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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싱크탱크 제언] 58년 개띠 그리고 무술년 한국경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1980년대 고도성장 주역서

2018년 혁신성장 파종자로

기성세대, 규제 혁파 앞장서

韓경제 재도약 원년 삼아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서울경제DB




‘58년 개띠’. 또 다른 표현으로는 베이비붐 세대. 오늘의 한국 경제에는 그들의 땀이 깊이 스며들어 있다. 이분들이 올해 환갑을 맞는다. 지난 1980년대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약 10%에 달했다. 당시 그들의 나이는 경제의 심장에 해당하는 20대와 30대. 이들은 우리 산업기반을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만든 산업화의 역군이었다. 또 고도성장의 상징과도 같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한강의 기적에 방점을 찍은 주축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60갑자를 돌아 다시 개띠 해인 무술년(戊戌年) 아침이 밝았다. 베이비붐 세대가 한창 경제호황기를 이끌던 시대와는 경제와 사회의 상황이 판이해졌다. 삶의 질은 높아졌고 정치·사회적으로도 다양한 방면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경제는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한창때 10%대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은 경제의 덩치가 커지면서 2~3%대의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2000년대 초반 이후 우리 성장률은 세계 성장률을 하회하고 있다. 국가별 합계출산율을 살펴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1.26으로 최하위(2015년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장기적으로도 잠재성장률은 계속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58년 개띠’가 고도성장의 상징이었다면, 어쩌면 올해의 개띠는 저성장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

어렵사리 올린 산업경쟁력도 정점을 찍고 떨어지는 느낌이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 줄줄이 퇴출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2010년에는 8개 기업이 시가총액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7년에는 3개로 급감했다. 또 세계경제포럼(WEF) 발표에 따르면 2007년 11위까지 올라갔던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계속 후퇴해 4년째 26위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규제 등 제도는 137개국 중 58위, 노동시장 효율성은 73위 등을 기록하며 중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주변의 청년실업률도 심각한 상황이다. 취업자 증가폭이 연속 30만명을 밑도는 등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연도별 추이를 살펴봐도 심각하다. 2000년 8.1%였던 청년실업률이 해마다 꾸준히 상승해 2016년에는 9.8%를 기록했다.

주변에서는 “이 정도면 성장은 충분하다”는 의견도 들린다. 하지만 지표가 말해주듯 낮은 성장률과 떨어져만 가는 경쟁력의 피해는 우리 젊은 세대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가 청년들에게 구직수당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아프다고 어루만지기만 한다면 후일의 역사는 비겁한 선배들이었다고 지적할지도 모른다. 기성세대가 주축이 돼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결국 경쟁력을, 또 경제의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게 정도(正道)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의 주축인 기업이 맘껏 뛰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첫 관문일 것이다. 정부가 ‘혁신성장’을 기치로 내건 만큼 규제 역시 혁신의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야 한다. 최근 중국 택배 시장에서 드론이나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는 규제 등으로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산업 등이 미래 부가가치의 보고라고 인식은 하지만 개인정보규제 등으로 진척이 더디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혁신의 출발점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규제를 과감하게 푸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 늘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되는 ‘강성노조’ 이미지도 불식시켜야 한다. 노동시장만 바로 서도 경쟁력이 올라갈 뿐 아니라 투자나 일자리도 늘 테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황금’ 개띠의 해라는 무술년. 부디 기업과 경제가 혁신을 통해 다시 도약하는 원년이 되기를 손 모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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