란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면 시나리오 작업을 하지 않았겠죠. 영화라는 작업을 하는 사람의 특성은 사회적 이상, 국민들의 숨 죽여 있는 갈망이 무엇인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사람이라고 봐요. 저 역시도 이 작품들을 정치적 이슈로 바라보기 보다는 우리 국민들이 당하고 있는 불합리한 체제, 비뚤어진 모습들을 영화화하면 재미있겠다란 생각으로 단순하게 접근을 했다.”

‘더 킹’의 과감한 무대 인사에 이어, 지난 5월엔 투표 독려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한 정우성은 당당하게 정치적 발언을 하는 배우로도 알려졌다. 다만 그는 “정치적 발언이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리를 낸 것이다”고 바라봤다.

“제가 한 행동들이 정치적 발언이다고 생각 하진 않아요. 우리 국민 대다수가 한 국민으로서 소리를 낸 것이니까요. 그걸 정치적 발언이다고 본다면, 우리 국민 모두가 정치적 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투표 독려 캠페인 참여는 어떤 소신이 있었다기 보다는, 내 젊은 날의 반성일 수 있어요. 그동안 투표를 너무 성실하게 안 했구나란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잘못된 정치를 용납하는 것, 그건 국민의 잘못이니까요. 끊임없이 국가에 관심을 가져야 올바른 권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불어 연결하자면, 올바른 권력은 국민의 관심을 수용할 줄 아는 권력 아닐까요.”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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