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 여는 수요일] 극명克明

-신현정作





이른 아침 한 떼의 참새들이 날아와서는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옮겨 날고

마당을 종종걸음치기도 하고

재잘재잘 하고 한 것이 방금 전이다

아 언제 날아들 갔나

눈 씻고 봐도 한 마리 없다

그저 참새들이 앉았다 날아간 이 가지 저 가지가 반짝이고

울타리가 반짝이고 쥐똥나무가 반짝이고 마당이 반짝이고



아 내가 언제부터 이런 극명克明을 즐기고 있었나.

어둠이 물러가고 먼동이 트면 가장 먼저 새들이 아침을 물고 창가로 온다. 새들이 아침을 노래하는 것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생각느니 보일러도 들어오지 않는 둥지에서 밤새 떨었던 새들이 가장 안온한 사람의 창가에 와서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 아닌가? 겨울 깊을수록 열매들이 줄어도 새들의 노랫소리는 명랑을 잃지 않는다. 새들이 아침을 전한 곳마다 모든 물상이 반짝인다.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구석구석 묵은 어둠들 속속들이 밝혀져 극명한 세상이 도래하기를.<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